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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청카바의 라틴아메리카!(상)

나는 여러모로 순수한 면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첫 여행지와 금방 사랑에 빠져 버린다. 게다가 난 라면에 계란을 푸는것 조차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 순수파다. 
첫 남미 여행지였던 부에노스 아이레스도 그런셈이다. 그냥 사랑에 빠져 버렸다. 사실 도착 하기전부터 짝사랑을 해왔었기에 그랬는 지도 모르지만...
아르헨티나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마라도나....메시....우리에게 남아공 월드컵 굴욕을 안겨준 자식들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했을때 내 느낌은 뭔가...'부조화' 가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글쎄 ..건물들은 죄다 멋졌다. 웅장했다. 좋은말로 표현하면 내 솔직한 느낌은 스테로이드 몇방 맞고 몸집을 키운 건물처럼 느껴졌지만 건물의 화려함은 압도적이었다. 
또 거기에 달린 문들의 크기는 어떻고 ..
화려한 신고식으로 시티투어 버스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둘째날 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이건...아닌데 ..기다렸다. 저녁에 밥을 먹다가 본 뉴스에 허리케인이 닥쳤다고 한다. 
내 복이려니 하고 2층 투어버스를 비 맞으면서 탔다. 실망했냐고?
아니 오히려 반대로 비오는 도시의 모습은 굉장히 낭만적이었다. 아름다운 건물 그리고 험악한 인상의 친절한 사람들 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홀딱 반해 버렸다 
물가는 생각보다 비쌌고 소매치기도 많아서 가방을 언제나 부여잡고 다녀야 했지만 ......
아르헨티나는 여러모로 풍요로웠다. 어디를 가도 푸른 들판에 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사실 그런데서 축구를 해대서 잘하는 지도 모르겠다.) 시냇가에 물들이 넘쳐 도로에도 흥건했다. 
북서부로 갔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는 몰라도 내가 서쪽으로 간 이유는 동쪽의 브라질이 나의 마지막 나라였기 때문이다. 북서부는 안데스 산맥이 자리잡고 있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높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눈에 친숙한 풍경이다. 
전에 파키스탄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여행하면서 이 정도의 고산 지대는 본 적이 있다. 
버스에서는 졸다가 풍경 구경하다가를 반복했다 그.런.데...
어느순간 숨이 컥 하고 막힌다. 심호흡을 몇번하고 다시 ...공기가 부족했다 
머리도 아파오고 설상가상으로 코도 막힌다. 
그곳의 건조함을 보고 있노라니 사진으로 본 인디오 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검게 그슬린 얼굴 그리고 깊게 패인 주름.....
그곳의 지형이 그랬다. 단 한그루의 나무도 살지 않는 곳....척박함...고독함...건조함....
이상한 말이지만 난 그 산들을 보면서 처음으로 산을 본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한국의 산들은 모두 소나무로 빽빽히 가려진 산들이 아닌가!
처음으로 남미에서 국경을 넘었다. 
국경을 넘는 일은 언제나 신이난다. 섬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지만 삼면은 바다로 북으로는 60만 대군으로 막혀있기 때문이다. 입국 심사장에는 우리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썼을만한  아주 오래된 책상 하나 의자 하나 그 위에는 8비트짜리로 보이는 컴퓨터 한대가 놓여있다. 
내 여권을 보더니 '코레아' 라고 외친다. 물론 그 뒤의 질문은 언제나 북쪽? 남쪽? 이다. 
우리들은 당연히 북쪽 사람들은 여행을 못하니 이런 질문이 황당하게 느껴지겠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일인 모양이다. 
아침 새벽밥 먹고 출발해서 칠레에 들어서니 건조한 안데스 산맥 저 뒤쪽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칠레 북부 산페드로 아타카마...

국경을 넘으면서 만난 아일랜드 커플과 영국인 닐을 만났다. 
오랜만에 영어로 신나는 수다를 떨며 난 그들을 따라 나섰다. 딱히 가이드 북을 읽지도 않았고 정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함께 탄 택시에서는 YMCA가 지지직 소리와 함께 흥겹게 흘러 나오고 있었다. 
"라디오 듣고 있어? 이거 ...여기서 최신곡인 모양인데.."
우리는 다함께 율동을 따라하며 웃었다. 
산페드로 아타카마는 잘 정리되어 있었다 안데스의 가장 건조한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샤워할때의 수압은 좋았다 비록 따뜻한 물이 가끔 끊기는 대형참사가 벌어지기는 했지만..(밤이 되면 사무치도록 추웠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밤거리를 나섰다. 여기저기에서 호객행위가 이뤄진다. 한참 현금지급기를 수소문 하고 있었기에 그가 오자 마자 은행이 어디냐고 물었다. 친절히 설명을 하고 우리에게 여행 잘하라는 소리까지 한다. 
1분뒤 헐레벌떡 뛰어와...." 아차 깜빡 했는데 ...밥 먹을거면 여기로 와" 하며 전단지를 내민다. 호객행위를 하러 왔다가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 주고 본분을 까먹은 것이다. 친구들과 한참 웃었다. 
칠레북부로 온 이유는 볼리비아 우유니(소금사막) 으로 들어가는 투어를 참가하기 위해서 였다. 
다음날 소금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칵테일을 마시고 또 와인을 마시고 맥주를 마시고 완죤히 뻗어 버렸지만....산페드로는 따스하고 재미있는 곳이었다. 닐은 그곳에 남아 몇가지 투어를 하기로 했고 아일랜드 커플은 나와 다른 그룹이지만 같은 날 우유니로 가게 되었다. 여행은 참 재미있는 것이다. 혼자 여행을 떠나도 결코 혼자인 시간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친구를 만나고 현지인을 만나고 혹은 귀찮은 호객행위를 하는 친구들을 쉬임없이 뿌리치거나....
[청카바의 여행기] - 수심 700미터에서 물에 빠질 걱정없이 수영하는 법!

