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신혼여행에서 한라산을 등정한 '외국인 여인네'의 사연!

제주도를 세번째 방문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라산을 올라가지 않은것은 .....고등학교 2학년때 한라산 소주를 진탕마시고 완도로 들어가는 배에서 5시간 내내 오바이트를 해서가 절대 아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편하게 늘어지다 가야지라는 게으른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뿐.....
그런데 희한하게도 신혼여행을 가서 한라산이 왜 가고 싶어졌는지는 정말 모를일이다.
아마도 트래시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수도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했을까?
사실 한국인중에도 한라산 올라가본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는가.....
자...이글 읽고 있는 사람중에 한라산 안올라가본 사람은 맨 밑으로 스크롤을 내려서 손가락 추천을 하고 다시 올라오시고...ㅋㅋㅋ

제주도 1.2편 신혼여행기를 안 읽으신 분들은 먼저 ....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 제주도로 신혼여행간 외국인의 사연!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 내가 신혼여행가서 '만화방'에 간 사연!
읽으시면 도움이 되겠죠?

어쨌든 다이빙을 하러 제주도에 자주 오시는 큰매형에게 전화를 하니 ....
"@$#@%$$^%^&^&*&(*)(*(*^%%#$#%%^**(()*&^$# 가면 몇시간쯤 걸려!"
"아뇨 매형 그냥 제일 짧은 코스로 하나 알려줘요"
"응 성판악 내비찍고 가봐"

그렇게 제일 짧은 코스로 해서 가게되었다.
거듭 말하지만 제주도에서의 드라이브는 정말 색다른 기분을 맛보게 해주었다.
바다면 바다 내륙이면 내륙.....천가지의 얼굴을 가진 매력적인 섬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
비록 수학여행을 이곳으로 온지 십몇년밖에 안지났지만....신혼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수학여행때는 꽤 많았었는데 .....고삐리였던 그때 멋도 모르고 휘파람을 불면서 "너무 예뻐요"하고 도망가곤 했었는데 ...그때는 남편있는 여자한테 그런 말을 하면 남편이 쫓아와서 우리를 잡아 팰것같았기에...
어쨌든 성판악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했다. 한치앞도 안보일정도로 ....비상등을 켜고 굼뱅이 속도로 기어 올라가니 ...
"서방님 분위기 무척 로맨틱한데 ....신혼여행오면 여기 다 올라가는거야?"
"ㅋㅋㅋ 그래 아마도 그럴걸?...그나저나 너무 많이 올라가는데 ..이거 차로 정상까지 가는거 아냐?"
"ㅋㅋㅋ 그나저나 한라산은 몇 미터야?"
"1954미터..."
"흐거거걱..."

우리 앞에 가는 차도 없고 뒤에 따라오는 차도 없다. 정말 단촐한 산행이 되는가 싶었다.
드디어 성판악에 도착 해서 차를 주차하자마자 신발끈을 고쳐맸다.
남자다운 면을 이때 보여주지 언제 보여주겠나 싶어서 ....앞서 포스팅한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에서 마눌님 앞에서 쓰러질뻔한 기억 때문에 .....ㅋㅋㅋㅋ
나도 처음가보는 한라산이었지만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들은 이미 너무나도 잘되어 있어서 정말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길도 잘 정비되어 있었고 ...시냇물 졸졸 흘르는 초입에서는....
길이 점점 가파라지기 시작했다. 두껍게 입었던 잠바도 벗어제끼고 ....
"헉 헉...헉....트래시 천천히 가..."
"ㅋㅋㅋㅋ ......"

