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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청카바

호주의 아름다움을 한곳에 모아놓은곳 '타즈매니아' 자전거여행기 총정리편 본문

청카바의 여행기

호주의 아름다움을 한곳에 모아놓은곳 '타즈매니아' 자전거여행기 총정리편

jean jacket 2010. 6. 22. 07:37

호주인들에게 가장 설레이는 명절(?)은 단연 '크리스마스'다.
어린이들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으려고 착한일도 만들어서 한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기대하지 않는것은 아니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서로의 배우자들끼리도 선물을 교환하며 행복한 휴가를 꿈꾸기에...

"서방님 이번 크리스마스때 뭐할거야?"
"여행갈래?"
"어디로?"
"타즈매니아?"

우리가 여행지를 타즈매니아로 정한것은 순전히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호주 다윈의 날씨 때문이었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끈적끈적한 날씨에 호주에서 가장 춥다는 타즈매니아로 정하게 된것이다.
여행을 어떻게 하지?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가게되는 여행이었다.
3월달에 한국에서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고 입에 달고 살던 '제주도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타즈매니아 여행은 'Pre- 허니문' 이 되는 셈이었다.
"차를 렌트할까?"
"렌트비 비싸겠지?"
"자전거 어때?"
"ㅎㅎㅎ"

처음에 농담처럼 시작한 자전거 여행...
와이프가 인터넷에서 타즈매니아에 관한 정보를 몇장 복사해왔다.
남한 크기와 비슷한 면적!
"나 한국 자전거 여행해 본적 있는데 22살때"
"그래? 자신있어?"
"아니 자신은......벌써 10년이 지나버렸는데 .."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었다.
더이상 막 군대를 제대했을때 넘쳐나던 에너지도 없어진지 오래고 옆구리에 베둘레햄 둘러찬지 오래였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다. 그리고 여행하기로 한 날짜는 다가왔다.
10시간의 비행 그리고 혹서에서의 탈출!
별다른 계획이 없었기에 '암묵적인 합의' 로 자전거 여행은 다가왔다.
호주의 최 북단에 위치해 있는 호주 최남단의 타즈매니아 호바트까지는 순수 비행시간만 장장 10시간이 걸렸다.
바로가는 직항도 없어서 엘리스 스프링스를 거치고 멜번 그리고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호바트 공항에 도착했다.
날씨는 기대 이상(?)이었다.
심지어 추워서 닭살이 돋기도 했다.
"ㅎㅎㅎ 얼마나 좋아 !"
"오늘밤 드디어 담요 목까지 끌어 올리고 발가락을 꼼지락 거릴수 있겠어"
"ㅎㅎㅎ"

사실 다윈에서는 얇은 침대 시트만 몸위에 덮어도 땀띠가 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패달을 굴려라...
하룻밤을 호바트에서 보내고 예약한 자전거 샾에 가서 자전거에 짐을 꾸렸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호바트를 떠나 타즈매니아 일주가 시작된것이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 패달은 생소하리 만치 어색했지만 살랑이는 봄바람을 양볼사이로 뒤쳐 보내는 기분은 몸도 마음도 가뿐하게 만들었다.
첫 목표지점인 호바트에서 20키로 떨어진 리치몬드에 도착했다. 거대한 점심을 먹고서
"서방님 나 힘이 남아돌아! 더가자!"
"허거덕 벌써 2시가 넘었는데...."
사실...'난 다리가 후들거린단 말이닷!'

그녀의 반 강압에 못이겨 내친김에 트리뷰아나라는 곳까지 가게 되었다. 마땅한 캐라반 파크도 없는 조그만 시골이었다. 그렇게 패쇄된 캐라반파크에 몸을 뉘었다.
[청카바의 여행기] -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기(저질체력과 고급체력 그리고 예비역과 현역의 차이)
다음날 아침 어제 힘이 넘쳐나던 와이프의 등짝과 손등은 화상으로 난리가 났다.
벌건 랍스타가 되어버린 트래시...
"서방님 ..나 이러다 죽는거 아닐까?"
"그러게 선크림 바르라니까!"
"발랐다니까"

