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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이 조카들의 조기 유학기

영어 레벨 테스트 하기


조카들이 도착하고 3일째 되던날 한명씩 불러서 레벨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우선 집에는 4명의 한국인과 1명의 호주인뿐인지라 영어를 거의 안쓰게 되기 때문에 우선 어느정도 말이라도 알아먹기 전까지는 내가 가르칠 요량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다윈은 일년내내 대부분이 30도 이상에 태반을 35도 를 훌쩍 넘기는 아열대 기후다. 그리고 호주답지 않은 그 후덥지근함은 마치 태국의 것을 닮아있었다.
어쨌든 뒷마당 테이블로 y양을 먼저 불러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랴 한국에서 엄마가 영어학원보내랴 영어책 사주랴 돈 투자 많이 했담서?"
"에이 친구들에 비하면 공부 한것도 아니야"
"그랴 그럼 어느정도는 알것이니까. 삼촌이 말하는 한국어를 영어로 적어봐봐"
그렇게 해서 몇가지 예문을 적게 했습니다.
생각보다 y양의 영어는 겁이 없었습니다. 그냥 막 적더군요
i eat apple to my friend 나는 친구랑 함께 사과를 먹었다. 이정도의 수준이더군요
어쨌든 열개가 넘는 문장을 다 이런식으로 적었습니다.
말은 아직 잘 안되지만 문장 만드는 능력은 어느정도 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듣기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구요
두번째 타자는 s양이었습니다.
집에서 과외까지 했다는 s양은 형의 딸로서 아주 명랑 쾌활한 성격의 조카입죠
"집에서 과외도 했다믄서 ? 엄마가 신경 많이 써줬네"
"응 선생님이 다윈 엄청 덥다고 했는데 정말 엄청 덥네"
"그랴 덥지 s양은 아침인사부터 저녁인사까지 할줄 알어?"
대답은 황당스럽게도 "굳 모닝인가?"
라는 애매모호한 대답이 들려왔다.
그래 아직 영어로 말하는게 익숙치 않으니까 그럴수도 있겠지 하고 넘어갔다.
당연히 알겠지 하고 s양에게
"알파벳은 당연히 쓸수 있것지만 한번 써봐볼래?"
3학년답게 삐뚤삐뚤하니 알파벳을 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그만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알파벳의 절반이 대문자와 소문자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부르는 영어단어 굳모닝과 굳에프터눈은 아예 쓸줄조차 몰랐다.
"워메 s 양은 선생님한테 뭐를 배웠당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퍼져 흘렀다.
다음은 우리 누나가 들어왔다. 그녀는 한국나이 41세 만 40세의 평범한 아줌마였다.
간단히 조카들의 실정을 이야기 했다. 그래도 자기딸은 잘한다고 하니 좋은 모양이다.
"그랴 누나는 다 알것지만 그래도 조금만 테스트를 한번 해볼랑게 Do동사하고 Be동사하고 차이점은?"
"그거슨....블라블라.......아니감!"
"그랴 잘했어 그럼 예를 한번 들어봐봐........."
"?"
그랬다. 말은 실제로 안터지는 것이다.
사실 3일동안 있으면서 그들은 트래시가 하는 말의 대부분을 눈 똥그랗게 뜨고 응? 응? 하고 반문하는게 다였다.
그들의 실력은 진작에 알았지만 이정도로 심각할줄이야 .......
어쨌든 조카들의 얼굴은 해맑았다. 하지만 내 얼굴엔 수심이 가득차고 있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어떡해서든지 모르는걸 영어로 물어보게끔은 만들어 놓아야만 했다.
다윈에는 esl 학원 따위는 존재 하지도 않았다. 내가 캐나다에서 테솔을 공부한 이유는 아마도 이 기회를 위한듯 싶었다.
to be continued..........

위사진은 호주 다윈 민딜비치에 선셋 구경하고 김밥먹고서 불꽃놀이
아래사진은 캥거루 보러간 공원에서 아침 일찍 산책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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