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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외국인은 죄다 '편식왕'!

오늘 에들레이드 날씨가 아주 험악했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대고 장대비는 45도 호두알 만한 굵기로 지붕 싸대기를 날려댔다. 
날씨가 으스스해졌다. 잠바를 꺼내 입으려고 옷장을 보니 잠바가 없다. 
청카바? 털이 없잖아~~!
겨울이 오나보다. 한국은 이제 여름이 오겠지? 
아 한국 5월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헤벌쭉~~~~
내 상상속에 배추 흰나비가 날라다니는것 같다. 

추우면 양말을 신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주를 생각할때 아주 더운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뭐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이다.

먼저 호주 북쪽은 동남아 날씨다. 아주 아주 덥다. 게다가 습하기까지 하면서 ...하이고(한숨) ..땀이 줄줄 샌다? 라는 말이 무슨말인지 알게 된다. 게다가 날씨는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고속도로 상행선은 비가 오는데 하행선은 해가 쨍쨍한 경우까지 봤다. 고속도로 중앙선을 따라서 말이다. 고속도로 중앙선이 도로 하나 만한 넓이에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그에 반해 남쪽은? 유명한 도시들 시드니...멜번....에들레이드 ...퍼스...호바트...캔버라...여기서 깜짝 문제 하나 나간다. 호주의 수도는? (정답은 손가락 누르면 댓글쓰는 칸에 누군가 적어놨을 겁니다. ㅋㅋㅋ)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름은 건조한 햇볕이 쨍쨍한 날씨다. 물론 한국과는 정반대의 계절이다. 여름엔 겨울 겨울엔 여름 ...그래서 시간도 정반대일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겨우 2시간 정도 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에들레이드하곤 30분차이다.
그에 반해 호주의 겨울은 상당히 춥다. 살이 에일정도로 춥다고 까지 할수는 없지만 바람이 불면 그 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내 몸이 적응이 해서 그런거 아니냐고? 호주가 춥다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 보니 일리가 없는것은 아니다. 군대 있을때 영하 10도에서 근무를 한적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캔버라 빅토리아주 그리고 타즈매니아에는 눈이 온다. 올해는 5월초에 시드니지역에 눈이 와서 난리가 났다. 눈사람 만들고 스키타는 사람들이 뉴스에 나와서 신나했다)
호주인들은 너무 춥게 산다. 집에 난방이 안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난방이 된다 하더라도 중앙난방식이다. 그 전기세는 어쩌라고!(전에 자취할때 내 친구 열풍기 틀어놓고 살다가 전기세 70만원 넘게 나온적이 있다) ...그래서 마트에 가면 많이 파는 것들이 소파위에서 몸을 덮을수 있는 담요라든가 조그만 열풍기를 싼가격에 파는 모습을 흔히들 본다. 이건 캐나다인 뉴질랜드인도 마찬가지다. 
"어우 ...엄마 어제 추웠지? 정말 춥더라구..."
"이불 두꺼운거 덮었어?"
"그럼요 장모님 양모 담요에다가 두꺼운 이불까지 덮었는데요"
"양말은?"
"???"
"안신었는데.."
"양말 안신고 자는데 추운게 당연하지!!!"

이건 실제로 장모님이 에들레이드에 놀러 오셨을때 나눴던 대화내용이다. 
온돌만한게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한국의 겨울이 춥기는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춥긴 하지만 너무 덥게 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한 겨울에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거실에 빤스만 입고 다니는 경우도 많잖아?
 춥게 살면 감기가 안걸린다는데 그래서인지 아들녀석 아직까지 감기 올 소식은 없다.
역시 지금 난 양말을 신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이글을 쓰고 있고 ...


아무거나는 통하지 않아!

일요일 아침 혹은 토요일 아침 둘중에 하나는 외식을 하는 편이다. 
가까운 맥도날드를 가던지 카페를 가던지 한다. 맥도날드에 가는 이유는 신문을 팔기 때문이고(다윈) 카페는 진한 커피를 마시면서 아침햇살을 볼따구에 만끽하고 싶기 때문이다. 
난 주문을 할때면 언제나...'먹었던거' 혹은 '싼거'를 먹는다.(아침부터 거금을 투자할 여유있는 녀석이 아니다.) 가끔 봐도 도통 모르는 메뉴에서 곤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그리 썩 메뉴를 잘 골랐던 편은 아닌거 같다. 
'어...그냥 아무거나..'
이말처럼 외국에서 안 통하는 것도 없다. 
일본에서도 ...호주에서도 ....캐나다에서도...
연애 초창기 아내는 이런 나의 근성없는 '메뉴 설정' 에 매우 당혹스러워 하곤했다. 
"그래서 ..뭐를 먹겠다고 ..?"
"뭐 그냥 ...너 먹는거 .."
"채식주의자 샐러드?"
"아니 고기 넣고 버무린거 아무거나"
"???"