어쨌든 그녀의 화상은 심각했다. 길가다 도중 조그만 약국에 들러서 화상연고를 사야만 할것 같았다
어쨌든 그날도 우리는 패달을 굴렸다.
평소 소고집 똥고집 소리를 듣는 나의 고집도 그녀의 고집앞에선 맥도 못추리고 꼬리를 내려야만 했다.
우선 점심전으로 꽤 큰 동네처럼 나온 ...까지 가서 결정을 하기로 했다.
..스완씨 까지 가는 풍경은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파란하늘,,,뭉게구름....햇볕에 반짝거리는 바다....그리고 살랑이는 봄바람...
점심 조금 넘어서 ....에 도착을 했다. 도중 우리를 봤다는 캐라반 여행자 아줌마가...
"오다가 니들 봤어...남자친구는 500미터 정도 앞서 룰루랄라 가고 여자친구는 헉헉대면서 오는걸...."
"허거덕..전 페이스 조절이 담당인데..."

그날 하루는 ...에서 머물기로 했다. 트래시 화상도 걱정이 되고 목표했던 것보다 많이 왔으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트래시에게 자전거 여행은
'그냥 하는 만큼 하면 되는거지' 였고 난 '기필코 완주하고 말리라'
동상이몽이었다. .....
그날저녁 오후에 나가 사온 즉석 복권을 긁으면서 .
"서방님 난 복권당첨되면 하루에 50키로씩만 달릴거야"
"난 택시타고 관광할란다..."

잠시후...."내일부터 또 100키로씩 달려야지..."
[청카바의 여행기] - 호주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기(달력 그림에서나 나올법한 그림 같은 풍경들)
다음날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서 텐트를 접었다.
서둘러 자전거에 짐을 싣고나니 트래시가 아침 밀크쉐이크를 만들어 놨다.
트래시의 화상은 그나마 알로에의 효능인지 첫날보다는 나아 보였지만 여전히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정도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으니...

"긴팔입어!"
"이 날씨에...더워 죽을거야"
"입으라면 입어...더 안좋아질라구"

입이 대여섯자 나왔다....'으이구...내속은 좋은줄 아니!"
원래는 비치노를 거쳐 동부해안을 끝까지 돌려고 했으나 그렇게 되면 2주안에 타즈매니아 일주가 힘들어 질것같아 가운데로 가로질러 론체스톤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나름 지도를 보고 지름길을 선택한것인데....
그날 하루 죽을뻔 했다. 가도 가도 끝이없는 언덕길....내리막길을 오던 차들도 우리를 발견하고 ..입을 쩍 벌린채 손을 흔들어 환호 해준다.
그렇게 캠벨타운에 오후 느즈막히 도착해 근처 레스토랑에서 커피와 저녁을 먹었다.
"서방님 여기 캐라반 파크가 없는데?"
"내가 아까 수퍼에서 물어보니까 여기서 10키로 더 가면 캠핑할수 있는데가 있데..."
"오예 그럼 오늘 공짜로 잠을 자겠네.."
"그래 오늘은 니 화상 입은곳 감자팩하고 자자"

[청카바의 여행기] - 호주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기 (누가 호주에 산이 없다고 그래?)
다음날 일어나니 트래시의 화상은 한결 좋아져 있었다.
내 다리도 이제는 더이상 후들거리지 않는다. 아마도 몸이 발악을 했겠지..
'어떡해서라도 와이프 앞에서 쓰러지는 상황' 만은 피하고 싶었을 테니까...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호바트에서 론체스톤으로 향하는 중앙고속도로는 굉장히 바쁜 도로였다.
언덕길도 별로없이 반듯하고 지루한 도로....
그래도 기분만은 상쾌했다. 오늘 목표로한 론데일가지 가면 우리 일정에 맞춰서 타즈매니아 일주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근처 주유소에 들러서 간단하게 블랙커피한잔과 머핀으로 배를 채우고 화장실에 들러 '아나콘다' 한마리 배출하고 몸도 가뿐하게 만들었다.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아침이었다.
하지만 그 휘파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간에 물한잔 마시려고 내리다가 왼발에 체중을 싣고 태권도 뒤돌려차기로 착지를 하는 찰나...뒷바퀴에 무리한 힘에 가해졌는지  S자로 휘어버렸다.
"허거덕..서방님 뭐한거야 이제까지 이렇게 탄거야?"
"아니...몰라 지금 내릴때 망가진 모양인데 ...으아아아"
"이거 비싼 자전건데 ..."

