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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이 조카들의 조기 유학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영어공부!

 조카들의 학교 입학허가서는 이미 한국에 있는 유학원을 통해서 받아 왔으나 호주 현지 학교에 직접가서 등록을 해야했다.
그날 해야 할 일을 조금 뒤로 미루고 누나,조카들과 함께 방학한 학교 행정실에서 확인을 했다.
역시나 서류처리가 늦은 호주에서 벌써 통보를 해주었을리가 없다. 여기 저기에 전화를 걸고 난리가 났다.
입학허가서를 들이밀고서 등록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주소를 적고 이름을 적고 전 학교를 적고 언어능력이...어느정도....블라블라....
잠시 행정실 직원과 교복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이 와서 학교수업에 관해서 잠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여자 교장선생님은 10분간 얼굴에 미소를 띠우면서 제트기 만큼 빠른 속도로 불라불라 학교에 대해서 설명도 자랑도 하고 있었다.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보더니 영어는 얼만큼 할수 있는지 묻거나 얼마나 알아듣는지 확인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저 생글 생글 웃던 그들이 돌연 어색한 웃음에 표정이 굳어버렸다.
교장선생님이 묻는 말에 대답을 대신 해주고 궁금한 교복이나 학용품에 대해 되묻고 행정실에 신상명세를 등록하고서 집으로 돌아오는길에서 조카들은 말이 없었다.
이제 현실이 된것이다.
그동안 영어를 공부하면서도 여행온 기분으로 긴장을 풀고 있었는데 학교가서 등록을 하고 교장선생님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하나도 못하고 온터라 그들의 얼굴은 흙색이 되었다.
"열심히 하면 될거야 너무 걱정들마"
"정말 열심히만 하면 되긴될까?"
"음......해봐야지....!"
내 여행은 이제 고작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에게 최대한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영어를 가르쳐 줄 작정이었고.
그날 오후부터 공부하란 소리를 하지 않아도 영어책을 들고 나와 공부를 시작하더니 마침내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Y양은 그램머 인 유즈에서 모르는 것 들을 따로 표시해 내게 물어왔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에서는 서슴없이 묻고 수많은 질문들을 양산해 냈다.
그녀의 영어에  보완부분은 관계대명사 부분과 단어 부분이었다. 단어를 모르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의 활용법이 절실했다. Right가 갖고 있는 몇가지의 뜻들이 내 입에서 중얼거려지고 그녀는 받아적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S양은 속도가 더뎠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차이일지 모르지만 우선 영어를 제대로 읽을줄도 몰랐기에 그녀를 잡고 반나절 이상을 뜻도 모를 영어를 읽히고 읽혔다.
큰누나의 대부분의 시간도 S양의 영어 기초 익히기에 투자되어졌다.
그런데 문제점은 다른데에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공부하는 습관이었는데 S양은 어느 정도 할당량을 주면 그것을 채우고 마무리 할려는 의지와 그동안 그렇게 해왔는데 S양은 그저 공부하는 척 하는 것이었다.
가르쳐주고 가르쳐주었는데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조카앞에서 마침내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엄마도 없이 고모와 삼촌에 의지해 홀로 온건 기특하지만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괘씸했다. 그때 당시는
10살짜리 꼬맹이에게 공부하는 목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내 자신도 우스웠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놀아라 실컷 놀다가 영어 조금 배우고 가는것도 나쁘지 않지뭐"
순간 S양은 닭똥같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열심히 하겠다며 소매로 눈물을 훔친다.
'에고 ....내가 너무했나 그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그렇게 나와 트래시는 2주간의 타즈매니아 여행을 떠났다. 우리가 없는 2주동안 그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난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내준 할당량을 채우고 그들의 영어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
To be continued.....


트래시는 틈만나면 조카들과 피자나 쿠키를 만들었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신나는 시간일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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