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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지구는 미국 문화에 침공 당하는 중!

내 쳣 해외 배낭여행은 군대를 제대한 2001년도 였다. 
올해가 2010년도 니까. 강산도 변한다는10년이 지난셈이다. 
20대 초반에 시작해서 이제 30대 초반이 되었다. 
보는 눈도 많이 바뀐것이 사실이고 여행을 하는 방법도 많이 바뀐게 사실이다. 
그리고 진정한 사실은 여행자들의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첫 여행지는 호주 였다. 그때 당시의 한국은 인터넷 카페 동호회가 한참이었다. 카페에 가입을 하고 그곳에서 궁금한 비자와 여행 방법에 대해 문의를 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종종 비행기 타는법을 문의하기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짖궂게도 답변에는 신발을 벗고 타셔야 합니다. 신발 주머니 없으니 미리 준비하시고요 라는 댓글에 한참 배꼽을 잡기도 했고 그러했던 카페는 지금은 가입자만 십만명에 가까운 커다란 카페가 되었다. 
각종 수기 동영상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기도 하고 각국 여행국들의 비자 상황이나 현지 상황을 실시간 댓글로 적히기도 한다. 그만큼 여행자들이 늘어났다. 세계 어디에도 한국인이 커다란 배낭을 매고 활보중이다. 

첫 배낭여행을 할때 배낭에 들어있는 물건은 몇가지 옷가지와 필름카메라 그리고 십수통의 필름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수십통의 필름통을 사진관에 가져가 뽑을때의 기대와 설레임이란....돈이 없어 뽑지 못해 몇달간 방안에 처박힌 필름통도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배낭이 무겁다. 카메라도 DSLR에다가 랩탑도 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터넷이 되는 나라가 사실 많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인터넷 카페며 무선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이 없다. 남미와 유럽을 여행하면서 오히려 한국보다 와이파이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거의 모든 배낭여행자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제공되고 인터넷은 필수다. 게다가 아이폰이 나오면서 집과 연락하는것은 더욱 더 쉬워졌다 
이점은 편리하지만 엽서를 쓸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고 낭만과 자유는 더욱 설자리를 잃고 말았다. 여행은 자고로 자유로움이 기본 아니던가!


2000년도 초반에 대학생 유럽 배낭여행 열풍이 거셌다. 대학생이었던 난 첫 여행지로 호주를 선택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대부분 선진국 중심의 배낭여행이 열풍이었다. 그때 당시에 '오지' 라고 불리웠던 곳들은 한비야의 여행기에만 존재하는듯 했다. 
몇년이 지나고 인도를 여행하고 파키스탄을 여행했다. 여행동호회에서 오지탐험이 한참 인기가 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점점 이런 오지는 없어지는 모양이다. 남들이 말하던 오지를 여행하니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오히려 유럽을 여행하면서 한국인을 더 못 본듯하다. 내가 성수기가 아닌 비성수기를 선호하는 이유중에 하나다. 


여행을 하면서 참 많은 국적의 친구들을 만났다. 대부분이 유럽친구들이고 아시아 친구들은 일본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중국 친구들이 많이 보인다. 홍콩이나 마카오가 대부분이지만 이제 중국도 배낭여행의 대열에 합류할 날이 머지 않았다. 이기심이지만 중국친구들이 몰려 온다고 생각하니 벌써 북적북적 해지는 느낌이다.이미 내노라 하는 관광지에는 중국인들을 아주 쉽게 볼수 있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비자와 여권도 구분하지 못했던 나였는데 지금 여권에 찍힌 입국 스템프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여행을 처음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도 한국 여권으로 여행하기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유럽도 호주도 무비자 협정국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더욱 간편해졌다. 무비자 협정국이 훨씬 다양해 졌기 때문이다. 까다롭던 미국도 무비자가 되었고 따지고 보면 남 북미 아메리카 대륙에서 비자가 필요한 나라는 볼리비아 및 몇 개국 되지 않는다. 
그 반면 호주나 미국인들은 남미를 갈때 아직도 입국비로 100불을 지불해야 하고 터키 등 우리나라와는 무비자 협정국에도 비자를 돈 주고 사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국 여권으로 여행하는 것은 어떤 나라의 여권보다 출입국이 자유로운 편이다. 이 말에는 상단한 책임감을 동반한다. 한국인은 어디를 가도 신사란 소리를 듣지만 '어글리 코리안' 은 어디든 존재한다.

가끔 십년전의 여행을 떠올리고는 한다. 자동 필름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하던시절 필름에 햇볕이 들어가 온통 까만색으로 변한 사진들도 있었지만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뽑아 한장 한장 넘겨보며 추억을 곱씹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그냥 지워버려지는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편리하게 여행을 하고 추억을 폴더에 간직한다. 가끔 이런 편리함들로 인해  아련한 추억이 없어진 것만 같아 아쉽기도 하다. 

관광지도 변했다. 현지인들은 기를 쓰고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려고 안달을 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거만하게 돈을 뿌려가며 현지인들을 하인 부리듯이 한다. 여행의 의미들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듯한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아직 많은 곳들이 현지인의 인심과 순수함이 묻어나기에 오늘도 발걸음을 옮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스탄불을 여행하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든다. 십년 전에는 과연 이곳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내가 너무 늦게 여행을 온 것일까? 
십년 뒤에도 갈라타 다리에서 터키인들은 낚시를 하고 있을 것이고  관광객들에게 호객행위를 할것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꾸 아쉽다. 이곳에 있는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이 ...이러다 모두 미국 문화가 지구의 문화가 되어버리는것은 아닐까 하고 무서워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미국 문화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에서 본 '어메리칸 정식'이라는 식당의 간판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정식은 햄버거와 콜라였다. 

볼리비아 수크레에서 전통시장 식당에서 라마 고기 정식을 먹으면서 매일 콜라를 바라봤습니다. 
'도대체 이곳 사람들은 왜 코카콜라를 약처럼 마셔대는 거야?'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여행지에서 가장 슬픈 일은 '아메리칸 정식'을 먹는 일이다.- 청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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