위에서 기다리는 트래시와 앉아 한라산의 정기를 받으며 산 아래 경치를 보고 있노라니.....우리의 행복했던 결혼식과 신나는 제주도 여행을 곱씹으며.....가  아니라......안개가 너무 짙게 껴서 도저히 밑을 볼수가 없었다...
'날을 잘못 잡았군'이런 생각을 했는데 ...
"서방님 안개가 막 움직이니까....되게 신기한(?)느낌이야! 마치 비행기 타고 하늘에 떠있는듯한..." 한라산의 한가지 모습이 아닌 천가지 모습에서 또 다른 하나의 매력을 발견했음이다.
어쨌든 올라온김에 정상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발길을 제촉했다.
먼저 올라갔다가 내려오시는 분들이 인사를 건낸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리고 트래시를 보더니 ...
"하이"
"하이"

너무 자연스러운것이다.
"허거덕 ...서방님 한국사람이 나보고 먼저 인사했어...'
"허거덕 ...나도 놀라긴 했다만..."

원래 산에서는 서로 인사를 하면서 안부도 묻고 하는게 자연스럽다고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 내려가시던 중년 신사분의 "하이" 는 참 ....한국스럽지 않았지만.참..기분좋은 인사였다. 제주도가 글로벌 관광지라더니....
한참을 오르다 보니 땀도 식고 안개도 바람에 날려 조금씩 산 밑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날씨가 좋은 날 왔더라면 정말 '천하 절경' 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며 ...
한참을 올라가니 평지가 눈에 보인다. ...정상까지는 루트가 패쇄되어서 못올라가고 윗새오름산채가 있는 곳까지만 올라가기로 했다.
그곳에 가니 이미 ....또.....고등학생들이 ....
남자 고등학생들이었는데 ...어찌나 말이 많던지....그네들 수다를 듣고 있으니 나의 고등학교때가 생각이 나 저절로 웃음이 났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그때....
여러명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수다를 떠는 친구에게가서...
"ㅎㅎㅎ 오이 ...친구 ..우리 사진좀 찍어줄래요?"
"ㅎㅎㅎ 그럼요 ...자 저기 포즈잡고 ..."
"이렇게 ...?"
"좀 자연스럽게 ..."

주변에 신기하게 웃는 고삐리 친구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자니 ...참...다행히 '너무 이뻐요' 라고 말하고 도망가는 귀여운 친구는 없었다. 해도 되는데 ...ㅋㅋㅋ
그렇게 윗새오름 1700고지를 밟고서 하산의 길을 밟았다.
내려가는 길은 한결 수월했다. 안개들도 바람에 날려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도 볼만했고 ....
"서방님 ...나 오줌 마려운데 ..."
"ㅋㅋㅋ 조오기.......나무뒤에가서 ..."
"으이구....서방님."
"알았어 ...빨리가자고 ....."

서둘러서 하산을 하니 어느덧 오후가 되어버렸다.
내려와서 가게에 들러 따땃한 음료수 한잔을 마시며 산행후의 개운함을 만끽했다.
"서방님 여기가 한국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그렇지....백두산은 북한에 있으니까!"
"오예....식구들한테 자랑해야쥐..."

ㅋㅋㅋ 트래시는 신이 나있다. 호주에는 산이 많이 없어서 이런 기회는 정말 흔치 않았을 테니까...
어쨌든 한라산을 올라갔다와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우리에게 신선한 경험이었고 한라산의 긍정적인 정기를 가득 받은것 같은 그런 신혼여행의 산행이었다.

제주도 신혼 여행후기(횟집에서)

제주도에 가서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횟집은 제주시에서 바다로 나가서 먹었는데 ...딱히 그 친구도 횟집을 몰라 눈에 보이는 횟집에 들어갔다.
그렇게 회를 시키고 밥을 먹는데 ...
"서방님 이거 얼마 짜리야?"
"응 니는 생선 안먹어서 우리둘 해서 10만원"
"우와...근데 이렇게 푸짐해?"
"오이 ...이거 밑반찬(스키다시)인데 ..."
그렇게 본 회가 나오고 전복이며 나오기 시작했다.
"서방님 그럼 또 10만원 내는 거야 ?'
"아니 다 포함된거라니까"

운전을 해야되어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술도 제대로 한잔 못해서 여간 서운한게 아니었다.
그렇게 매운탕 먹을꺼냐고 물어보셔서 ...
"아우...배 불러서 못먹겠어요 .."
"서방님 뭐래 ..또 뭐 나온데 ?"
"응...근데 주지 말라고 했어"
"우와...도대체 10만원에 끝이 없네 ..끝이 없어 "

아주머니는 외국인 여인네 한국음식에 실망하실까봐 많이도 내주셨다. 전복구이는 서비스로 덤으로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생선과 조개를 안먹는 트래시.....
"흐미 ...그러믄 뭐 먹는데요?"
"뭐 전이나 김밥 이런거는 먹으니까 괜찮아요?"
"흐미 ...저 좋은 것들을 놔두고 ..."

