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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내가 신혼여행가서 '만화방'에 간 사연!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 제주도로 신혼여행간 외국인의 사연!

먼저 첫날밤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의글을 읽고 와주세요!

그렇게 뜨거운 신혼 첫날밤(?)은 비행기 타고 이동하고 차 운전하고 길찾고...피곤해서 곯아떨어지니 둘째날이 다가 왔다.
아침에 일어나 통유리로된 창밖을 보니 섭지코지의 시원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드넓은 초원과 바다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워있는 유채꽃밭 때문이 아니라 시원스럽게 비가 한바탕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먼저 짐을 쌌다. 오늘은 서귀포에가서 하루 머물기 예정이기 때문이다. 짐을 차에다 싣고서 아침뷔페에 내려갔다. 숨어있던 사람들이 죄다 밥을 먹으러 왔는지 쬐금 붐비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었다. 간단하게 아침은 커피한잔과 밥 한그릇 삶은 달걀 2개 큰접시 두번을 왔다갔다 하면서 해치우고 나니 어찌된 영문인지 다시 졸립다.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도 아직 비는 그치지 않고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로비에서 서성거리며 모형 섭지코지를 보면서 최단거리 섭지코지를 가로지르기로 했다.
조금씩 비는 흩날렸지만 바람 돌 여자(?) 많은 제주도를 만끽하기엔 안성맞춤(?)로맨틱 신혼여행이라고 생각하며
밖에서 봤을때보다 바람이 훨씬 거칠게 불어댄다.
신혼여행 기분을 조금 내봤다. 보이는 유채꽃밭에 들어가 꽃밭 설정샷도 하나 찍어주고 ....ㅋㅋㅋ
내가 그동안 상상했던 신혼여행의 모습....
음...달콤하고 .......살살 녹는 마시멜로하고 바나나킥의 반반씩 섞인맛...

비록 날씨가 조금 추워서 콧물 뚝,....흘려가면서...
제주도 여행 ...고고고...

섭지코지에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영상통화도 한번 해봤다....
"ㅋㅋㅋ 잘 보여 누나? 나 여기 제주도야!ㅋㅋㅋ "
"응....지금 시간이 몇신데 ...전화질이야"
"허거덕....ㅋ 나중에 할게 ..."
올인하우스도 보고 안도타다오가 설계했다는 건물도 지나가고 말 구경도 하고 해녀 동상앞에서 사진도 한방 남겨줬다.
오늘은 서귀포시에서 하루를 머물예정이었고 제주도 곳곳에 숨어있는 조그만 박물관등을 둘러볼 예정이었다.
"뭐하고 싶니?"
"음.......글쎄......맛싸지?"
"글쎄 ...나도 한국에서는 맛사지를 안해봐서 ..우선 찾아보자구"

지나가다가 월드컵 경기장이 있길래 들어가려다
"어어.....서방님 저기 이마트닷....."
그렇게 아침부터 이마트 관광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트래시가 깜짝놀라게 큰  랍스터도 보고 호주갈때 사서 들어갈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없는 트래시를 내비두고 혼자서 서적코너를 뒤적이고 있었다.
한국에 오랜만에 들어오면 가장 하고 싶은것들은 바로 책 읽는거다. 못본새에 새책도 많이 나와있고 ...영어책으로는 채우지 못하는 어떤 ....'시원한 맛' 이 느껴지기 때문에 ...한국책을 읽으면 가려운곳을 긁을때 피가 나는 기분이다. 치명적이지만 시원한 그런맛!
인터넷으로 맛사지 샵을 찾아 제주시로 갔다. 비성수기이기도 하고 대낮이기도 해서 맛사지 샵은 텅비어 있었다.
"서방님도 할래?"
"아니 난 할게 있어서 ....."
"뭐...또 책읽는거 "
"ㅋㅋㅋ 무거운책 호주에 가져갈순 없잖아 다 읽고 가버려야쥐"
"허걱....서방님 나 호떡..."

며칠전 부터 호떡을 찾는데 날씨가 많이 풀려서 파는 곳을 찾을수가 없었다. 더구나 제주도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따뜻하다는....
몇군데에 물어보니 고개를 절래절래 ....제일 가능성이 높은 고등학생들도 호떡집이 없다고 하니 믿을수 밖에 ...
아래층에 서점에 들러서 몇권의 책을 샀다.
트래시를 기다리면서 몇권의 잡지와 몇권의 책으로 시간을 떼우니 제주 보리떡을 입에 물고서 베시시 웃는다.
"떡 별로 안 좋아 하더니 ..."
"응 근데 이건 맛있는데 ..."

생각보다 트래시는 한국음식에 거부반응이 적은 편이었다.
오히려 호주에서 음식에 그렇게 까다롭더니 ....

벛꽃을 찾아 보기로 했다. 과연 있을까?
몇군데 알려준 곳에 차를 몰아봤지만 몽우리가 아직 열리기엔 바람이 너무 차가웠던 모양인지 굳게 입을 다물었다.
트래시는 벛꽃하고 사진 찍으려고 웨딩드레스도 가져왔는데 .......
이렇게 된거 호떡을 찾기로 했다. 아무리 3월말이라지만 ..
때늦은 호떡집 하나는 있겠지 하는 희망으로 ...
'트래시 니 남편만 믿어 제주도 샅샅이 뒤져 끝까지 가서라도 호떡을 찾아 줄테니' 하는 각오로 ....
제주도에서 드라이브는 나쁘지 않았다. 경찰한테 한번 걸린것 빼고는....
"웨애앵.....웨애앵...."
"ㅋㅋㅋㅋ 서방님 경찰 붙었어....ㅋㅋㅋㅋ "
"흐아악......."