순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끊은 담배 생각이 절로났다. ...
어쨌든 방법이 없었다 뒷바퀴를 고치던지 여행을 마치던지...
한참 자전거를 어깨에 매고서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트럭한대가 선다.
"ㅎㅎㅎ 어떻게 된거야?"
상황설명을 여차저차하니 트럭뒤에 자전거를 실으란다. 론체스톤 가는길이니 자전거 샾앞에까지 데려다 주겠단다.
하마터면 자전거 어깨에 매고 30키로 걸어갈뻔 했다.
자전거 수리는 생각보다 쉽게 끝났다. 물론 100불의 거금이 들었지만...
론체스톤에서 점심을 먹고 로나데일까지 가기로 했다.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서 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 재미는 없겠지만 시간을 줄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몸은 많은일이 있었던 하루 인지라 목표지점 10여키로를 앞에두고 더이상 패달을 굴리지 못했다.
근처 웨스트 뷰어리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청카바의 여행기] - 몸무게 90키로에 박살난 고급자전거 (호주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기)
간만에 샤워를 하고 잤더니 몸이 개운했다.
일어나 카페에 가서 커피한잔과 베이컨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오늘 엄청 큰산 하나 넘어야 하는데 ...."
"뭐 괜찮아 근데 하늘에 구름이 좀..."

어젯밤에도 텐트에 빗방울이 몇방울 떨어지긴 했는데 날씨에 대한 걱정은 해보지 않았다.
'음....오랜만에 듣는 빗소리 낭만적이야'
라는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며 달콤한 꿈나라를 헤맸던 것이다.
론데일 ..까지는 한시간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저 몇방울로 그칠줄 알았는데 옷이 흠뻑 젖도록 비는 그칠 기세가 있는게 아니라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주변을 수소문해서 비옷을 우선 샀다.
길이 미끄러워 위험하기도 하지만 감기에라도 걸리면 정말 난감할 터였다.
"괜찮겠어 트래시"
"괜찮아 나 호주 군인이잖아"

그렇게 대답하는 트래시의 추위에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비를 맞고서 꾸준히 패달을 굴려서 거대한 산을 앞에 두고서 점심을 먹었다.
"그나마 이제 비가 안온다...그냥 여기서 하루 쉴까?"
"아냐 서방님 오늘 여기서 쉬면 섬 일주 못하잖아!"
"니 말대로 중간에 버스타면 되지!"
"여기까지 왔는데 ..일주해야지.."
오기가 난 모양이다. 그렇게 오후에는 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서 70도 경사정도 되는 산을 자전거를 끌고 등반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고우리파크라는 곳에서 우리는 하룻밤을 보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내년 크리스마스때는 촛불도 켜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외식하자 이렇게 생고생하지말고 ...'
"ㅎㅎㅎ 수영장 딸린 호텔에서 칵테일 마시면서?"
"그래 ..그런데서 .."

그렇게 우리는 찬바람이 구석구석에서 새들어오는 컨테이너 숙소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메리크리스마스 서방님..."
"응 너도 ..."

[청카바의 여행기] - -개 간지 로맨스 '크리스마스 이브' 보내기-
"서방님 메리크리스마스.."
"응 트래시도 메리 해피 크리스마스..."

