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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외국 꼬마들의 '에디슨 젓가락'으로 한국음식 정복하기!


호주 퍼스를 여행하면서 처형인 론다에게 신세를 참 많이 졌다.
이래저래 처형네 집에서 며칠 묵게 되었고 ...원래 식구들도 많은데다..우리집 세식구까지 있었으니...아무리 큰집이라한들 그렇게 좁아보일수가 없었다.
'이 은혜를 우찌 갚을꼬?'
큰누나와 상의를 하다가 '저녁을 대접하자'라는 결론에 도달...
퍼스에 있는 한국식당에 가자니 한국냄새가 별로 안날것 같고..왜냐하면 이미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하면서 우리 시골집이며 진짜(?)한국음식을 맛본후..외국의 .비싸기만한 한국식당 음식이 맘에 들리 없는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한국 음식 재료들을 사다가 직접 내 손맛(?)을 보여주기로 했다.
한국 음식의 얼굴 마담!
한국음식하면 역쉬.....잡채와 불고기다.
예전에 일본 나가사키에서 살때 레스토랑에서 한국음식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곰곰히 한끼 식사를 무엇으로 할꼬? 하고 고민을 하다가 '잡채'를 선택을 했다.
이유는? 안.매.우.니.까!
잡채는 요로모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는 하나 당면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외국인에게 대접할 만한 음식이다.
맵지도 않고 맛도 향도 풍부한것이 한국인의 고급(?) 입맛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불.고.기.
불고기는 이미 외국에서 Korean BBQ라고 불릴만큼 인기가 많다.
고기를 좋아하는 외국인과 달짝찌근한 양념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것은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었을것이다.
그외에도 아~~~~주 많겠지...곱창 막창 소간......설렁탕 육계장 낚지볶음.....위에 나열한 것들은 내가 지금 호주에 있으면서 환.장.하.게~~~먹고 싶은 것이다.....군만두도 몇개 샀고 물만두도 ...그리고 오늘 한국요리로 파티를 하는 것이다.
일찌감치 처형 론다에게 전화를 해 오후에 나와 누나가 요리를 할터이니 저녁은 편히 쉬라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오 예 오 예" 환호성이 들려왔다.
결과보다 중요한 과정!
우선 한국 수퍼에 들렀다....
내가 외국에서 한국수퍼에 들른일이 정말 손에 꼽힌다.
뽕따를 사먹고 싶을때와 숏다리를 사먹고 싶을때 이 두가지가 아니면 정말 갈일이 없다.
수퍼에 들르자 마자..조카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삼촌....여기...여기...신천지야!'
ㅋㅋ 우리가 사는 호주의 촌동네 다윈에서는 볼래야 볼수 없는 진귀한 한국 과자들과 음식재료들...
"우와......동상 이것좀봐...삼겹살도 있어..."
ㅋㅋㅋ 나이 40이 된 아줌마도 두 눈에 레이저 광선이 나가는 호기심을 발산중이시다.
급하게 몇가지를 챙겼다. 우선 제일 중요한 당면과 불고기 양념
우리 조카들은 아이스크림..나의 강력 추천으로 뽕따를....
그리고 난 숏다리 두개를 집어들었다.
숏다리를 씹으며 퍼스 시내를 걷는 기분은
'천군 마마를 얻은기분이요....옥황상제도 부럽지 않더라'
물론 숏다리를 먹고 나서 껌을 씹는것은 와이프에 대한 예의....
그렇게 봉다리 두개를 바비바리 싸들고서 오늘 한국음식을 만들기 위한 쇼핑은 대성공! 아니 대 만족이었다.
집에와서 부지런히 봉지를 개봉하고서 칼질을 시작했다.
물론 음식은 아줌마이신 큰누나가 ...
난 옆에서 부지런히 당근을 썰고 설겆이를 하고 고기를 썰고 마늘을 다졌다.
밥을 하려고 보니 '안남미' 베트남 쌀뿐이다. 훅~하고 바람불면 날라다니는 쌀....
최초의 만찬...