우유니의 추억 

볼리비아 입국장에서 난 깨달았어야 했다. 이곳은 ...뭔가 심상찮은 냄새가 났다. 
바람 냄새였다. 
하늘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웠다. 
투어 그룹의 맴버는 나쁘지 않았다 뉴질랜드 커플 스웨덴 출신 의사 이태리 출신 스키강사 콜롬비아 출신이지만 칠레에서 일하는 친구 그리고 나.....다국적인데다가 다들 영어가 유창했다. 나만 빼고 스페인어도 유창했다. 
첫날엔 정말 고생했다. 지금 생각해도 머리 아픈 기억밖에 안난다. 
유황이 세어 나오는 곳에서 햇볕을 쬐며 쪼그려 앉았다가 사정없이 불어 닥치는 강풍에 뒤로 벌러덩 넘어갈뻔 했다. 넘어갔으면 유황에 코박고 백군데 쯤에 화상을 입었을 지도 모르겠다. 온천도 가고 플라밍고가 지천으로 널린 호수도 구경했다. 바람냄새는 여전했다 
폭풍설사를 몇 차례 맞았지만 다행히 몸을 가릴 만한 바위들이 산재해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호텔....이름만 호텔이다. 간판도 없고 호텔같지도 않다. 옆방은 라마의 막사였으니까!
추웠다. 머리가 아파왔다. 친구가 만들어준 코카잎차(고산증세에 효과가 있다는 차)를 마시며 속을 진정시켜보았다. 
너무 추워 자기 전에 이불을 옆방에서 8개 정도 가져와 덮었다. 육중한 무게에 숨막혀 죽을 뻔 했지만 추운것 보다는 나았다. 
군대에 있을때 영하 15도정도는 되는거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폭풍설사를 하고 토를 했다. 
술 안마시고 토해보기는 처음이다. 해발 5000미터였다. 다음날은 그나마 고도가 하강을 해서 4100까지 내려갔다. 여전히 기력없이 폭풍설사로 고생을 하고 있었지만 옆에 있는 친구들 덕에 기력은 없어도 웃을 힘은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소금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우유니에 입성했다. 
좋았다.....그림같았다.......신이났다.....
친구들과 재미있는 컨셉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고 축구도 했다. 미친짓이었다. 아직 해발 4100 정도 였고 로컬보이들도 픽픽 쓰러져 대고 있었다.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래도 땀을 흘리니 조금 사람이 된 느낌이다. 
투어를 마치고 우유니 시내에서 광장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그간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뉴질랜드 커플과 콜롬비아 친구는 칠레로 다시 돌아가고 스웨덴 친구와 이태리 친구는 바로 라파즈로 올라간다. 난 이곳에 하루 머물작정이었다. 
몸도 피곤했고 옆동네 포토시 ,수크레도 보고싶었다. 
계속.....볼리비아 그리고 페루 에콰도르 베네수웰라 브라질.......
여행이 준 선물 '인연'

짧게 정리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시간은 없다. 
아직도 여행중이기 때문이다. 난 이 냄새가 좋다. 내 몸에서 땀 냄새 말고 다른 이상한 냄새가 난다. 바로 이 냄새 ...그 냄새가 좋다. 바람 냄새 같기도 하고 ....갈매기 겨드랑이 냄새 같기도 하고....여행을 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이 말을 하면 친구 없다고 맨날 놀려대는 아내가 웃겠지만....어쨌든 많이 만났다. 서로 신나게 수다를 떨기도 했고 마음이 안 맞아 제발 다시 안 만났으면 하는 자식들도 만났다. 남미 여행이 거의 끝을 보아간다. 모레는 상파울루로 간다. 비행기를 탈거다. 여행은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난 지금 조금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이 글을 적고 며칠뒤면 난 동유럽 어딘가를 발에 물집이 잡히고 빨래감을 잔뜩 짊어지고서 헤매고 있을 것이다. 오늘 저녁은 그 동안 남미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내야 겠다. 
   아마존을 보트로 5일동안 건너면서 옆에서 저에게 항상 웃음을 주던 브라질 최고의 미녀
                                  '아만다 양'손가락 보이시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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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이벤트 마감하오며 남미여행을 마치고 내일은 독일로 고고싱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