아침공기가 상쾌했다. 산으로 둘러싸인곳이라 그런지 아침에는 바람도 잠잠해져 햇볕이 나른할 정도로 비쳐지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라고 우리에게 달라진것은 없었다.
여지없이 피곤에 찌든 다리를 움직여 패달을 밟아야했다.
'왜 뭐 때문에 우리가 크리스마스에 패달을 굴려야 되는거야?'
가는내내 생각했지만......역시 이왕온거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했다. 사실 방법도 없었다. 패달을 굴리는 수밖에 ...
평평한 산위의 도로를 달리고 있으니 뒤에서 노래소리가 들린다.
자전거 벨을 띵띵띵 울리며...
"징글벨...징글벨....."
ㅋㅋㅋ 우리 트래시 신났다.
나도 그 벨소리에 맞춰 징글벨을 목청 터져라 불렀다.
가는도중 캐라반 파크 주인내외를 만났다.
"오 벌써 이만큼 온거야 ...털라까지는 순전 내리막이니까 즐기시라구...."
그렇게 우리는 털라까지 신나게 내리막을 달렸다.
그때의 상쾌함이란...박하사탕 입에다 10개정도 물고서  냉장고에서 샤워하는 기분...
호수가 유명한 털라에서 호숫가 옆에다 텐트를 쳤다. 그렇게 절반의 자전거 여행이 완성되어졌다.
[청카바의 여행기] - 해발 1000미터 고지를 자전거를 타고 등반한 로맨틱한 크리스마스(타즈매니아 자전거여행)
아침 느즈막히 자전거에 짐을 싫고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행도 중반에 치달으면서 체력도 서서히 고갈이 되어가는 듯 발걸음은 자꾸 무거워져 가고 있었다.
목적지인 스트로한은 타즈매니아 서해의 관문이이었다. 동해를 따라 돌아온 우리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었기에 남은 힘을 쥐어짜야만 했다.
중간에 들른 도시에서 물을 채우고 점심을 해결했다.
스트로한에 가면서 올라간 언덕에서 드디어 서해바다가 보였다.
"이야호....바다다...."
신나게 내려갔다. 언덕도 있고 평지도 있고 또다시 신나는 내리막도 있고 ....
마침내 도착한 스트로한에는 여행객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텐트를 치고 샤워를 하러 가는데...
"오다가 니들 봤어!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목적지가 어디야?"
"호바트에서 동해따라서 오다가 다시 호바트 가는거요!"
"허거덕 난 못해 ...진짜 너희들 체력 대단하다"
"ㅎㅎㅎ 남는거 오로지 체력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저녁은 주변 식당에 들러 거대한 스테이크 버거로 떼웠다. 해가 채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배깔고 일기를 쓰다가 잠이들어 버렸다.
[청카바의 여행기] - 호주인들이 우리들의 체력에 경의를 표하다.
어제 저녁에 들러 관광안내소에서 본 퀸스타운의 풍경은 그야말로 신비였다.
'세계에서 나무가 없어도 유일하게 아름다운 도시'
라는 문구로 치장되어 있는 도시지만 내막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구리 광산으로 인해 나무들이 모두 고사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착한 퀸스타운은 꽤 아기자기한 도시였다. 비록 나무들이 고사되어버려 민둥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게 이상할 뿐....
어쨌든 그 꼬불거리는 길을 따라서 그 민둥산들을 넘어가야만 했다.
앞으로 가는 곳에 수퍼가 하나도 없었기에 퀸스타운에서 며칠분 식량을 싸가야만 했다.
물론 그 짐들은 모조리 내 자전거 뒤에 실렸다.
"이거 어째 좀 불공평해 보이는데.."
"그럼 내꺼에다 다 실을까?"
그래 이게 남편의 할일이다. ...
퀸스타운을 넘어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오는 차들은 우리를 보더니 갑자기 속도를 줄인다.
입모양새들이 하나같이 '지셔스 크라이스트'다....손을 흔들어 우리를 격려해주기도 하고  클락션을 울려 환호해주기도 한다.
정상에 올라서자 성냥갑만한 퀸스타운의 집들이 보인다. ...
그리고 다시 내리막이다. 아마도 우리가 오늘 머물곳까지는 내리막이리라....
다시 몇시간의 내리막을 내려와 호숫가옆 캐라반파크에 텐트를 쳤다.
그래도 그 얼마나 다행인가 오늘하루도 무사히 텐트에 몸을 뉘인다는 사실이....
[청카바의 여행기] - 너무 다른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
다음 목적지인 세인트 클레어 까지는 무난했다. 몸도 자전거 여행에 많이 적응이 된 탓인지 몸도 가볍고 목적지에 가까워져감에 마음도 가벼워져왔다.
세인트 클레어는 국립공원의 끝자락이었다.
국립공원을 들어서고 뭔가 기분이 이상해 졌다.
"트래시 뭔가 변한거 같은데?"
"응 서방님 나도 그생각했어"
한참 주변을 돌아보다가 깨달았다.
"우리들 레인포레스트에 들어섰구나"
"허거덕..정말 다르구나.."

