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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바쁜 일상에 찌든 한국인 염장을 지르는 외국인의 한마디!

어제 와이프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이야기가 나왔다.
"서방님! 한국의 추운 날씨가 그리워!"
"ㅋㅋ 하긴 다윈은 일년 내내 더우니...뭐 다른거 그리운건 없어?"
"마이쮸가 먹고 싶었는데 소포가 와서 다행이야!"

와이프가 한국에서 지하철을 탈때마다 지하철 역 편의점에서 사먹던 마이쮸와 한국과자들을 며칠전에 누나가 소포로 보내줬기 때문이다.

택시 그리고 꽃한송이

여기 호주에서는 여간해서 택시 탈일이 없다.
저녁에 나가서 술을 먹는일도 많이 없고 혹여 먹더라도 한시간쯤 되는 거리는 그냥 걸어와 버리는 청카바의 무대포 정신!
그런 트래시가 한국의 택시를 그리워 하는 일은 당연한 결과였다.
"서방님 한국 택시는 왜 그렇게 싼거야?"
"글쎄 ..아마도 공급이 많다보니 ...경쟁 때문에?"
"어쨌든 믿을수 없을 만큼 싸고 차도 좋고!"

트래시는 호주에 살면서 현대나 기아차를 별로 신용하지 않았었다.
제주도에서 렌트해서 탄 소나타 엔에프에 홀딱 반한 덕에 한국에서 여러가지 차종의 택시를 타며 어찌나 신나하던지
콘도에서 본 기아의 소울을 보면서
"오오...디자인 좋은데 ..이름이 소울이야"
"ㅋㅋㅋ 신차인 모양인데 ..저걸로 빌릴걸 그랬나봐.."
"그러게 ..귀여운데 ..."

요즘 호주에는 신차로 나와 한참 광고중이다. 광고 볼때마다
 "오오 ...소울소울...귀여워" 이러고 있다.

그렇게 저녁즈음에 서울 종로한복판에서 호텔로 걸어가면서 꽃집을 발견했다.
"서방님 결혼했다고 꽃도 안사주고 그러면 안돼? 알았지?"
눈치가 굼벵이 백미터 달리기 보다 느린 나도 꽃집 앞 지나가면서 뜬금없이 그러는것은 '꽃사달라는 소리' 라는건 안다.
그래서 들어갔다. 장미 백송이하고 안개꽃 조금하고 그렇게 사줬다고 했다면 .......오해다.
거베라 한송이를 사줬다. 1000원
"서방님 나 1000원어치 사랑하는 거야?"
"1000달러라고 생각해!"
"ㅋㅋㅋ"
트래시는 한국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싼 택시와 싼 꽃 .....그리고 결코 싸지않은 택시의 품격...그리고 나의 1000달러어치의 사랑...ㅋㅋㅋ
정말 한국적이지 않은 던킨 도너츠의 베이글.....
한국에서 매일 밥을 먹을수는 없었다.
입도 짧고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인 트래시에게 매일 한식을 권할순 없었다.
한번은 인사동에가서 베이글 찾다가 혼난적이 있다. 도대체 베이글을 찾을데에서 찾아야지....한국식당 하나 없는 호주 다윈에서 떡볶이 찾는 격이었다.
하루에 한번은 꼭 던킨 도너츠를 들렀다. 배가 고파서 혹은 미리 대비해서 ....
형형색색의 도너츠들을 제치고 트래시에게 낙점되것은 바로 크림치즈 베이글이었다.
호주사람들이 빵을 좋아하지만 던킨도너츠와 크리스피는 그리 흔한 가게들이 아니었다. 물론 시내에 나가면 있긴 하지만...
" 또 한국 뭐가 그리워?"
"음....크림치즈 베이글....맛있었는데 ..."
"ㅋㅋㅋ 그건 한국꺼 아닌데 ..."
"뭐 어때 어쨌든 한국에서 먹은건데 ..."

 한국에서 돌아와 얼마 되지 않았을때 보라색 양배추를 사온 트래시
"뭔 보라색 양배추야?"
"오늘 서방님한테 한국음식 해줄라구"
"응? 뭔 한국음식에 보라색 양배추가?"