호주에 와서 이렇게 성대한 밥상이 차려진적은 결코 단 한번도 없었다.
주로 접시에 담아먹는 호주인들에겐 큰 접시 하나가 만찬인 셈이다.
어디 한국사람들에 그게 양이나 차는가 말이다.
한 상 내와야...좀 먹었다 싶고 그거 먹고는 수박 한통 후식으로 쪼개먹어야 배좀 부른 것이고 그 뒤에 달짝찌근한 다방 커피 한잔 마셔줘야....
"아따 잘먹었다!" 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여튼 외국인들이 보기에도 한국사람들은 밥을 많이 먹는 모양이다.
"히엑....이거 ...다...오늘 저녁에 먹는거야? 한국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많이 먹는거야!"
"ㅋㅋㅋ 차린것은 없지만....어서들...ㅋㅋㅋ"

처형과 형님은 깜짝 놀란다. 처 조카들도 신났다.
한국나이로는 7살 6살 4살인 조카들은 이미 '에디슨 젓가락' 을 들고서 연습중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5개월만에 처형집에 들른 셈이다.
한국에서 오면서 여러가지 처조카들 선물을 사왔었는데 아직도 열심히 사용하는걸 보니 '아빠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막내 제임스의 손목에 채워진 뽀로로 손목시계가 어찌나 뿌듯하던지....
여튼 드디어 오늘 저녁상이 준비되었다. 
처 조카들은  젓가락질을 하면서 당면 면발을 입에 넣는 것인지 코로 넣는것인지 분간하기 힘드나 어쨌든 오랜만에 하는 젓가락질에 신난 모양인지....콩도 집어보고 면발도 집어보고 만두도 집어보고 집에 있는 장난감도 젓가락질로 집어본다.
참 누가 만든 것인지 에디슨 젓가락 참..똑똑하다.
처형도 트래시도 ....
"서방님....이거 ..맛있잖아!"를 연발한다.
ㅋㅋㅋㅋ 니들이 손맛을 알어?
고양이 '나비'도 신이 났다. 젓가락질을 하면서 식탁 바닥에 떨어진 잡채와 불고기를 줏어먹느라 여념이 없다. 나비는 떨어뜨린 음식을 실컷 줏어 먹더니 다음날 설사를 해대서 사람 걱정 시켰지만....
어쨌든 뿌듯한 하루였다.
처형은 사진도 찍고 비디오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청카바...오늘 저녁 ..그레이트..뽠따스틱....생유베뤼 감솨라구"
라는 칭찬을 듣고.....절반쯤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뒀다. (원체 손이 큰 난 사온 모든 재료를 냄비에 집어 넣어버렸더니....배가 터지게 먹고도 그만큼 남았다.)
왠지...이제 ...처가식구들과 만나도 거의 허물이 없다. 원체 한국음식을 좋아해 주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김치를 마구 집어 먹진 않는다. 아직까지...안매운 음식에 한해서...
그.래.도....나도 그들도 이제는 다른 문화의 재미를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왠지 그런 느낌이다. 부페에서 서양식과 한식을 왔다갔다 하면서 먹는 그런 느낌말이다.
저 지금 장풍 쏘는거 아닙니다....주먹밥 만들고 있는 겁니다...ㅋㅋㅋ
처형네 집은 딥따 크지만...언제나 북적거려 항상 꽉차있는 느낌입니다...저에게는 형님이신 조니가 비디오를 촬영중입니다만...형님이란 단어 참 어색하군요....조니형님?ㅋㅋㅋ
군만두 제가 했는데 ..탄만두가 되었군요..ㅋㅋㅋ 맛은 있었습니다만...인증불가
제임스와 루비는 쌍둥입니다. 이제 4살이 되어가는데 ..우찌나 말을 잘하는지...ㅋㅋㅋ 젓가락질 하느라 여념이 없네요..~

제임스는 하다 안되니까 그냥 '도구'로 사용하는군요..ㅋㅋㅋ 루비는 사용연마중...근데 정말 '에디슨 젓가락' 사용하니 금방하더군요!

내용이 재미있으셨으면...당연히 손가락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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