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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충격적이었던 첫 배낭여행...


청카바가 첫 해외 배낭여행을 한것은 2001년도 12월이었다.
배낭 여행 경비를 벌려고 신촌에 있는 한 일식집에 들어간 나의'고졸 이력서'는 참 서글픈 것이었다. "알바 구하러 오면서 직접 자켓 안 주머니에서 이력서 봉투에 담아 제출하는 친구는 자네가 처음이야!" 나도 처음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입대한 군대 그리고 제대 ...첫 알바였다.
그때 당시의 나의 꿈은 호주에 가는 것이였다.
전에도 포스팅을 한적이 있지만 '이상하게 캥거루가 땡겨' 가 나의 호주행의 이유였다.
첫 문화충격
나의 첫 문화충격은 호주가 아니였다.
"호주가 첫 배낭 여행지였다매?" 라고 묻는 혹자가 계신다면 그 분은 배낭여행 안해보신 분이다.
누가 촌스럽게 직행(?) 타고 외국가요!
당연히 가격이 싼 항공사를 선택했고 그 당시에 JAL 일본의 잘항공이 가장 저렴한 항공이었다.
나의 첫 외국은 본의 아니게 일본이 된 셈이다.
불과 2시간 만에 도쿄에 내려졌다.
어리버리 하고 있는 사이 몇 시간의 경유시간이 있었기에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흡연실을 발견하고 담배를 하나 피우기로 했다.
'외국에서 피우는 담배는 더 맛있을려나.."
공항에서 만난 일본인의 패션은 참 특이했다.
특히 파란색도 아니고 녹색도 아닌 퍼런 제복색깔!
하나같이 양복을 입은 아저씨...근데..바지 밑단이 발목을 살짝 가리는 바보 삼룡이 패션!
그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그게 충격일것 까진 없었다. 패션이란 어디든 기준이 다른 법이니까!
담배를 피우면서 일본인의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흡연실에 들어오는 아줌마 한명이 내옆에 앉는다.
그리고 꺼내는 말보로 맨솔....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아줌마 얼굴을 한참이나 들여다 봤다....
'오.....담배 피우는 아줌마 모습이 멋있을 정도야...'
그때까지만 해도 담배 피우는 여자를 우리동네 욕쟁이 할매밖에 몰랐던 청카바였다.
또 다른 충격!
영어는 하이 땡큐 바이....만 알고 있어도 살수 있다는 믿음 하나만으로 시드니에 도착했다.
여행에서 제일로 신나는 순간은 역시 첫날이다.
기분도 새롭고 체력도 남아돌고 시간 부담도 없기 때문일것이다.
시내 지도 한장을 뒷주머니에 한장 꽂고서 여행을 시작했다.
여기저기 헤메다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도저히 내가 머물던 숙소를 못 찾겠는거다.
분명히 옆에 맥도날드가 있었는데 ....
길가는 아가씨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 익스큐즈미....훼얼이스 맥도날드"
"파든미?"
"아 긍께...맥도날드..훼얼?
"??"

한번에 못알아 들으니 더욱더 당황스러웠다. 마음속으로 50번쯤 연습했는데.....100번 연습할걸 그랬나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해봤지만 이미 늦었다....
손짓 발짓을 해도 맥도날드를 못 알아 먹는다....손가락으로 M을 그리니 그제서야 .....매액도오날드 라고 말하며
돌아오는 내내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리고 맥도날드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날저녁 또 나가서 물어봤다...
맥도날드가 어딨냐고 역시 못알아 먹는다. 손으로 M을 그리자...
"아...매액도오....날드.."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영어 공부를 했는데 ..맥도날드 하나 제대로 말못하는 내 모습이 또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배낭여행 끝나는 내내 매액도...오..날드..를 연습했다.
첫 배낭여행을 마치고 ....
내 나이 22살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도사람을 만났고 이탈리아 사람도 만났고 내 돈주고 식빵도 사 먹었다.
다시 일본을 거쳐 하룻밤 머물면서 잠시 본 일본의 밤거리는 그야말로 신비스러운 곳이었다.
도처에 널려있는 자판기 심지어 맥주 자판기도 있었고 한국에서는 청소년 담배 판매금지를 위해 일찌감치 자취를 감춘 담배자판기 마저 .....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비록 3개월 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쩍 성장한 느낌마저 들었다.
군대 전역할때의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냥 있는 돈으로 여행을했고 웃고 떠들다가 돈 다 쓰고 돌아왔는데 ...왜 '뭔가 해냈다는 느낌' 이 드는 것일까!
그 느낌은 꽤 오래 지속됐다. 대학에 입학을 했고 복학생 꼬리표를 붙이고서 청바지에 구두를 신고 캠퍼스를 활보하는 것은 꽤 상쾌한 것이었다.
혼자 자취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라면을 끓여먹으면서 생각했다. 지난 배낭여행을 ...
그때..머리속에 번쩍 스쳐가는 것이 있었는데...
이제까지 궁금했던 그 느낌....그것은 바로 '무척 재미있었다' 라는 것이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재미있는 것을 깨닫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셈이었다.
그때 부터였다. 모든게 걱정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아...씨...내가 자고 있는 사이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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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이 되어 버렸네요 ..호주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 ...
호주인 피터가 초대해서 간 크리스마스 런치에서 난생 처음 칠면조를 먹어봤다는.....

PS: 월드컵이 시작했네요 ..너무 보고 싶습니다. 축구랑 전혀 관계도 관심도 없는 트래시양은 2박3일 캠핑을 예약해놨네요 ...카카두 국립공원에서 원시인이 되어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들 하시구요 ...제가 응원하면 항상 집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 편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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