심지어 거머리가 여기저기서 기어다니고 있을정도로 원시림들이.....
그날도 가파른 산을 올라야만했다. 쉽지 않은 코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이런 산쯤은 껌이야!"
"ㅋㅋㅋ 서방님 이제 좀 살만한가 본데"
"ㅋㅋㅋ"

세인트 클레어에 도착했다. 캠핑장소는 한군데 뿐이었기에 세인트 클레어 레이크로 향했다.
마지막이 제일 힘들다. 얼마 안남은 목적지 ..힘은 빠지고 ...샤워는 하고 싶고...
도착해서 캐라반 파크 예약을 하는데 ...
"자리가 없는데요"
무슨 청천 벽력같은 소리야? 그럼 우리 어떡하라고 ...
"어떡하지...."
"서방님 우선 국립공원 관계자한테 물어보라니까...."

그렇게 사무실에 들어가 우리 사정을 말하니 국립공원 안에서 캠핑은 금지되어 있지만 캐라반 파크에 자리가 없으니까 어쩔수 없이 허락해 주는 거란다.
입장료를 내고 머물기로 했다.
샤워는 캐라반 파크에서 동전을 집어넣고 5분간 샤워....
"트래시 5분 가지고 충분하겠어?
"ㅋㅋㅋ 충분해 나 호주 군인이잖아..'
"ㅋㅋㅋ "

호수에 나가니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 따로 없다.
차라리 캐라반 파크에 자리가 꽉차서 '운이 좋다' 는 생각마저 들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아마도 물옆에서 자는 하루도 머리가 깨질정도로 추운 밤이 되겠지만.....

다음날 일찍 일어나 다시 패달을 굴렸다.
새해가 다가 오고 있었다.
우리의 타즈매니아 여행도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꼭 오리너구리를 볼수 있었음 하는 바램이었는데 세인트 클레어 레이크에서 마저 기회를 놓쳐버렸다.
방명록에는 무슨 뱀도 보고 오리너구리 본사람도 적혀있었는데....
첫 만난 주유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커피한잔과 머핀을 먹으니 오늘 하루가 준비되는것 같다.
트래시는 그 와중에 물도 챙기고 간식도 챙긴다.
주유소를 200미터 정도 벗어났을까 비늘두더지 한마리가 도로를 건너려고 하고 있었다
차가 안다니는 이른 아침이었기에 우리는 바늘두더지가 도로를 건널수 있게 마스코트를 하기로 했다.
"ㅋㅋㅋ 너무 귀여워 서방님..이런거 한마리 키웠음 좋겠다."
"가져가 그럼..ㅋㅋㅋ 고양이 사지말고 .."

그렇게 길을 풀숲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놓고 우리는 다시 패달을 밟았다.
"우리 동물을 많이 못봤어 사실 웜벳도 못봤잖아.."
"늦었어 서방님 야행성 동물들이야?"
"그래도 밤새 놀다가 늦게 집에 가는놈 한마리쯤은 있지 않을까?"
"ㅋㅋㅋ"

중간에 비포장 도로로 갈아탔다. 포장도로는 산 정상을 지나야 하기에 평평한 비포장 도로를 선택했는데..
정말 말그대로 시골의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볼사이를 지나치는 산들바람을 만끽하며 트래시보다 뒤쳐져서 패달을 밟고 있었는데 트래시가 급하게 손짓을 한다.
"뭔일이야? 빵꾸났니?"
"아니 ...ㅋㅋ 저거봐 웜벳..."
"우~~~~~~~~~~~~~~~~~~~~와"

정말 신기하게 생긴 놈이었다. 무슨 쥐처럼도 생기고 돼지처럼도 생기고...진짜 만화캐릭터 처럼 생긴 재미있게 생긴 동물이었다. 내가 사진기를 들이대자 도망가기 시작한다.
겨우 쫓아가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ㅋㅋㅋ 서방님 오늘 운이 되게 좋은 느낌...쉽게 못보는 웜벳을 아침에 다보고 말이야.."
"그러게 .."

