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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해발 1000미터 고지를 자전거를 타고 등반한 로맨틱한 크리스마스(타즈매니아 자전거여행)


Day 7 12 25 2009년 금요일  날씨 맑음

고우리파크----------털라 

매운 바람소리를 들으며 우리 양순이를 꼬옥 껴안고 이브를 보내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텐트를 안펴서 짐을 바로 자전거에 싣고 양치를 하고 높이 솟은 태양에 기지게를 켰다.

아침은 여느때처럼 간단히 밀크쉐이크로 마셨다.

메리크리스마스 양순

메리크리스마스 서방님

원래 목표였던 마운트 크래들을 지나 털라까지 갈예정이었다. 84키로 정도의 긴여정이 될것이었다. 해발 천미터 고지도 지나가야 할 것이었기에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안될 하루였다.

날씨는 상쾌하고 바람은 싱그럽고 더욱이 크리스마스 아침이었다.

뒤따라오는 양순이의 자전거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속도를 조금 늦춰서 들으니 노래소리가 들린다.

징글벨 징글벨…….

자전거 종소리와 궁합이 딱 맞는 노래다.

나도 함께 부르면서 우리는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즐거워했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꽤 높은 산까지 올라왔음을 옆으로 보이는 절벽을 보고서 알수 있었다.

내리막이었다. 신나게 내려왔다. 내리막의 경사는 짜릿하고 오줌이 마려울 정도로 오금저리는 서늘함이 느껴졌다. 손가락이 시려울 정도였다.

이러다 해발 0미터에서 천미터까지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왔고 산 밑에는 꽤 큰 강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아직 밑으로 내려가는 강물이 있음은 해발 0미터보다는 높음을 의미했지만 어쨌든 기대이상으로 내려온것만은 틀림없어 보였다.

클락션을 울리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차에게 손을 흔들며 잠시 초코바를 먹으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잠시의 휴식뒤에 안장에 앉을 필요도 없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만 했다
.

오늘 지나는 크래들 마운틴은 타즈매니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이었다.

지금까지 지나온 언덕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가파를 것이고 기나긴 등정이 될것이었다.

내려오는 차도 올라오는 차도 깜짝깜짝 놀라고 있었다

마치 신기한 동물이라도 구경하는 것처럼 웃는 사람도 있었고 멍하니 입을 벌리고 놀라는 사람도 있었고 클락션을 울리며 시끄럽게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있어다.

몇번을 더 쉬고 산을 올랐지만 끝이 안보일 정도의 오르막은 계속 되고 있었다.

가파른 경사를 지나고도 완만한 경사길은 계속 되고 있었다. 분명 천미터를 넘어야만 오늘 하루를 접을수 있을 것이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츄에이션인가 크리스마스에 천미터 고지를 자전거로 통과한다는 것이...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시원한 내리막을 한 100여개쯤 지나서야 우리는 크래이들 마운틴 입구에 도착할수 있었다.

갈래?

“……”

그냥 털라까지 가자

그러자

크래이들 마운틴은 보통 길에서 10여키로 들어가 있어서 그곳까지 갔다가 다시 10키로를 돌아 나와야했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우리는 털라를 향해서 자전거를 밟았다.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그날 햇볕이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유난히 고슴도치가 곳곳이 보였다.
고양이 사줘

밖에서 키울거면 사라

고슴도치라도 가져갈까

밖에서 키울거면

어찌나 그놈들의 걸음걸이가 귀여운지 꼬옥 안아주고 싶었지만 가시 때문에 패스하고서 잠시 나뭇가지를 들고 놀아주다가 흥미를 잃고서 자전거로 돌아갔다.

드넓은 고산지대 평온이 펼쳐지고 있었다.

고목이 되어 나뭇잎들이 모두 떨어지고 덩그러니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어찌보면 신비한 모습의 풍경이었다.

이거 풍경 죽이는데..

이나무 광산 때문에 다 고사 한거라구

어쨌든 풍경은 굉장히 신비하다구

저 멀리 지평선까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있었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대고 체력은 점점 고갈되어 가고 햇볕은 따가운 크리스마스였다.

그리고 기다랗고 높다란 오르막길에서 우리는 자전거 벨을 울리며 징글벨을 합창했다.

뒤에서 올라오던 차들도 저속기어로 숨가쁘게 올라가는 중이었다.

뒤따라오던 버스는 멈춰서 창문을 열었다

저기 언덕위까지 태워줄까

아니오 괜찮아요 사양할께요

메리크리스마스

메피크리스마스

타즈매니아 여행을 하면서 들은 수많은 호의중 가장 유혹적인 호의였지만 과감히 사양을 했다. 버스는 저속기어이 굉음을 울리며 우리를 지나간다.

버스안의 승객들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준다.