사연인즉.....외국인 사돈 오신다고 했을때 걱정이 태산이셨던 우리 엄니는 ...나름 서양음식을 생각해 내셨다.
그것은 다름아닌 샐러드...
하.지.만..칠순이 다 되신 엄니가 샐러드가 뭔지 아실리가 있나?
그래 사라다 만드는 방법을 알리가 없다.

물어 물어 만들긴 만드신 모양이다. 이제 50줄에 들어선 당숙모에게 ...당숙모는 우리동네에서 아직도 새댁이다. 큰놈은 벌써 군대도 제대했다는데 ....
어쨌든 보라색 양배추를 어디서 사셨는지 모르지만 칼로 잘게 썰어 땅콩가루를 뿌리고 그 위에다 마요네즈를 뿌린것!
그게 상에 올라왔는데 호주식구들의 반응은....
"오 이거 맛있는데 ...한국 샐러드야?"
"ㅋㅋㅋ 뭐 그런셈이죠!"

라고 얼버무렸다. 나름 우리 엄니가 준비한 계획은 들어맞은셈이다.
그렇게 졸지에 보라색 양배추 샐러드는 한국 음식이 되어버렸다. 아차! 호주에서 만든 트래시의 샐러드는 왠지 모르게 엄니가 만든 촌스러운 샐러드의 맛이 나서 눈물이 날뻔 할 정도였다.

한국인들의 바쁜 일상이 부럽고 바쁜 시간들이 그리워!
호주에서의 생활은 말그대로 ...."늦은 봄날의 햇볕에 흙담에 기대 광합성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나른하다.

바쁠것도 없고 심각할것도 없다.
트래시는 군대에 아침 7시에 출근하고 3시쯤에 돌아온다.
난 말그대로 사업을 한다는 명목하에 내맘대로 출근에 내맘대로 퇴근이다. 가끔은 출근하러 가는길에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그대로 퇴근한 적도 있다.
"서방님 한국 사람들은 바쁘게 보여도 굉장히 활기차 보여!"
"뭐가 활기차냐? 바쁘니까 빨리 걸어서 그리 보이는 거지! 나도 회사 댕길때는 그랬어.빨리 출근할라고!"

트래시는 한국의 바쁜 일상이 인상깊었던 모양이다.
바쁜 도로들 .....바쁜 일상들.....그리고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과 가게들....네온사인이 번쩍거리는 한국의 밤거리들이 그립단다. 내 블로그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청카바님은 좋겠어요...정말 여유있게 사시는 것 같아요!"인데 ....사실 여유가 있는것은 아니다.  게으를뿐.....근데 우낀건 여유있게 심지어 나보다 게으르게 사는 호주인들도 자기들이 바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는 정말 극과 극의 답을 가져온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한국사람들이 들으면 염장 지르는 소리라고 하겠지만....따분한 일상을 사는 호주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런 바쁜 일상이 재미있어 보인다니....
어쩌면 바쁜 일상을 사는 것이 따분한 일상을 사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가끔 일도 없고 할일도 없을때면 ....정말 한국에서 살때가 그리울때가 있으니 말이다.
다만......하늘한번 쳐다볼 여유가 없었던 회사를 다니던 그때보다는 조금더 여유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
와이프가 그립다고 한것 중에 하나인 휴게소.....한국휴게소는 정말 "휘바 휘바" ....
보라색 양배추 보이시나요? ㅋㅋㅋ 맛이 어떠냐구요?그 촌스러운 맛....어떻게 설명을 해드려야 할지.....전 촌놈이라 그런지 그 촌스러운 맛에 눈물 흘릴뻔 했다니깐요! 아마 양배추 샐러드에 엄니의 손맛이 들어가서 ..그런듯.
호텔에서 본 서소문 고가도로네요....홍콩갈때 비행기에서 영화를 봤는데 저희가 머물렀던 호텔이 나오드라구요 거 왜 임창정 나오고 ...맞다 '청담보살'의 남자보살의 집으로 ....야경이 죽여주는 곳이였죠!우리가 볼땐 참 바쁘고 삭막해 보이는게 외국인들 눈에는 활기차 보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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