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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호주인 아내가 외계인 처럼 보일때.

나도 왕년에는 와인좀 마시는 로맨티스트(?) 였다라고 말하면 왕년의 내가 민망해진다. 
아니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신의 물방울' 두번 정독했다.
커피도 좀 갈아봤다. 150원짜리 자판기 커피보다는 커피를 갈아 내려마시는 그런 있는 폼재는 그럼 놈이었다. 사람은 쉽게 변한다. 아니 적응한다.
더이상 와인 마셔댈일이 없다. 괜찮은 바에 가서도 그냥 아무거나 시킨다. 물론 와인을 시킬때도 대충 동네와인을 시킨다.
다행인것은 와인산지로 유명한 동네인 에들레이드에서 살고 있기에 동네 와인이 기가 막히게 입에 착착 붙는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정성 담긴(?) 블로깅 하면서 안어울리는 와인하고 커피 타령이냐고?
외계인 같은 아내 트레시에 관해 적기 위해서다.
커피도 와인도 차도 안 마시는 아내...

사귀기 전까지는 아내가 와인을 안마시는 걸 채 몰랐다. 
함께 바에가거나 식당에서도 대부분 칵테일을 마셨고 난 맥주나 럼을 마셨기 때문이다.
그래 술은 종류가 아주 아주 많으니 굳이 와인을 안마신다고 해서 이상한점이나 불리한 점은 하나도 없다. 개인의 취향이니까.
아마도 나의 선입견 때문이겠지 처가 식구들중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큰 처형과 작은 처형뿐이다.
장모님은 아예 술을 입에 대시지도 않는다. 난 외국인들은 죄다 와인만 마셔대는 줄 알았다. 우리가 밥먹을때 물 마시는 것처럼 ...아차....프랑스인들은 실제로 와인을 그렇게들 마셔댄다.
난 가끔 와인을 마시는데 와이너리에 식사를 하러 가거나 가족들 모임이 있을때 뿐이다. 여튼 아내는 와인은 입에도 안댄다. 촌스럽다고 해야 할찌 특이하다고 해야할지....
게다가 커피도 안마신다. 살다살다 커피 안마시는 호주인은 처음 봤다.
그럼 차 마실래? 하고 물으면 안 마신단다. 그럼 뭘 마시냐고?
아내는 물하고 애플쥬스만 마신다. 그것도 반반 섞어서 ....100프로 과일쥬스는 너무 독하단다.
카페에 가면 진기한 풍경이 펼쳐진다. 난 블랙커피를 마시고 아내는 맹물을 마신다.. 지가 옹달샘 찾아온 담비도 아니고 ...참 특이하다. 참고로 다른 처가식구들은 모두 커피를 좋아한다. 

양육의 방식...


올해 1월에 태어난 아들 녀석 ...첫 아이...첫 아이라는 설레임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
그러다 보니 양육의 방식이 참 다르다. 물론 산후 조리는 하늘과 땅차이다. 
'에이 그래도 사람인데...' 나도 처음엔 그리 생각을 했는데 '참 사람이 이렇게 다르구나' 라고 바뀌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뭐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고 문화마다 다르겠지만 이곳 사람들 참 재미있다. 우리집에서 옷이 가장 많은 사람은 단연코 아들이다. 이제 100일밖에 안된 녀석의 옷장에는 형형색색 사이즈별로 옷이 미어터지기 일보직전이다. 
그 옷가격만 해도 어마어마해서 차 한대도 살수 있는 가격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계산해 보면 정말 차 한대 살수 있을 거다. 대부분의 옷들은 선물을 받았다. 가족에게서 친구들에게서 ....
아들녀석은 아내의 희망과는 반대로 아주 무럭무럭 '빅 보이' 로 자랄 모양이다. 벌써 8.5키로가 되었다.(4개월) 아내는 아들이 영원히 조그만 달팽이처럼 꼬물댔으면 하는 모양이다. 
요즘 들어 아내는 자주 쇼핑을 한다. 이베이...(인터넷 쇼핑) 하루에 한번씩 소포가 도착한다. 대부분 한보따리에 10불 5불...되는 가격이다. 중고 어린이 옷이다. 게다가 벼룩시장은 빠짐없이 다 들린다. 어린이용 물건 전문 벼룩시장도 있는데 각 주마다 꼭 들른다. 처음에 그런 아내의 모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냥 새옷으로 사주면 안되니? 첫 아이잖아!"
정말 무지한 아빠같은 질문이다. 
그리고 함께 아내랑 쇼핑을 갔다. 백화점도 가고 쇼핑몰도 가고 ...나 거기서 두눈 뒤집어 질뻔했다. 손바닥 만한 아이 점퍼가 내 가죽 점퍼 ..혹은 청카바 보다 비싼게 수두룩 하다. 기껏 입어봐야 한달 아닌가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나는데 ....
그래서 요즘은 아주 열심히 아내 쇼핑을 돕는다. 가끔 직접 찾아도 가야하는데 한번은 1불(1000원)을 주면서 아이옷을 가지고 오란다. 차로 20분 운전해서 1불 주고 옷 한보따리 가지고 온적도 있다. 대부분 이런 옷들은 가격표조차 떼지 않고 넘겨진다.
확실히 '엄마' 는 대단하다. 아빠들이 절대 못하는 혹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아주 쉽게들 잘도 한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군인 아줌마?

병장시절 누군가 자전거를 주워 왔는지 병사 옆에 고물 자전거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 말년이기도 했고 모험심(?) 강한 내가 그 자전거를 그냥 내비둘리 없었다. 아차 ..군인은 자전거를 타면 안된다는건 알고 있었다. 품위가 떨어진다나 어쩐다나. (자전거는 중대 선임하사가 누군가에게 받아서 가져온거였다.)병사에서 피엑스까지 거리가 400미터 정도 되는 내리막이었는데 후배 하나를 태우고 내려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오르막오를때 누군가가 끌고 와야하니까!
한참 신나게 내려가고 있는데 위병소에서 우렁찬 경례소리가 들린다. 허거덕....대대장님이다.
그날 ....나와 후배는 무진장 혼이 났다. 말년때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하는데 ....
어쨋든 자전거와 군대에 관한 추억이다.
군인인 아내는 출퇴근을 한다. 직업군인이니까! 미혼들은 부대내에서 상주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군인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 집은 부대와 7키로정도 떨어져 있다. 왕복으로는 15키로 정도다.
아침 6시반에 출근을 한다. 차를 타면 7시에 나가도 되는데 ....
하루는 아침 7시에 초인종을 아주 다급하게 눌러댄다.
문을 여니 아내가 숨을 헉헉거리며 씩하고 웃는다.
"뭔일이니?"
"빵구났어..."

전화를 하려고 하니 배터리가 나갔단다. 아내는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데 배터리 자주 충전하면 생명이 줄어든다고 믿고 있어서 배터리가 바닥에 가지 않는한 충전을 하지 않는다. 그날이 바로 배터리가 바닥이었던 날이었다.
얼른 차에 태워 출근을 시켜줬다.
"그러게 ..차 타고 다니라니까..."
"ㅎㅎㅎ 알았으니까. 빵꾸 떼워놔..."

참 어지간히 한다.  

이상한 아줌마의 세계....ㅋㅋㅋ 결혼하기 전이네요...

결혼하고 아들 녀석 나오기 2주전에 이렇게 캠핑가서 놀았습니다. 참 큰일날뻔 했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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