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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수심 700미터에서 물에 빠질 걱정없이 수영하는 법!

난 언제나 물에 둥둥 뜨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그냥 게으르게 말이다. 팔도 다리도 하나도 젓지 않고.
난 왜 이렇게 게으르게 태어난것일까? 라고 자책을 해봐도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도 게으른것을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나만의 생각으로 마무리 한다.
여행이란 참 신기한 것이다. 평소에 해보지도 않은 생각들을 해보게 되고 아무 하릴없이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일기를 써도 전~~~~~~~~~~~~~~~~~혀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

칠레 북부에 있는 산페드로 아타카마라는 곳에 가게 된것은 내가 칠레를 들르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 칠레라는 나라를 가보고 싶어서 일수도 있고 아르헨티나 북부를 여행하다 마침 차편이 있어 가게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이곳 남미의 9월은 여행자들의 비수기에 해당하는 모양인지 대부분의 호스텔은 비어있고 여행자들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혼자 내내 여행하다가 아르헨티나 북부 살타에서 칠레 국경을 넘는 버스에서 2명의 아일리쉬 커플과 영국인 닐을 만났다.
제임스와 사라는 꽤 귀여운 구석이 있는 커플로 말은 별로 없지만 한번 말을 시작하면 '그만좀 해'라는 말을 해야할 정도로 재미있는 친구들이고 닐은 한 50세쯤 된것 같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20대라며 이쁜 여자를 보면 눈길을 주고 보는 친구(?)다.
난 딱히 예약해 놓았던 숙소도 없었고 밤도 되어 버려서 제임스와 사라가 예약을 해 놓은 호스텔에 머물게 되었다.

산페드로 아타카마는 관광지의 표본일 정도로 주변 여행 투어가 잘 되어 있는 곳이다.
저녁이면 사막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발하게 식당들의 판촉 전쟁이 시작되는 곳이며 자전거를 빌릴수 있거나 주변 관광투어를 할수 있는 에이전시도 발이 채일 정도로 많다.
여행자들에게 있어 이런 값진 투어를 값싸게 하는 것은 자존심 문제다.
허나 게으른 여행자의 표상인 난 내 운에 절대 의지한다.
처음 가보고 두번째 가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결정한다.
반나절 내내 투어를 비교하고 다니던 닐은 호스텔로 돌아가던 내게 한묶음의 전단지를 보여준다.
"그래?  나 오후에 소금 호수 투어갈건데...."
"그래? 내가 몇군데 비교한게 있는데 이거 검토해 보자구"
"아니 난 그냥 내가 선택한거 갈래 귀찮아"

수영복과 수건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것을 호스텔에서 가지러 가다가 제임스와 사라를 만나 투어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왔다.
투어는 3시에 출발이었다.
가볍게 시내에서 볶음밥을 먹고서 투어사무실에 가니 교무실에  한쪽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모범생들처럼 닐과 제임스 사라가 앉아 있었다
"ㅎㅎㅎ 닐 다 검토해 보고 여기 온거야?"
"ㅎㅎㅎ 그러게 딱히 여기가 제일 낫더라구"

그렇게 우리는 이스라엘 사해보다 염분이 더 높다는 소금 호수로 향했다.

사진을 올려놓고 보니 눈을 감고 찍은 사진이군요....ㅋㅋㅋㅋ
이투어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정신줄 반쯤 놓은 가이드 덕분이었습니다.
투어시작 하면서 함께 탔던 스페인에서 온 친구들이 위스키를 가져왔는데 침튀겨가며 설명하다가 위스키를 홀짝홀짝 하더니 소금 호수에 들어서면서는 거의 정신줄을 놔버려서 더욱더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서먹서먹 하다가 옆 투어회사에서 온 아가씨들에게 치근덕 대는 가이드 친구는 참 넉살도 좋더군요...
쿠바에서 왔다는 친구는 결국 옆 투어회사 가이드에게 눈총을 받고 말았지만 투어내내 유창한 영어와 스페인어로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마지막 선셋(석양)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남은 칵테일과 위스키를 마시며 투어를 재미있게 마쳤습니다.
 소금호수는 염분이 75프로가 넘는 관계로 다이빙을 절대 금지시켰습니다. 눈에 몇방울의 염분이 들어갔다가는 그냥 ......안구 정화를 아주 깔끔하게 시켜버리겠죠......그 소리를 듣던 레게 머리를 한 친구가 그 물에다 머리를 집어 넣습니다. 소독시킨다구요...주변에 있는 우리에게 아주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머리를 오래 못감아서 답답하기도 했겠지만 하고 나서 머리가 하얗게 일어났을 겁니다. 제 수영복도 촛농이 묻은 것처럼 아주 딱딱해 졌거든요!
항상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해서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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