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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여행의 자유로운 영혼으로 충만된 기분!




독일 프랑크 프루트에서 비행기가 폭설로 연착되는 바람에  남아공에 이틀 늦게 입국을 하게 됐다. 
폭설로 인해 공항이 업무정지를 하게 되었을때 여행자가 할수 있는 일이란 옆에 있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 정도 뿐이었다. 취미이자 특기이긴 하지만...
할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 표를 받자 마자 전철을 타고 시내로 나가 시내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추운 날씨에는 배가 불러야 덜 춥다는 아주 과학적인 생각이 들어 고기와 감자를 마구 퍼 담았다.그곳이 독일이라서 참 다행이다. 영국이었다면 피시앤 칩스밖에 먹을게 없지 않은가! 
여행이 막바지 였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읽을 거리가 마구 필요해서 공항서점에서 책을 두권 샀다. 
언제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빌브라이슨의 책을 한권 골랐고 영문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한권 샀다. 비행기는 또 다시 한 시간이 연착이 되었다.비행기를 기다리는 내내 두 책을 번갈아 가면서 읽었다.생각해 보니 그날 하루는 거의 웃지 않았다.살면서 가장 괴로운 날은 한번도 웃을 일이 없는 그런 날일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했던 반면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10시간 가까이는 거의 시체 상태로 잠만 잤다. 옆에 앉은 독일 부부는 옆에서 내내 책을 봤다. 
독일인 들은 아마도 웃는 방법을 모르거나 웃는 것이 수치스러운 일인 것처럼 생각되나 보다. 
당췌 웃는 일도 재미있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옆에 앉은 부부도 비행 내내 한번도 웃지 않았다. 

케이프타운 공항에 도착하니 거짓말 처럼 아름다운 날씨가 창문 밖으로 펼쳐져 있었다. 
푸른 하늘 간간히 떠있는 뭉게구름 
여권에 도장을 받고서 있는 유로를 랜드로 환전했다.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기전에 여행자 정보센터에서 지도를 한장 얻어 뒷 주머니에 챙겼다. 
콜라 하나와 육포를 하나 샀다. 

아프리카라고는 생각도 할수 없을 정도로 시내는 정돈 되어 있었고 길거리는 반짝반짝 윤이 났다.
셔틀버스가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테이블 마운틴의 비경이 펼쳐졌다. 
푸른잔디 ....청명한 하늘 ...살랑대는 봄바람....천국이 따로 없다. 
시내에서 호스텔로 가는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를 잡아준 버스회사 직원은 내게 40랜드 이상은 지불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도착하자 마자 투어프로그램을 살펴봤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연 사파리 투어였다.꼭 사자녀석을 보고 말거라는 집념!
가격은 후덜덜 할정도 비쌌다. 국립공원 입장료만 150유로를 훌쩍 넘었다. 
시내 몇군데 정보센터를 들러서 가격을 비교해 봤지만 방법이 보이질 않았다. 가난이 죄다. 미친척 하고 카드를 긁어버릴까 생각하던 차에...옆에 서있던 유럽인은 내게 차 렌트가 가장 쌀거라는 조언을 해준다. 

날씨는 아드레날린을 120프로 발산할 정도로 좋았다. 
정보센터에서 오토바이 렌탈 브로셔를 하나 들고 나왔다. 
스쿠터를 빌렸다. 어디로든 그냥 바람을 가르고 싶었다. 
나의 여행은 거의 막바지였다. 10일 뒤면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스쿠터로 80km정도 떨어진 케이프포인트까지 가서 반대로 돌아오기로 했다.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는 눈부신 날이었다. 
절벽아래로 펼쳐진 대서양 그리고 남극해가 만나는 케이프 포인트에서의 비경 ...
아프리카의 와일드함은 전혀 없었지만 나의 무지를 바닥에 떨어진 접시처럼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했다. 케이프타운은 그 정도로 아름다웠다. 

시간이 아주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어제 떠났어야 했지만 버스 좌석을 구하지 못해 오늘 저녁에 이동을 하기로 했다. 
사파리 투어를 하지 못한 것이다. 
사파리 투어를 간단히 하고 다시 요하네스버그로 가서 호주행 비행기를 타야만 한다. 
이번 여행에서 남아공을 넣은 것은 순전히 내 욕심이었다. 
아프리카의 냄새라도 맡고 싶었기 때문에 집으로 가는 도중에 어거지로 집어 넣은 것이다. 
알고 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트럭을 한대 사서 짚차를 한대 빌려서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 할수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난 집으로 돌아간다. 
충분했다. 내 영혼은 자유로 가득차 넘쳐 흐르고 내 사진기의  메모리는 여행 사진들로 가득 찼다. 
일기장에는 만난 사람들 여행지에서의 생각들로 지저분하게 낙서가 되어 있고 조악한 일기장에는 여행지에서의 냄새가 고스란히 베어있다. 

아프리카는 나의 꿈의 대륙이었다. 언제나 꿈을 꾼다. 새로운 여행지를 ...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여행을 마치고 당분간은 배낭을 옷장에 처박아 놓고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 언젠가 다시 처박혀 곰팡슬어 냄새나는 배낭을 꺼내어 체코에서 산 나침반을 집어넣고 꾸깃해진 세계지도를 다시 펼칠 것이라는 것을 .........
스쿠터 ......조그만 녀석이 힘이 좋아서 마지막을 아주 신나게 장식했습니다. 
청카바의 생명인 단추 하나가 떨어져 버렸습니다 버릴까 한참 고민하다가 끝내 이 더운 다윈까지...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퍼스까지 아내가 만삭의 몸으로 마중을 나와 있어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황송하였으며 처가식구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먹었는데 참 민망했습니다. 한국에 계신 엄니도 한마디 하더군요! '뭣이 고로코롬 좋카니 결혼도 한놈이 혼자 싸돌아 댕기냐?'
당분간 여행기도 정리하고 못쓴 블로깅도 하면서 반성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

물개 보러 가는 길인데 추워서 헬멧 쓰고 배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더군요....식당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모두 쳐다봅니다. 오토바이 없이 헬멧만 쓰고 다녀서 그랬나 봅니다. ㅋㅋㅋㅋ개인적으로 독수리 오형제 중에 민이를 닮게 나온 이 사진 마음에 듭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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