중간에 지나친 조그만 동네들의 풍경은 전형적인 시골 목장의 풍경들의 연속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거머리가 나무위에서 떨어지는 레인포레스트 였는데 ...'
점심을 먹고 그동안 산 엽서로 가족들에게 몇장의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근사한 저녁을 먹기위해 해밀턴에 있는 호텔에 가기로 했는데....
"우씨....크리스마스 기간이라고 문을 닫아버렸어"
"아이씨..나 배고픈데 ...트래시"

근처 베이커리에가서 빵과 음료를 사기로 했다. 텐트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캐라반 파크가 있었기에 천만 다행이었다.
거의 문을 닫을 시간이었는지 베이커리 주인은 가게를 정리하느라 부산했다.
"오늘 자고 가려구?"
'네...이거 빵하고 케익 물 커피 좀 주세요 "
"음.....그래 오리 너구리 보러 갈거지?"
"네? 오리너구리? 그게 쉽게 보여야지요!"
"뒷쪽 냇가에 널렸는데..."
"허거덕...진짜요?"

서둘러 텐트친곳에 돌아와 오리너구리를 보러 갔다. 베이커리 주인에 의하면 해질녁에 수영을 시작한다고 했으니...
10분여를 걸어 도착한 강의 상류에는 낚시하는 10대 소년한명이 있었다.
"안녕 오리너구리 보러 왔는데 너도 기다리는 거야?"
"?? 아뇨 오리너구리 그거 보기 힘든데 저 여기 맨날 낚시하러 오는데 한번도 못봤어요!"
"허거덕...트래시 우리 베이커리 주인에게 낚시질 당한거야?"

그렇게 소년도 돌아가고 우리는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둑에 앉아 그동안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의 강둑을 보러 걸어갔다.
"!!!!!!!!!!!!!!!!!!!!!!!!!!!!!!!! "
트래시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
조심히 다가가니
"서방님 저기봐 오리너구리 나왔어 ..아까 바로 내 발앞으로 나왔었는데.."
"이씨...놓쳤잖아...."

조금 시간이 더 지나자 몇마리의 오리너구리가 함께 나와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는 작았고 물색깔과 워낙에 비슷해 구별도 쉽지 않았다. 카메라 셔터소리에 놀랬는지 한참 물속에서 안나오기도 했고 ...그렇게 몇십분간 오리너구리를 감탄하며 구경하니 해도 떨어져 어두워져서 텐트로 돌아왔다.
"서방님 오늘 최곤데....일기 써야겠다. "
"ㅋㅋㅋ 이제 오리너구리도 내 친구 리스트에 올라간다."
"ㅋㅋㅋㅋ"
어찌된 영문인지 그동안 보고 싶었던 동물들을 하루만에 다 봐 버렸다.

해밀턴에서 호바트까지는 60여키로정도의 거리였다.
하루만에도 충분히 도착할수 있는 거리였지만..뉴 포어드 에서 하루 머물기로 했다. 왜냐하면 호바트는 신년 요트레이스때문에 숙박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기에....
뉴 포어드까지는 오전에 도착했다. 캐라반 파크 사인이 있는 곳에다 텐트를 치고 오랜만에 쇼핑을 하고 밀린 빨래도 하고 텐트에 누워 트래시 다리 베개삼아 잡지를 읽었다.
"서방님 내일 우리 초콜릿 공장 가자~"
"뭔 공장?"
"세계에서 제일 큰 초콜릿 공장이 타즈매니아에 있거든...어릴때 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야!"

그렇게 해서 내일 하루의 계획도 세워졌다.
호바트에서는 YHA에 하루 예약했다. 방이 없어 하루 이상은 예약이 안될 정도로 관광객이 북적대는 모양이었다.
다음날 마지막으로 텐트를 정리했다.
"ㅎㅎㅎ 이제 텐트 칠일 없겠다..."
"좋아? 서방님 난 좀 서운한데...'
"응 너무 좋아"

호바트까지 가는 길은 꽤 번잡스러웠다. 아마도 차가 거의 없는 도로들을 달리다 트럭들이 씽씽달리는 도로를 달리니 적응이 잘 안되었으리라...
주변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초콜릿 공장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기에 ...
"입장료 씩이나?"
"글쎄..."

들어가자 마자 초콜릿 한 박스를 손에 쥐어준다.
"ㅋㅋㅋ 입장료 줄만한데 ..."
난 배가 고파서 초콜릿 직원 식당에 가서 베이컨과 달걀을 먹고 트래시는 그 시간에 매점에 가서 초콜릿들을 사기 시작했다.
"너 이거 다 먹으려구 ..?"
"아니 크리스 마스 때 집에도 못갔으니 ..식구들한테 보내주려구.."

