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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코알라부터 양털깍기까지 ..엄청난 호주 동물원!

호주를 호젓하게 여행을 하다 보면 참....심심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에너지가 너무 넘쳐나는 것인지 ...아니면 ...호주가 워낙 여유로워서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그냥 세월가는대로 하늘의 뜬구름을 잔디밭에 누워 이렇게 저렇게 상상을 하고 있으면 참 시간이 빨리도 지나간다.
한국에서는 잔디밭에 누울일도 (잔디밭 출입금지)별로 없고 지나가는 사람보며 반나절 내내 사람구경할 일도 많이 없어서 일까? 어쨌든 호주 여행을 하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동물들에게 정말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발산하곤 했다.
이번 호주 퍼스 여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동안 열광하고 열망했던 고래 보기는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고...
퍼스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부스스 잠옷바람으로 이를 닦고 있는데 ...
"청카바 ...오늘 뭐 가족들하고 계획해 놓은것 있어?"
"어버버어버 없는데요...."
"그럼 동물원 가자!"
"고래도 보고 캥거루도 에뮤도 다 봤는데..."
"ㅋㅋㅋ 엄청난 동물원이 하나 있다구..."
엄청난게 뭘까? 하며 이를 닦으며 내내 생각했는데 ...
엄청난 동물원?
사람이 많아서 차도 두대가 움직여야 했다.
우선 처형네 아이들 3 한명은 유치원에 가서 불참 내 조카 2에 누나 그리고 나 트래시...
동물원은 처형네 집에서 30분 남짓 되는 거리에 있었다. 표지 간판도 제대로 없어서 조그만 사설 동물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
막상 들어가보니 웬만한 동물원 보다 훨씬 크다.
그날 이벤트들도 다양해서 시간대 별로 나눠서 보기로 했다.
우선 ...햇살이 좋다.
그럼 잔디밭에서 뒹굴뒹굴하면서 광합성을 ...아니 일광욕을 좀 해주고 ....
처조카들도 조카들도 신났는지....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동물은 호주에서 질릴데로 본덕에 별 호기심 없이 발길 닿는데로 처형과 조카들을 따라 지난번 마가렛리버 사진들을 보면서 걷고 있는데 ....
"ㅋㅋㅋ 코알라다...오늘의 주인공이라구..."
"뭐...코알라?"
눈이 번쩍인다. ...호주에 살면서 코알라를 보는 일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심지어 동물원에 가도 한두 마리 밖에 없을뿐더러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잠만 자는 코알라들은 진짜인지 인형인지 헷갈릴정도였다.
눈앞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바로 눈앞에 10마리쯤 되어 보이는 코알라가 유칼립툽스를 뜯으며 무표정하게 ..우리를 반긴다...질겅질겅 나뭇잎을 씹으며...'니네 ..왔냐?'하는 표정...
이미 내가 올것을 알고 있었던냥...내 휘둥그레진 눈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서 휙하고 나를 보더니 다시 나뭇잎을 질겅질겅..
심지어 우리가 들어와 탄성을 지르며 시끄럽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사이에 끼어 잠을 청하는 코알라도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보고도 진짠지 가짜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없었다.
하루중 20시간 이상을 잠만 잔다는 코알라의 습성을 이야기 하며 우리에게 만져보라고 한다.
"만져봐도 돼요? "
"그럼요?"
"돈내야되는거 아냐?"
"ㅋㅋㅋ 손등으로 가볍게 만지셔야 돼요!"

사실 코알라를 안고 돈내고 사진찍는 곳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친구들은 동물원에서 봤던 냄새나는 코알라는 아니었다.
전에 시드니 타우롱가 동물원에서 본 코알라 사육장은 냄새가 어찌나 심하던지...
조카들도 난리가 났다. 서로 가까이서 사진을 찍겠다면서..
그렇게 난리가 났는데도...잠만자는 코알라...그리고 눈만 꿈벅거리며 유칼리툽스잎을 질겅질겅 씹어대는 코알라...
참.......귀엽다...아쉬움을 뒤로 하고 ....안녕 하고 손을 흔드니 ..역시....졸고 있고 ..눈만 꿈뻑할 뿐이다.
배 불러터진 캥거루들....
새도 많고 도마뱀도 많고 ......뱀도 있고 ....없는게 없는 동물원이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시설이었지만...오밀조밀하니 없는거 없이 ...말이다.
내가 이제까지 여행하면서 본 동물들은 절반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동물들을 모아다가 놓은 곳이었다.
그중에 캥거루 사육관은 정말 크게 조성해놔서 몇 백마리 쯤 되는 캥거루들이 한데 모여 놀고 있었다. 우리도 그곳에 들어가니 캥거루는 우리를 봤는지 어쨌는지 한가로이 그늘밑에 앉아서 "또 니들이냐?"라는 귀찮은 표정으로 반겼다.
이제 3살이 된 제임스가 제일 신났다. 쌍둥이인 루비는 캥거루가 다가오자 울음을 터트리는데 ..남자인 제임스는 캥거루 꼬리를 잡고 당기느라 여념이 없다.
처음엔 캥거루들도 조그마한 제임스를 만만하게 봤다가 꼬리를 잡아 당기는 제임스를 피해다니는 눈치다.
희한하게도 하얀 캥거루가 많이 보이는데 ...
"알비노(탈색)가 아닐까?"
"그래...근데 이렇게 많아?"