나에게 음식이란 이렇게 별거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에서 맥도날드에 들어가는 이유는 '햄버거'를 먹으러 간거지...'빅맥 이나 치즈버거'를 먹으러 간게 아닌 것이다. 근데 외국인들은 양파가 빠진 빅맥을 먹으러 간다.(한국에서 아내는 롯데리아에서도 고기패티를 빼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고기빠진 햄버거가 나왔을때 아내의 '성취감'에 가득찬 얼굴이란...) 
처음엔 이게 많이 당황스럽고 답답하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손쉽게 고른다. 물론 카페에 가기전에 10분정도 뭘 먹을까 고민을 해야하지만.....여튼 먹고 살기 참 힘들다. 
 

편식왕!

"밥을 한톨도 남기지 말고 싹 다 먹어야 써"
어려서부터 아부지에게 밥상앞에서 듣던 말씀이다. 참 많이도 들었다. 
"니가 가을에 떨어진 나락 이삭을 주서 봐야지 ...." 도 많이 하셨던 말씀이기도 하다. 아마 농사를 지으시는 입장이라서 그러셨을 거다. 
어렸을때는 누구나 다들 반찬투정을 해본 기억이 있겠지? 나도 그랬다. 달걀 후라이 하나 해달라고...조기 식은거 말고 데펴진거 먹고 싶다고 ....미역국에 소고기 대신 바지락 들어갔다고 ...(지금은 바지락이나 굴 들어간걸 훨씬 좋아한다)
이랬던 내가 .....크면서 '없어서 ..못먹지..' 라고 변한건 아마 고등학생쯤 되고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군대에서 짬밥도 큰역할을 한것 같고 ..암튼 난 아무거나 잘 먹었다. 물론 지금도 ...
대부분 그렇지 않은가? 양이 적고 많음이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한국인들은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다 잘먹는다. 

어릴때 못먹던 회는 어때?
지금은 '없어서 못먹지'


어릴때 쳐다도 안보던 육회나 산낙지는?
'없어서 못먹지'


크면서 자연스럽게 먹게 되지 않았던가? 아니 못 먹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보지 않던가?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자라게 되는걸 강요받고 자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난 내가 아무거나 잘 먹는것이 지금도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당연한거 아니냐고?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이게 당연한게 아닌 모양이다. 
어릴때 누구나 싫어하는 음식이 있고 좋아하는 음식이 있게 마련인데 ...한국 같으면...어르고 달래서 당근도 먹이고 오이도 먹이고 채소를 먹어야 키가 큰다고 ..힘이 세진다고 구라를 친다. 힘이  세질려면 고기(단백질)을 먹고 역기를 들어야 한다.
외국도 어린아이에게 골고루 먹으라고는 한다. 근데 크면서 점점 자기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들이 나뉘는 모양이다. 
한번은 와이프 친구와 남자친구랑 밥을 먹는데 완두콩을 죄다 골라내는 아일랜드 녀석을 만났다. 
"완두콩 싫어하나봐?"
"(멋쩍은듯) 으 응...."
"나 어릴때 콩빼고 먹다가 아부지한테 숟가락으로 머리 맞은적도 있는데 .."

가볍게 웃고 말았지만 외국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이런 상황이 많이 연출이 된다. 뭐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꼭 먹을게 많은데 꼭 완두콩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강낭콩 먹으면 되잖아!
아내 트래시가 싫어하는 음식을 손에 꼽으라면 ....50 손가락도 모자르다. 
근데 다들 건강하고 키도 큰거 보니까...꼭 골고루 먹을 필요는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먹고 싶은거만 먹어도 될것 같기도 하고 ..조금 불편은 하겠지만...어쨌든 외국 사람들을 보면 편식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 난 '영양왕'이고 ...
농사를 지으시는 (양 목장) 장인어르신은 ...당근을 안 드신다. 
"장인어른 골고루 드셔야..."
"응? 당근? 맛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12

사진이 안올라가서 슬라이드로 올립니다. (화살표를 누르시면 사진이 이동합니다.)
장인어른께서 한국여행하면서 통감자 들고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감자를 무척 편애하십니다. ㅋㅋㅋ
온돌방에서 하룻밤 잘 기회가 있었네요...진짜 아궁이 온돌입니다. 자고 일어난 아내가 "자다가 요리 될뻔했어!!!"
피자 사진은 절반은 '베지테리언' 절반은 '미트러버' 입니다. 타즈메니아 자전거 여행하면서 시켰는데 주문 받은 사람도 당황하더군요!!!뭐 세상엔 이렇게 살아가는 부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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