경찰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에도 옆에 앉은 트래시는 혼자 어찌나 웃어대든지 ...옆에서 훈계하는 경찰 민망할 정도였다.
"ㅋㅋㅋ 서방님 한국에서도 운전이 거칠어.....한국운전은 더 낫대매 ...순 뻥이었네 ㅋㅋ"
거짓말이 순식간에 들통나는 순간....된장...발가벗겨진 느낌이다....
호떡찾아 삼만리?
서귀포시에 있는 칼호텔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바로 시내로 나갔다.
프론트에다 물어본결과 호떡집이 시장에 하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장 달려갔다.
시장에는 아니나 다를까 호떡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으니....
"사장님 요 호떡 먹을라고 제주도를 가로 질러버렸다고요!'
"ㅋㅋㅋ 날씨가 따뜻해서 호떡 파는데가 많이 없어...."
"사장님 호떡 맛나게 만드는 비결은"
"비법은 말이쥐 바로 발효하는거지 .."

그렇게 호떡에 관한 비결까지 물어봐가며 호떡을 즐기고 있던 청카바.잠시 트래시랑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걷다가 주차장 앞에서 발견한 만화방......만화방........만화방....
순간 얼어버렸다.
"서방님 왜그래?"
"아니야....트래시 뭐 하고 싶은거 없어 마사지 받을래?"
"아니 글쎄 아까 했는데 .......발 마사지 할까?"
"그래 발마사지해....한 두어시간 할래?"
"왜 그래? 서방님...'

그렇게 주변에 마사지 샾을 찾아서 트래시는 발마사지를 받으러 들어가고 난...부리나케 만화방으로 들어갔다.
아 ! 피를 따뜻하게 해주고 기혈이 뚫리며 기분이 상쾌해지며 콧구멍이 벌렁거리자 담배냄새 가득한 폐에서 조차  아드레날린이 마구 마구 샘솟는 이 눅눅한 만화책냄새....
마치 몇십년전부터 내가 올것을 안것인양 만화방 주인은 내게 미소를 지으며 재털이를 내밀었다.
만화방에 온것은 정확하게 2년만이었다.
이제서야 내가 한국에 온것임을 실감하고 기뻐하게 된것이다.
그리고 열혈강호를 찾았다. 열혈강호는 정말이지 잊을만 하면 한권씩 나오는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 놈인데 ....2년동안 안봤음에도 불구하고 몇권밖에 더 나오질 않았다. 안본 열혈강호를 몇권 들고 있는 기분이란....어디까지 읽었는지도 기억이 나질않아 몇권 더 빌려서 읽었고 ....그동안 나태해진 나의 삶에 청량제같은 역할을 해준 괴짜가족도 몇권봐주고....그렇게 순식간에 1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트래시는 아마도 시장통 롯데리아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기다리고 있겠지....
5분만더 5분만더 하다가 결국은...20분 늦어버렸다.
만화방 아줌마도 황당했을거다. 만화책을 그렇게 집중해서 서둘러 보는 사람은 처음봤을테니까...
롯데리아에 가니 트래시가 이미 아이스크림 하나를 뚝딱해서 먹고 있었다.
"서방님 이거 봐봐 이거 나 혼자 시킨거야?ㅋㅋㅋ"
"뭘 니가 한국말로 한것도 아닌데 ....저기 알바가 니 영어를 알아먹은거지!"
"ㅋㅋㅋ 근데 어디 다녀왔어?"
"아냐 ...그냥 책좀 읽었어"

내가 왜 만화방에 트래시를 안데리고 갔냐고?
트래시는 담배를 피우는 것도 .....담배냄새가 머무는 공간 자체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에 오기 몇달전에 담배를 끊었지만....한국에 와서는 가끔 피우고 있었다.
담배를 안 피우면서 무슨맛으로 커피를 마시며 만화책을 본단 말인가! 그것은 만화책 보다 기혈이 막혀 주화입마에 .....쿨럭...어쨌든 만화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물론 신혼여행에서 만화방을 가는것도 예의가 아니기에 .....트래시에게는 말할수 없었을뿐!

   주화입마를 입을뻔한 청카바가 정기를 회복한 한라산 이야기를 원하는자 손가락 추천을 누르라!

남사스럽지만 제주도로 신혼여행가서 유채꽃밭에서 뽀뽀하는 사진 한장 없으면 안되는거잖아요!
섭지코지 산책하다가 돌탑쌓는 트래시양!무슨 소원을 빌었냐고 하니까....
"당연히 비밀이지!"

안도타다오가 설계한 건물이 보이네요 ..고 앞에서 재롱피우는 우리 마눌님!
이마트를 그냥 지나가는건 트래시에게 예의가 아니죠? 여기서도 접시며 젓가락 구경하느라 정신없었다는...목록 작성해서 산본 이마트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구입했다는...

드디어 찾은 호떡을 파는 서귀포시 시장이네요...트래시에겐 이 시장이 무척 신선했던 모양인지 한참을 구경하고서 500원짜리 발목양말을 한 40켤레 샀나봐요.....ㅋㅋㅋ 그걸로 신혼여행 선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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