어쨌든 동물원의 캥거루들은 하나같이 힘이 없어 보였다. 너무 많이 먹었거나 ...아님...지루하거나...
그나마 먹이통 주변의 캥거루들만은 조금 힘이 있어 보인다.
몇개 먹이를 집어다 주니 순식간에 몰려든다.
사진을찍으려고 멀찌감치 나와서 보니 ..진짜 거대한 쥐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카들도 다윈에서는 그렇게 보기 힘든 캥거루가 지천으로 널려있으니 신기한지 연방 먹이를 줘본다. 여전히 루비는 캥거루가 무서워 엄마 품을 떠나지 못하고 .....
언제나 즐거운 이벤트...

동물원에 가면 항상 이벤트를 먼저 확인한다.
제일 평범한 이벤트는 동물을 안고 사진을 찍거나 훈련된 새 공연이다.
새 공연은 그동안 질릴대로 봐온터라 내심 다른걸 기대 했는데 ...어린이 공연으로 웜벳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벤트다...
조카들도 신나서 돼지처럼 디룩디룩 살이찐 웜벳을 만지고 함께 사진을 찍겠다고 난리다.
내가 실제로 야생에서 본 웜벳은 조금더 날씬하고 귀여웠는데 ...마치 멧돼지 처럼 생겼다.
어쨌든 조카들은 귀엽다고 난리다.
한참 잔디밭에서 광합성을 하며 뒹굴다가.....
"서방님 점심먹자"
"오예 오예"

따사로운 햇살에 넓은 잔디가 있고 여기저기에서 동물 소리가 들리는 동물원에 있으니....'만사가 귀찮아'라는 기분이 된다.
오후에는 또다른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양털깍기..'
장인어른이 양농장을 하고 있어서 별 기대를 크게 안하고 갔는데....
가는길에 몇군데 들른 동물원 농장에는 평소 집에서 흔하게 기르는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었다.
토끼도 있고 ..염소도 ..양도...그리고 ..기니피그까지....
기니피그로 생일케잌을 만든 벨라는 기니피그의 냄새에 코를 막는다...
ㅋㅋㅋ 역시 ..동물들은 똥냄새가나....
소를 키우며 자랐던 나는 희한하게도 초식동물의 똥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양털깍기..쇼는 꽤 볼만했다.
동물원에서 하는것 치고 진짜배기 였던 것이다.
실제로 몇십마리의 양중 한마리를 골라서 양털을 싹하고 깍았고 ...양 몰이를 하는 개들도 덩달아 매서운 눈으로 양을 한쪽으로 몰아넣는데 성공한다.
양치기는 진짜 말을 타고서 양들을 진두지휘했고 몇명의 어린이들을 선발해서 새끼양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이벤트까지....
참 알짜배기 동물원이었다.
그동안 호주 관광책자에 나온 것들을 하루에 죄다 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오는길에는 아침에 들렀던 코알라 사육실에 한번 더 들렀다.

마치 처음온 사람들 마냥...다시 사진 찍고 털도 만져보고 ...여튼...정말 귀여운 녀석들이다.....
정말 집에 간다고 손을 흔드니....코알라는 역시 눈만 꿈뻑 할뿐이다....
코알라 세마리를 동시에 ...사진으로 보니 진짜인지 가짜인지...ㅋㅋㅋ
제가 타즈매니아에서 본 웜벳은 분명 조금 날씬한 놈이었는데 ...ㅋㅋㅋ
루비는 잔디밭에서 뒹굴거리며 광합성하는걸 무지 좋아합니다...ㅋㅋㅋ 저처럼...
동물원에서 젖먹는 캥거루 발견....ㅋㅋㅋ 주머니에 꼭꼭 숨겨놨드라구요!
알비노(탈색)일까요? 아니면 종자가 원래 그런가..여튼..제임스는 툭하면 캥거루 꼬리를 잡아 당겨 나중에는 캥거루가 도망가더군요..ㅋㅋㅋ
양 눈에서 레이저가 여튼...이랬던 놈이...요래 됩니다.....아래

ㅋㅋㅋㅋ 고작 10분만에..헐거벗겨졌군요...ㅋㅋㅋ
아주 아주 코알라는 잔뜩 웅크리고 있네요...ㅋㅋㅋ 떨어질거 같으면서 안떨어지데요..ㅋㅋ
마지막 사진....'나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집 레그돌 고양이 입니다.
날씨가 추운 (?)퍼스에서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다윈에서는 매일 더위에 헉헉대고 있습니다만...요즘 일이 너무 바빠서 매일 글을 올리지 못한점..백배 사죄하야 마땅하나....날씨도 덥고 ...일도 바쁘고....손가락도 조금 아프고는 핑계고...아무튼..조만간 뭔가 마음정리를 하야...새로운(?) 청카바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사와요! 그래도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열분들께...감솨의 큰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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