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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볼리비아에서 "무당" 과의 신선한 만남!


대학생때 충남 공주에서 유교-불교-도교 축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부리나케 내려갔다.
난 어렸을때 '무당 칼타는 것' 을 무진장 보고 싶어 했다.
그런 무진장 한것을 볼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결국 봤다. ...'역시 도를 닦는 사람들은 다르구나' 하고 감탄했다.

볼리비아 라파즈에 간 이유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페루로 가기 위한 관문이었을 뿐이다.
친구들의 추천을 받고 괜찮은 호스텔에 짐을 풀고 시내에 나가 커피 한잔을 하다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곳에 가고 싶어졌다.
라파즈는 대구처럼 분지 지형이다. 가운데 폭하고 들어간 곳에 시내가 위치해 있었기에 주변 높은 동네로 가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을 터였다.
택시비를 물어보니 .....'비싸단다' 그래서 패스하고 로컬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버스는 한참 굉음을 내지르더니 속도가 붙었는지 미친듯이 올라간다.
앞에 앉은 기사는 내게 ....내리라는 손짓을 하며 알수 없는 스페인어를  속사포로 내뱉는다.
그라시아스(고맙다)라는 말을 연발하며 아무것도 모른채 눈만 꿈뻑거리며 내렸다.
막상 내려보니 고속도로 한복판에다가 차들이 씽씽 달리는 4차선이다.
우선 상행선을 가로 질러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 바짝 붙었다. 차는 무지막지하게도 속도를 낸다.
길잃은 오리새끼마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갇혔다가 맘 착한 아저씨가 속도를 조금 줄여줘서 얼른 하행선도 마저 건넜다.
생각대로 도시가 한눈에 보였다. 장관이다. 이렇게 다닥다닥 언덕에 집을 짓고 살다니 ...
여기야 말로 로얄층이 아닌가!

사진을 몇장 찍었다.멀리 6000미터가 넘는 다는 고봉에는 만년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눈이 하얗게 덮여있다.

그러다 내 눈에 들어온 두명의 남녀 ....초로가 넘었을까?
먼가 하는지 연기도 보인다.
그냥 주저없이 다가가 '올라(안녕하세요)하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긴 대화....난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다.
요리를 하는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듯하다....뭔가 연기는 나는데 솥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대뜸 내게 코카잎(고산 증세에 탁월한 효능및 인디오들의 전통 차로 마시기도 하고 주로 껌처럼 씹는다)을 권한다.
조금 씹다가 뱉어내자 내게 식초 뚜껑처럼 생긴걸 내민다. 안에는 술이 들어 있다. 그냥 약간 입만 댔다. 속이 후끈 거린다. 언젠가 중국에서 마신 공업용 알콜 맛이 난다.

알고 보니 그들은 부부사이가 아니었다.
남자는 손님이고 여자는 무당이었다.
그들은 어떤 신성한 의식중이었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웃으면서 상관없다는 듯이 하던일을 멈추지 않는다.
주문은 계속되었다. 그 주문에 카메라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것으로 봐서 나를 신경쓰긴 하는 모양이다. 의식을 치루기에는 장소가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은곳이고 주변에 최고봉 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의식이 한템포 느려졌다. 그러더니 ..나를 보고 '돈을 내라' 는 표시로 손을 벌린다.
내가 웃으면서 ..."학생인데 ...깍아달라" 했더니 알았다는 표시로 ...웃는다.
여자의 앞이에는 금으로 별 모양이 새겨져 있다.
한번 웃어달라고 하니 수줍은듯 입을 가린다.

그리고 다시 의식은 다시 시작 되었다.
스페인어를 못알아 먹어 다 이해할 길이 없었으나 중간에 내 뒤로 돌을 던져 ...귀신이 저기에 있다고 한 모양이다.
아저씨도 연방 그곳을 쳐다본다. 물론 나도 봤지만 아무것도 볼수 없었다.(당연한 건가?)
그렇게 의식은 끝이났다. 절을 하고 몇가지 액체들을 아저씨의 손등에 쏟아붙고 ...
엉덩이를 털고 인사를 하자.....나에게 악수를 청한다.
"고맙습니다. 사진찍게 해주셔서..." 라고 말하니 ...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주머니를 뒤져서 남은 동전을 드렸다.
"학생이라서...."

차들은 신나게 내려가고 있었다.
내리막이라서 차비는 절반이 되었다.
일리가 있다. 오르막은 기름을 더 쓸것이 아닌가!
가끔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외국에서는 비 정상적인 것이 된다.

오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곳에도 ..한국에도 ...인도에도....신을 믿는 사람은 많다.
허나.....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보이는 것을 믿어야 하는가 ..아니면 ...안 보이는것을 믿어야 하는가!신은 ....어디엔가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어디든 무엇이든 어떻게든 말이다.
멀리서 봤을때 연기가 피어올라 요리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다가갔습니다.
그 연기는 바로 저 화로에서 나는 것인데 ....먼가 가루를 끼얹으면 신비한 연기가 납니다.
이 높은 장소는 저 아주머니에게 뭔가 특별한 장소 인듯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있어 보이는 장소 입니다. 한눈에 보이는 도시와 맞은편의 6000미터가 넘는 고봉 ...
연기가 피어오르고 ..주문을 외웁니다. 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조아리고 있습니다.
식초병처럼 생긴걸 꺼내 아저씨 손에 뿌립니다. 술도 있었고 ..나머지는 뭔가 특별한 액체인것 같습니다.
한번 웃어달라고 하자 수줍게 웃습니다. 앞이에 금으로 치장이 되어 있었는데 ...미소가 상당히 온화하십니다. 사진을 보여드리자 수줍어 하십니다.
스페인어가 잘 되었다면 전에 본 한국 무당의 칼타는 무용담을 아주 실감나게 전해 드릴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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