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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짧은 생각

외국에서 월드컵을 혼자보는 기분....

해외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고국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걸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은 아니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생각 이상으로 대단한 것이어서 '난 못해' 하는 사람들도 다들 적응 잘 해서 산다. 그런 해외생활중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기대이상의 무엇인가를 얻기도 한다.
지난 캐나다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를 비롯한 한국의 금메달 및 메달 선전은 더운 호주에서 사는 나에게 시원한 청량제 같은 시원함을 가져다 주었다. ...
"트래시 봤지...저거야 ...저게 한국의 저력이라구 ...."
"ㅎㅎㅎ 서방님 또 금메달이야...부럽다."

여름나라인 호주가 동계올림픽에서 선전을 하지 못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어쨌든 호주를 상대로 하는 것도 아닌 전 세계인들과 겨루어 당당하게 시상대에 올라있는 한국선수들을 보면 어깨가 으쓱해지고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리면 .........................뭉클한다.

오늘은 아르헨티나와 경기가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전 와이프랑 티비앞에 앉아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배꼽이 빠져라 깔깔대고 있으니....
"서방님 ...요즘 블로그에 빠져 사느라 함께 티브이 보는것도 낭만적이야~!"
"허거덕...조금있다 또 블로그 할건데....미안"

또 몇번의 핀잔을 듣고 눈치를 보며 티브이 채널을 돌렸다.
축구의 ㅊ의 머리위의 점하나만치도 관심이 없는 와이프.....
호주에서 축구의 위치는 우리나라의 핸드볼의 관심 정도다.
월드컵에 갔으니 뉴스에 틀어주는 정도 게다가 얼마전에 4대 0으로 독일에게 깨진뒤로 미약한 월드컵 열기에 찬물까지 끼얹져 버렸다.
오늘 만난 친구는 아침 인사를 내게 건내며...
"어제 한국 축구 브라질이랑 잘하던데."
"응 잘하드라...근데 그건 북한인데..."
"뭐 둘다 월드컵 나간거야...?"
"어쩌다 보니 그러네....ㅎㅎ"

이제 응원을 막 시작하려는데 골이 터져버렸다.
"서방님 응원 열심히 해 호주꼴 나지 말고 나는 잘거야"
"ㅋㅋㅋ 잘자! 대~한~민~국"

멜번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전화기 너머로 응원이 울려퍼진다. 단체 응원을 하는 소리가 나의 신경을 흥분시킨다.
"형 아르헨티나 음청 잘하네...."
"후반되면 몸 풀리고 나면 우리도 좀 할거야...."

한참 동안 침묵..(친구 경기에 집중) 난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응원을 듣고 있었다 그 응원만 듣고 있어도 재미었다.
불쌍한 내신세.....
전반이 끝나기 전에 만회골이 나왔다. 다행이다.
후반에 조금 추격하는거 같더니 순식간에 4대 1이 되어버렸다.
메시......메시.....무서운 놈이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은 원래 쫄티인건지 몸들이 좋은건지 유난히 상체들이 돋보였다.
호주 해설자들도 후반에 호주와 독일 경기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위한 멘트를 한다.
"한국은 한골 더 넣어서 4대 2를 만들수 있는데....."
그리고 내내...메시의 단독 돌파가 이어졌다.
"메시...메시...아직도 메시가 볼을 갖고 .....메시..."
정말 무서운 놈이었다. 공을 발에다 줄로 묵어놨나 싶을 정도로 .....볼과 혼연일체....
끝내 경기는 그대로 마감이 되어 버렸다. 끝나기 바로전에 마라도나의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마라도나에게 아름다운 날이네요"라는 찬사의 맨트가 흘러나온다.

오늘 축구경기를 응원하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생각이 났다.
'그때 외국 여행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정말.....억울했겠다. ..특히 일본에 있었던 사람들..."
당시 일본에 있던 친구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은 월드컵을 한 나라고 일본은 월드컵을 유치한 나라" 라는 말이 생각난다.
우리는 그때 진정 월드컵을 즐겼기에...
감독의 경기전 메시지처럼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지금의 월드컵이 평생 잊을수 없을만큼 짜릿한 순간 순간 들일테니까 말이다.

대한민국....가자...16강으로 화이팅....호주 다윈에서 홀로 쓸쓸히 대~한~민~국...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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