나도 안타깝다....저 좋은것들을 놔두고 ......덕분에 다 내꺼다.

벚꽃을 찾으러 가는길 도깨비 도로에서 ..
벚꽃을 찾으러 가는길...
운전을 하다가 퍼뜩 도깨비 도로가 생각이 났다.
차를 세우고 내비에 찍어보니 3키로밖에 안 떨어져있어 가기로 했다.
"도깨비 도로라고 제주도 명물이 있지"
"에이 속임수겠지..."
"진짜라니까..."

그렇게 도착한 도깨비 도로에서 내가 물도 뿌려보고 차 기어도 빼보고  물통도 굴려줬다.
허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에이 서방님 사기잖아 ....."
"에이 봐봐 진짜 느껴진다니까"

재미있게 해주려고 했더니 ....별로 반응이 없어서 서울로 돌아가기전에 현무암 몇개 주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뒤에서 손가락 만한 이쁜 돌들을 줍고 있으니 뒤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통을 굴리고 있는 트래시 .....웃음이 피식 났다.
벚꽃은 조금 봤다. 제주시 가로수로 심어져 있던 왕벚꽃들중 성질 급한 놈들만 몇개 꽃잎을 틔우고 있었다.
아마 2주만 늦게 왔어도 정말 만개했을텐데 ...아니 꽃샘추위만 안왔어도 ....아쉬웠지만.....기회중에 최고의 기회라는 다음기회에 ....아차 현무암은 공항 검색대에서 걸려 뺐겼다.....ㅋㅋㅋ 돌을 가져가는 행위는 제주도 자연을 해치는 행위라는것을 거기서 안 무식한 청카바...허나 얼굴도 이쁘고 마음씨도 착한 아가씨는 내게 돌 하나를 손에 쥐어주며 "모르고 그러셨다니 요거 하나는 기념으로 드리는 거예요"
ㅋㅋㅋㅋ 제주도 아가씨의 후한 인심이 나를 저절로 미소짓게 만들었다.
"서방님 뭐해 ? 왜 저 여자 보고 웃고 있어?"
"응? 아냐? 가자 신혼여행 끝났다"


한라산 초입에서 '이까짓꺼 쯤이야'라는 표정의 마눌님....
올라가면서 잠바 지퍼를 내리고 나중에는 잠바까지 벗어제치더라는....ㅋㅋㅋ

드디어 윗세오름에 오르는 기염을 ....ㅋㅋㅋ 정상까지 올라가버리려 했으나...길이 없더라구요.시간도 늦고 해서 ....다음기회에(?)
요사진은 제가 얼짱 각도를 알려주고 몇번 실패한 끝에 찍은 사진...ㅋㅋㅋ
공항에 가는길에 만난 전농노거리(?) 벛꽃이 피었는데 ...며칠 날씨만 좋으면 흐드러지게 피울수 있었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항으로 갑니다.
도깨비도로는 도깨비 도로인듯 자동으로 맞추고 찍은 사진인데 ..초점이 ...ㅋㅋㅋ
한라산 이야기 재미있으셨세여? 손꾸락....꾸욱...ㅋㅋㅋ 좋은하루 하세요!

내용이 재미있으셨거나 제주도가 갑자기 가고 싶으신 분들은 손가락 추천 잊지 마시구요!
                                  (로그인도 필요없으니...)
              청카바의 블로그를 구독하시면 더욱 쉽게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구독 방법은 우측 상단 혹은 하단의 뷰구독 +버튼 을 누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