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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데이트 산책 코스란.....


"서방님 데이트 하자"
"뭔 데이트야 ...날도 추운데 ..."
"청계천 가자구 ...."
"다녀왔는데 ...또 가?"

그렇게해서 봄바람 살랑 살랑 불어댄다는 춘삼월에 이상 기온의 꽃샘추위로  잠바 자크 목까지 걸어 채우고 주머니에 두손 주머니에넣고서 청계천에 마실을 나갔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청계천은 몇번 가보지 않았던 터라 잘 알지도 못했고....데이트 코스로 각광을 받는다고 했지만...뭐 델구 갈 여자가 있었어야지....
전에 친구들이랑 종로에서 술 마시다가 한번 우연히 길 헤매다 간적이 있었고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 와서 청계천을 약간 300미터 정도 산책을 해준적은 있었지만.....그게 다였다.
청계천이 없었을때는 어디서 데이트를 ...
청계천의 상류에는 저녁에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날도 꽤 추웠는데 ...
" 되게 신기하네 ...청계천이 없었을때는 어디에서 데이트를 했을까?"
트래시도 이내 궁금했는지 청계천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물어보고 놀란다.
"전에 이곳에 고가도로가 지나갔었다고?"
"ㅋㅋ 응 그랬지 ...이곳은 시장이었고 ..."

어쨌든 지금은 멋진 데이트 코스일뿐이지만.....
길을 따라 걷고 있으니 여기저기 커플들이 으스러져라 서로 포옹을 헤대면서 걸어간다.
"서방님 우리도 저렇게 걸을까?"
"야! 왜 저렇게 옆으로 게처럼 걷고 싶냐?"

내가 그 모양새를 흉내내자 마구 웃는다.
"알잖아 니 남편 공공장소에서 손도 안잡는거 ...ㅋㅋㅋ"
사실 우리는 호주에서도 손을 잡 안잡는다....
왜?
더.워.서...
두 얼굴의 청계천.....
슬슬 날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주변에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물바닥에서부터 불빛이 비쳐지기도 하고 레이져 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참 저런거 보면 한국사람들 머리좋아 그치? 서방님."
"저런거 말고도 한국 사람들 머리 좋은거 많은데 .....ㅋㅋ"

앞에 세워져 있는 하르방을 보더니 반가워 한다....
'짜식.....제주도 한번 다녀왔다고 ....'
반가워 하는김에 사진도 찍었다. 날이 추워서인지 ...슬.그.머.니....내 팔짱을 끼는 트래시를 보며 ....
"야 춥다. 니 콧물 나왔다....그만 돌아가자..."
"안돼 나 할거 있어 ...."
"뭐 할라고 ...?"
"있다 보면 알아...."

하류로 내려가니 근처에 사는 사람들인지 조깅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기 시작했다.
주위를 보니 데이트 하는 연인들은 언제부터 모습을 전....혀 볼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한시간째...청계천을 따라....걸어가고 있었기에 ....
도대체 뭣 때문에 ....
"트래시 ...나 .....춥.고......배.고.파..."
"잠깐만 기달려봐...다온거 같아"
"뭐 저기 호박 마차 탈라고 온거야?"

신데렐라 호박마차가 사진찍으라고 세워져 있었다. 주변이 휑하니 조금 을씨년 스럽기 까지 했다.
거의 청계천 끄트머리까지 오게된 이유는 다름아닌 사랑의 열쇠를 달려고 온것이었다.
큰언니 론다가 청계천을 산책하다가 발견하고서 트래시에게 귀뜸을 해준것이다.
트래시는 미리 하트 박혀진 열쇠까지 준비했고....
남산타워에 걸린 수많은 열쇠들을 보고 따라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왕여기까지 온거 몇장 사진을 더 찍어보기로 했다.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고 .....
누가 데이트 코스로 청계천을 가자고 할때 종로쪽에 있는 청계천 조금 걷다가 피맛골 가서 막걸리나 마시지 청계천 끝.까.지 걸어와서 열쇠 달고 가겠나? 싶어서...
참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청계천 차암...길었어....' 라는 생각이 든다.
그날 오후 ...트래시와 나는 미션을 완성했다.
춥....고.....배고픈 데이트 산책이었다. 거의 5키로를 걸었다.
"서방님 호텔로 돌아갈래? 걸어서?"
"ㅋㅋㅋ 막내누나한테 전화했어 ...화곡동으로 간다고 ..거기서 자고 오자"

지하철을 타니 훈풍이 온몸을 녹여준다. ......

"서방님...엉덩이가 따뜻해 ..."

"봐....한국사람들 머리 좋다고 했잖아..."


이때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죠! 청계천을 걸으며 마음껏 데이트를 즐겨주리라 하고 .....오른손 불끈 주먹쥐고 왼손바닥에 팡하고 때리며 자신만만 했었는데 ....
제주도에서 공수해온 하르방을 보고 ...
"코만지면 아들 낳는다는데 ...."
'귀만지면?"
"글쎄 ...그건 듣도 보도 ......ㅋㅋㅋ "
우리는 아들이건 딸이건 상관않겠지만 하르방과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잡을때는 코밖에 없드만..

해가 뉘엿뉘엿 저가는 청계천 ...아름답지요? 보고싶으시다구요..저런 모습....그러면 최소한 종로에서 3키로는 걸으셔야 합니다...ㅋㅋㅋㅋ 세상에 쉬운게 없어요...공짜는 없어요....ㅋㅋㅋ
사실 저곳을 낮에 간다고 생각했더니 ...참 더 삭막했지 싶습니다. 사진기 타이머 해놓고 ..."얼렁 브이 그려 브이" ...청계천 하류.......
드디어 목적을 달성했군요......보이시죠 ...제 입꼬리가 다 안올라갑니다...입이 얼어서 ..트래시 코 끝 보이시지요...ㅋㅋㅋ
지하철 타고서 금새 ....해맑음 모드로 돌아옴....ㅋㅋㅋㅋ
환승할때마다 마이쮸든 카라멜이든 사고 보는 트래시 ...ㅋㅋㅋㅋ 밀크카라멜...초등학교때...이모부가 사다주신 '종합 과자 선물셋트'에서 먹어보고 못먹어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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