멀어져 가는 버스와 같은 방향으로 한걸음 한걸음을 앞서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오른 정상에는 크래이들 마운틴 930미터라는 팻말을 만났다

지금까지 오른 최고의 높이의 산이었다.


이제부터 털라까지는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내리막을 향해 있었다
.

어쨌든 우리는 오늘 할일중 가장 힘든 고지를 점령하고 그위치에서 초코바를 하나 먹고 사진을 한방 찍었다.

시원하게 내리막을 손이 시려울정도로 신나게 내려왔다. 서서히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있었다.

지루한 얕은 오르막을 허벅지가 터지들이 패달을 굴리고 있는데 차 한대가 선다.

오이 많이 왔네

누구시더라?

아하 고우리 파크 캐라반 파크 주인 내외였다
.


아침에 오는걸 봤는데 벌써 여기까지 왔네요

하하하 열심히 패달을 굴려댔죠 오늘은 특별한 크리스마스니까요

어쨌든 메리크리스마스에요

털라까지 가는건가요

거의 내리막이에요 그곳까지 여기부터 한서너개 오르막을 넘으면 다 내리막이에요

고마워요 메리크리스마스 하고 해피뉴이어해요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온방향으로 운전을 해서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다
.


하아 다행이다

머가?

언덕이라고 내려서 자전거 끌고가다가 만났으면 폼안났을거 아냐?

하하하하 너 이제까지 여행하면서 폼 생각하면서 여행한거야?

어쨌든 반가운 소식이라구 거의 내리막이라잖아

오예 지금부터는 오르막길 내려서 자전거 끌고 가도 된다구

ㅎㅎㅎㅎ

몇번의 오르막을 거치고 우리는 털라에 도착했다.

거의 내리막이었던 털라까지는 몇마리의 캥거루와 고슴도치를 보면서 지나갔다.

털라는 거대한 호수 마을 이었다.

마을이라고 해도 몇십가구가 채 돼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더구나 크리스마스라서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이었다.

문을 연 조그만 주유소에 들러 물과 콜라를 하나씩 사서 마셨다.

어때?난 이 호수가 맘에 들었어 엄청큰데

음 나쁘진 않아

내일 아침 물안개가 기가 막힐 거라구

우선 캐라반 파크를 찾아서 고고싱

캐라반 파크 간판을 쫓아서 털라 빌리지쪽으로 들어가니 모든가게 문은 이미 닫힌상태이다.

한군데 연 여관은 크리스마스 디너준비로 한창 바빠 보였다.

여기 캐라반파크야 ?

아닌데요 여기 모텔이구요

얼마하루에?

개인당 30불이구요

저기 보이는 저녁은요

오늘은 두당 60불 스페샹 디너

어쨌든 캐라반 파크는 어디?

난 여기 온지 2주밖에 안되서 잘몰라 여기서 머물거에얘?

노 땡큐

캐라반 파크는 없었지만 캠핑장소는 그 레스토랑 바로 옆편이었다.

돈에 눈이 멀고만 모텔 메니저는 우리에게 모텔방을 팔기위해 크리스마스에 거짓말을 일삼는 여자였다.

난 서슴없이 저주를 퍼부었다.

내 이런 #$%$#&^%&^%&*^&*(&(*&&%$%#%^*&**

메리크리스마스잖아 서방님 우리 저기 보이는 호수에서 저녁으로 빵 먹어요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 빵은 맛있었을까 아님 낭만적이었을까?

둘다 아니었다. 찬바람에 콧물 훔치며 먹은빵은 무슨맛인지도 모르게 구겨넣고 텐트를 쳤다.

굉장히 긴하루였다.

거의 이틀분량을 오늘 하루만에 끝냈다.

계획보다 또 하루가 줄어들었다.

내일부터는 정말로 여유있게 자전거를 타도 될것이었다.

몸은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호바트가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는 것이다. 동해안을 지나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서해바다를 향하는 것이다.

공중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손과발을 간단히 씻고 잠이들었다.

새벽은 아마 무지하게 추울것이었다.

몇번의 경험으로 알게된 사실은 물가옆에서 캠핑을 하면 새벽에 추워서 깬다는 것이었다.

트래시를 더욱더 껴안고 잘수밖에 .....

타먹는 게토레이...우선 가루라 가벼워서 좋았으나..칼로리가..허거덕 높다는!
바늘두더지로 불리는 이치드나...짜식들 다리 짧아도 귀여운 동물은 니들뿐이다.
굽이굽이 도로들..나무들이 많이 고사한 이곳의 풍경은 묘한 분위기가 풍겼다.
정상에서 물한잔 마시고 있는 트래시....에고 헉헉
햇살은 뜨거웠으나 강에서 불어닥치는 강바람에 콧물이...
"콧물묻은 빵을 먹지 않은자 자전거 여행을 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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