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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여행의 기본적인 묘미


파키스탄에서 중국을 넘어오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상상을 불허할정도의 장관이었다.

나의 여행에서 꾀죄죄한 모습이 오히려 이순간 이장면과 함께 캡쳐가 되어서는 안될 그 무엇 같았다.

그렇게 중국 국경을  넘어서 난 중국 최서북단의 오아시스 도시 카슈카르에 도착했다. 파키스탄에 비하면 도로정비가 꽤나 잘 되어 있었고 호수에 그대로 비추어지는 산봉우리들은 나의 혼탁한 마음을 싹 하고 씻어줄 만한 장관이었다.

2년만에 도착한 색만빈관은 2년전의 공사를 말끔히 하고 새단장한모습으로 내게 다가 왔다.

그리고 오랜만에 커피다운 커피를 마시며 호사를 부리고 거기다 맥주까지 한잔하니 어느새 사치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옆 테이블 여행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서로의 여행담 그리고 살아온 길 다들 짧은 인생이라면 짧았을것이다

나만 봐도 꽤나 여행을 한 행색이지만 알고보면 20년이라는 세월을 학교라는 사회적인 제도의 틀에 갖혀 있었으며 의무라는 이름의 한국의 군대생활 그리고 다시 선택한 대학생활에서 다시금 멀어져 지금의 이길에서 이들을 만난 것이니까.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여행에 있었다.

사실 우리의 여행은 우리가 바보라고 부르는 사회의 일벌레들이 만들어준 공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사이에서 기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결국 여행은 지금 마시는 맥주처럼 나른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여행의 종점에 서본사람이라면 다들 그리 생각할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여행은 그만하고 편안한 집에서 두다리 펴고 살고 싶다고 말할것이다.

집이 최고라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는 또다시 얼마 되지 않아서 배낭을 맬것이라는것을 알고 있다.

술마신 다음날 머리가 깨지려고 할즈음 해장국으로 해장하면서 항상이런 생각들을 하지않은가.

다시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날밤에 바로 친구들과 다시 달릴것이다.

여행처럼 술처럼 그렇게 흥청망청 대는 세상을 살아온 날들이었다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냥 지나가는 세월에 몸을 맞겼을뿐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뭔가 끊임없이 생각해 내고 있다.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에 사소한 안락함따위는 과감히 버릴 용의가 누구라도 있었다.

그렇게 카슈카르에서의 다짐은 나를 또 다시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