트래시의 깊은 속을 따라갈래야 따라갈수 없는 청카바였다.
공장을 나와서는 곧장 우체국에 들러 초콜릿들을 할머니에게도 보내고 장인 장모님 자매들에게 각자 보내고 다윈의 조카들에게도 보냈다.
"이거 안녹을까?"
"안녹아 ..장사 한두번 해봐 서방님.."

복잡한 도로를 지나 호바트에 있는 숙소로 곧바로 향했다. 2009년의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여행자 숙소의 사무실도 문을 닫아놓아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체크인을 했다. 먼저 짐을 다 내리고 마지막 남은 자전거 반납...
짐을 뗀 자전거는 놀라울만치 가벼웠다.
순식간에 자전거 샾에 도착해 자전거를 반납하고서 .....
시내에 나가 가볍게 쇼핑도 하고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해의 마지막 날' 인것이다.
해가 채 지기전에 마시기 시작한 맥주 이 펍에서 저펍으로 옮겨가면서 술을 들이 부으니 피로가 쌓인 몸은 금새 노곤해져 버렸다.
"배고프다 숙소에 가면서 태국음식 먹을래?"
"오예 오예"

숙소에 도착하니 다들 나갈 준비들로 바쁘다.
트래시의 아래 침대를 쓰고 있는 70대 할머니는
"오늘 안나갈거야? 파티해야지!"
"ㅋㅋㅋ 저희는 내일 새벽에 비행기를 타야되어서 "
"나도 내일 일찍 떠나야해!

옆에 있던 아일랜드 아저씨가 한마디 한다.
"내가 저 할머니랑 4일을 함께 지냈는데 ..아주 '파티 애니멀'(죽순이)야"
"ㅋㅋㅋㅋㅋ"

그날 저녁 산책을 나갔다가 또 다시 맥주를 한잔 마시고 숙소에 돌아오니 대만 친구 한명만이 덩그러니 남아 감기에 걸렸는지 끊임없이 감기를 하며 누워있었고 나와 트래시도 이내 잠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10시간의 비행을 하고서 우리는 다윈에 도착할 것이었다.
"나 이제 자전거 10년은 안타도 될것 같아!"
"ㅋㅋㅋ 서방님 그럼 40살 되면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아마도 아니....ㅋㅋㅋ"

도둑님이 집을 방문하시어 ....

호주는 거대한 땅덩어리였다. 10시간의 비행으로 집에 도착하니 다시 35도의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정리들을 하고 잔디도 깍고 집안 정리를 시작했다.
"꺄악 ....서방님"
"왜 그래?"
"몸무게가 ...3키로그램 늘어버렸어..."
"허거덕 ..어떻게 그런일이 하루에 100키로씩 자전거를 탔는데.."

나는 5키로가 늘었다. 참...할말이 없게 만든다.
아마도 많이 먹고 운동을 많이해서 근육량이 늘은탓이리라....
그래도 트래시는 실망을 많이 한 모양인지 다시는 자전거 따윈 안탄단다.
도둑이 들었었는지 집 옆에 세워놨던 자전거 한대를 도둑 맞았다. ...
'그래 차라리 잘됐어' 자전거 따위는 이제 안 탈꺼니까....
그렇게 자전거 여행을 한지도 몇개월이 지나 타즈매니아 여행기의 총정리편을 작성하고 있다.
썼던 일기장을 들쳐보다가 총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잃어버린 자전거 대신 새로운 자전거를 트래시 친구에게서 얻었다.
자전거를 다시는 안 탄다던 트래시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왕복 22키로다.
가끔 트래시랑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을 이야기 할대면 미소가 먼저 떠오른다.
'힘들었어도 재미있었던 여행이었기에...'
우리는 그렇게 힘들었지만  또 다른 행복한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길을 가다가 재미나게 생긴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서방님 얼렁 올라가봐...."
"ㅋㅋㅋㅋ "

자전거 여행의 묘미는 단연코.....'내리막길' 이다...
그냥 지나가다가 아무렇게 찍은 사진......타즈매니아의 전형적인 남부 시골 전형이다.
이날은 정말이지 하늘이 눈물나도록 파란 날이었다. ...마구 사진을 찍어댄 오후...

                               밑의 호바트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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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 호주의 아름다움을 한곳에 모아놓은 섬 '타즈매니아' 사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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