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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의 기술

국적을 부여하는 새로운 방법...

내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주변사람들은 부러운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곤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여행만 해서 어떻게 제대로 된 인생을 살래?"라는 비아냥을 듣는것도 다반사였지만...처음에는 나도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어서 설득을 해보려고 했지만 비난은 비난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역시 인생의 재미는 다양함이 원천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인생의 주인공은 역시 '나' 니까 말이다.


여름이면 난 바다에 혼자 나가서 수영을 하곤했다. 누구에게 배워본적도 없었지만 난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수영을 곧잘했다. 겨울이면 가을걷이가 끝난 논두렁에서 풀뿌리나 씹어대면서 연을 날리곤 했고. 그렇게 난 고등학교때까지 혼자 놀았다. 그런 막내가 부모님의 눈에는 조금 안쓰러웠을까?
수영을 하고 오면 엄니는 항상...
"오메 ..고러고 수영을 마니 댕기믄...xx이 쪼그라 드는디...!"
"그짓말 하지 마랑께 ..맨날 댕겨도 그대로고만..."

난 실제로 질리게 수영을 해댔다. 어느 여름은 혼자 비오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넘실대는 파도에 겁을 먹고 다시는 수영을 안하겠다고 다짐까지 했는데도 ....

고등학교 2학년 어느날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온 열몇권의 책 중에 여행기가 한권 있었다.
제목이 가물가물해서 맞을지 모르겠지만...."10만원으로 전국일주하기" 였나...
젊은 대학생 형들이 출판사에서 준 10만원으로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여행하는 내용이었다.
난 아직도 그책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운명이었을까? 그해 여름 자전거 여행을 꿈꿨다.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뭐 이래저래 방학 자율학습을 빼먹긴 했지만 그해 자전거 여행은 이래저래 몇가지 핑계들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 자전거 여행은 대학교 1학년 첫 여름방학때 했으니 밀린숙제는 한셈이다.

군대를 제대하고서 조금더 다른 여행에 목말라 했다.
비행기...해외.....여권......배낭여행...젊음...20대 초반...장거리 버스...

여행은 그때까지 내가 격어보지 못한 새로운 충격들이었다.
대부분의 유럽여행자들과 일본인 여행자 그리고 한국 여행자들이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내게 커다란 쇼크였다. 말 그대로 지구촌이었던 것이다.
내가 촌에서 태어나 자라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난 그만큼 커다란 세계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흥미로운 말을 발견했다. 알랭드 보통의 책은 대부분 흥미롭지만....플로베르라는 사람이 국적을 부쳐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출생지나 선조를 따지지 말고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장소를 따지자는 것이다.
또한 그는 나에게 조국은 내가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즉 내가 꿈을 꾸게 해주는 나라이고 나를 기분좋게 해주는 나라입니다라고 말을 했다.

내가 어릴때 생각했던 자유와 일맥상통하는 글이다.
내가 태어난 나라는 내가 선택을 할순 없지만 내가 살 나라는 내가 선택할수 있지 않을까? 라던 젊은이의 생각....그런데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니....
그래서 내가 아마 그렇게 여러나라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을테다.
물질적인 여유도 문제 였지만 역시 다른 나라에서 일을 해본다는 것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내가 20대때 했던 캐나다,일본,호주,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되짚어 보면 난 조금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리기도 했지만 ....어려서 가능했고 또 그래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만났던 친구들 가끔 그때 당시에 쓴 글들을 보면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일기가 많긴 하지만 ....
그때 그냥 여행으로 갔더라면 난 지금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그냥 이상주의자가 되고 말았을까?
분명 또다른 나 자신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겠지만 그때의 워홀 경험들이 있어서 세상에 부딪치는 일이 만만해 보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워킹홀리데이에서 난 실제로 많은걸 배웠다.
아직 닥치지 않은 현실의 많은 가능성을 미리 걱정하지도 않았고 나 자신의 능력에 대해 많은걸 깨닫고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새로운 곳에서 발에 땀이 나도록 혹은 여행에 땀이 나도록 헤매는 청춘들에게 묻고 싶다.
"재미있게 놀고있니?" 라고. 그리고 플로베르가 말한  꿈을 꾸게 해주는 나라나 기분좋게 해주는 장소를 찾았는지 묻고 싶다.

일이든 공부든 여행이든 역시 '재미있는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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