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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외국인들이 이해못하는 한국인의 '밥사랑'

내가 호주인 와이프랑 결혼을 하게 되었을때 친구들에게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은....
"뭐 먹고 사냐? 빵? 햄버거?"
나의 대답은 건성이었다.
"걍! 아무거나 먹고 살어!"
하지만 전화를 걸때마다 우리엄마의 질문만은 건성으로 대답할수가 없었다.
칠순이 다가오는 노인네인데다 '먹고사는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기 때문이었다.
"밥도 먹고 빵도먹고 이것저것 잘먹고 사니까 걱정하지 말으셔!"
그럼 못믿겠다는 눈치로 한마디 더하신다.
"오메 외국사람도 밥을 먹어야?"
밥도 먹는 외국사람.....
나도 그랬다.
한국사람이 삼시세끼 밥을 먹는 것처럼 외국사람도 삼시세끼 '빵' 을 먹을줄 알았다.
그.런.데......
밥도 잘먹드라. 심지어 자주먹기까지 하더라...
와이프는 가끔 우유에 밥도 말아먹으신다. 라이스커스타드라는 이름으로 ...
우리 장인어르신은 '밥' 을 별로 안좋아하신다. 대신 감자를 훨씬 즐겨드신다.
내 와이프는 입맛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다. 우리누나가 한 잡곡밥을 보고서 한마디 한다.
"콩이 왜 밥에 들어있는거야! 콩싫어하는 사람은 어떡하라고!"
"그거야 니사정이지!"

대답이 나오기가 무섭게 10만볼트 피카추 전류와도 맞먹을 정도의 강렬한 눈으로 째려보신다.
"알았어 누나한테 말해줄께.....!"
외국사람들 김치 좋아한다메?.....

가끔 인터넷 뉴스나 티비에 "한국음식 세계화 앞장서"라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전에는 그런 뉴스를 볼때면 어김없이...
"한국 입맛이 세계를 접수할 날이 머지 않았군...." 이렇게 중얼거리곤 했다.
심지어 어디에 가서든 한국음식 맛볼수 있겠군 하는 달콤한 상상도 .....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나랑 함께 2년을 살고 있는 와이프도 내가 담아준 '백김치'를 한번 맛만 보았을뿐 '시뻘건 김치' 는 감히 접근하지 못한다.
호주식구들중에 김치를 먹어보려고 '용감한 시도' 를 해본 사람은 있어도 그 '감칠맛' 을 느끼지는 못하는듯하다.
그럼 외국 사람들은 뭐 먹고 살어?
밥 빼고 김치 빼고 된장국 빼면 한국 사람들은 굶어 죽을수도 있다?
그럼 외국 사람들은 과연 뭐 먹고 사는 것일까?
내 와이프의 경우에는 아침밥은 간단하게 '토스트' 를 먹는다.
나는 그옆에서 함께 먹을 때도 있고 '호랑이힘'이라고 그려진 시리얼을 먹기도 하고
시간이 많은 주말엔 9시쯤 느즈막히 일어나 베이컨 과 달걀후라이에 '버거'를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유있는 주말의 경우에 한해서이다.
점심은 간단하게 버거로 떼우는 경우도 많고 샌드위치로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녁은 말그대로 푸짐하게 먹는다.
스테키가 구어지고 감자 으깬거에 삶은 야채를 곁들이기도 한다.
가끔 그 옆에 감자 으깬거 대신에 난 흰쌀밥으로 대체를 하기도 하고
하여튼 그들에게 밥이 메인은 될수 없는 모양이다.
삼시세끼를 밥으로 먹는 한국인을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방님 한국 사람들은 아침밥 뭐 먹어?"
"내가 평소에 먹는것처럼"
"뭐? 그렇게 거대한 밥상을 아침부터 먹는다고?"

그랬다. 외국인이 보기에는 거대해 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리지 않아 매일 똑같은 김치에 쌀밥인데 ?"
"너는 빵 안질리냐?"
"그래서 가끔 커리도 먹고 외식도 하고 그러잖아"

음 ...일리가 있다. 한국인도 외식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스파게티를 먹어도 돈까스를 먹어도 '김치'가 있잖아!

"넌 이해못해 난 호랑이 그려진 시리얼 먹어도 호랑이 힘이 안나!
미역국에 밥말아 먹는게 최고야!"


한국사람 밥 안먹고 살수 있을까?
내가 퍼스에 살때 밥을 안먹고 거의 6개월간 살아본적이 있다.
완전히 밥을 안먹고 산것은 아니고 집에 쌀을 6개월간 사 본적이 없다는 소리다.
가끔 일본 식당이나 친구집에서 쌀밥을 먹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지만 집에서는 단 한번도 밥을 해먹지 않았다.
밥통이 없어서 귀찮은 이유도 있었고 다른 식단으로 와이프와 밥을 따로 먹기 싫은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몇달이 지나자 '쌀밥 금단현상'이 일어났다.

그냥 반찬 없어도 맨밥만 몇그릇은 뚝딱 할수 있을것 같았다.
"이거 이거 탄수화물 중독인거야?"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곳에 이사와서 제일 먼저 한일은 '밥통'을 산 일이었다.
거기서 깨달았다.
한국인에게 쌀이란 단지 주식이 아닌 '정신적 지주'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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