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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제주도로 신혼여행간 외국인의 사연!


"서방님 우리 신혼여행은 어디로가?"
"뭐 신혼여행? 한국가는게 신혼여행이지!"
"아니 그거 말고 ...로맨틱한거..."
"흐이익....로맨틱..."

순간 손가락이 오그라 들었다. 그냥 한국가는 비행기표만 끊어놨는데 ....
사실 신혼여행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시간이 남으면 일본도 가볼 생각이었고 시골집에도 편안하게 머물다 올 요량이었는데 .....
그.래.서.....
"오이 트래시 신혼여행 결정했어 !"
"뭐 로맨틱한거로?"
"응 제주도 신혼여행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지"
"그래?"

아마도 요즘 한국인에게 제주도로 신혼여행가자고 했다면 아마 실망의 쓰나미가 몰려왔을테지만.....난 어렸을때부터 신혼여행만은 제주도로 점지해 놨었다.
왜? 아마도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본 신혼부부들이 부러워서였을까?
아무래도 말통하는데가 최고지!ㅋㅋㅋ난 정말 이기적이다.

신혼여행준비....
트래시는 신이 났다.
한국에 와서 며칠 일본에 가는 식구들에게
"우리는 제주도로 신혼여행가는데 ....ㅋㅋㅋ 부럽니?"
"아니 우리는 일본가는데 뭐"
"제주도는 신혼여행의 성지래 ...마치 하와이처럼.."
"뭐..? 정말?"
그 대화를 들으면서 난 '날씨가 좋기를 ' 하고 기도할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이쁜 제주도도 흐린날씨에는 맥을 못추더라는 4년전의 경험으로 .....
신혼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국내 내놓으라 하는 굴지의 여행사에 들러서 웃돈 100만원 얹어주고 비행기와 특급호텔을 구했다고 하면 시뻘건 떡복이 궁물같은 거짓말이고
인터넷에 들어가 할인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끊으면서 나도 깜짝놀랐다. 성인 두명 왕복 12만원 아무리 3월이라 비성수기일 지언정....ㅋㅋㅋ 대박이다.
그리고 문제는 호텔이었는데 .....순간 제주도로 스쿠바를 자주 가시는 큰매형이 떠올랐다.
"매형 제주도 아는 호텔이나 콘도 있어요?"
"어! 피닉스 파크 직원할인 되고 서귀포 칼호텔 매니저랑 좀 알쥐"
"ㅋㅋㅋ 대박 예약잡아주세요"
"차는?"
"가서 공항에서 빌리죠 뭐! 비싼가요?"
"아니 요즘같은 비성수기는 하루 5만원이면 될거야 ..잘 깍어봐"

그리고 제주도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토끼야! 결혼식 오지마! 결혼식 끝나고 내가 제주도로 갈테니까!"
초 울트라 캡숑 핑크빛 로맨틱 제주도 신혼여행
결혼식 다음날 서둘러서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날씨가 흐릿하다.
아직 3월의 꽃샘추위에 심징어 며칠전에는 눈까지 내리지 않았던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몇군데 편의점에 들러 보고싶은 책을 몇권골랐다.
"서방님 나도 책 사도돼?"
"뭔책?'
"요거"

ㅋㅋㅋ 한글 단계별로 공부하는 책이다. 어린이용책 가격이 이리 비싼줄 처음 알았다. 단계별로 4단계까지 사줬더니
"아유....뿌듯해 서방님 이거봐 스티커도 있어!"
"ㅋㅋㅋㅋ '참 잘했어요'스티커"

비행기를 타려고 탑승수속을 하고 있는데 도처에 몰려있는 고등학생들...
"서방님 제주도 신혼여행 성지라더니 왠 고등학생이"
"음...글쎄 그게 말이지.'땀삐질' 시대가 좋아져서 이제 고등학생 수학여행으로 ...그래도 아직 신혼여행도 많이가"
"서방님도 제주도 가봤어?"
"응 사실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배타고 왕복 ㅋㅋㅋ 대학교 4학년때 오토바이로 "
"호오...그럼 이번에 잘 안내할수 있겠네 ..ㅋㅋㅋ"

그렇게 제주항공에 몸을 실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함박눈으로 변할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는데 ....더구나 3월 말
남들이 보면 로맨틱하다고 하겠지만 ...트래시의 소원은 벚꽃을 보는 것이란 말이닷!
드디어 제주도 ...
자리에 앉아서 사온 책을 펼쳐봤다. 그냥 몇줄 훑어보면서 오랜만에 한국책의 속독(?)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을 하니 순식간에 김포공항은 눈보라에 자취를 감췄다 .
기내에서는 서비스가 한참이다.
사탕도 나눠주고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고 ....
"서방님 한국 비행기는 이런거 다하는거야?"
"ㅋㅋㅋㅋ 서비스는 한국 비행기의 기본 정신"

별 이야기도 할새 없이 기내에서 곧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허거덕 서방님 벌써 온거야?"
"응 넌 지금 한국 최 북단에서 남단까지 가로지른거야 ...ㅋㅋ"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다윈에서 처가 퍼스까지 가는데만 비행기로 4시간 걸리는데....
입국장을 빠져 나오니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는 누나가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살고싶어 몇달전에 내려왔다고 한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다. 거의 대학교 4학년때 함께 제주도 여행을 하고 처음 보는 셈인가 보다.
밖에나가니 여기저기 렌트하는곳이 눈에 띈다. 처음 보이는 곳에 가서 렌트를 했다.
하루 5만원 ....소나타 NF
트래시의 눈이 또한번 휘둥그레진다. 렌트하는데 절차고 뭐고 그냥 싸인하나 하는거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싼가격에 그리고 삐까뻔쩍한 차에 또한번 눈이 휘둥그레 진다.
친구와는 저녁에 식사를 하기로 하고서 우리는 숙소를 향했다. 예약된 피닉스 파크를 네비게이션에 누르고 엑셀을 밟았다.

벛꽃을 너무 보고 싶어한 외국인 여인네

퍼스에서 살때였다. 구독을 하지 않아도 지방신문들은 정크메일(광고성 메일)과 함께 우체통에 꽂아진다. 
어느 봄날..(한국의 봄날)이었다.
"서방님 이거 봐봐 ...이거 정말 유명해?"
"이게 뭐야? 체리 블로섬! 아하! 진해 군항제구나!"
"응 유명해 여기도 유명하고 제주도도 유명하고!"
"아 이거 보고싶다. 눈이 오는거 같다는데 ...얼마나 로맨틱할까?"

가족들도 다 한번 읽어보더니 너무 보고 싶단다.
심지어 결혼식을 잡았을때도 "벚꽃이 피냐 안피냐"가 가장 중요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벛꽃이 피는 4월과 5월은 성수기중에 최고의 성수기라 우리처럼 치고빠지는 아웃복서 스타일의 결혼식과는 맞지 않았다. 심지어 예약이 1년전에 되어 있다는 누나의 말에 ....
"야 그럼 중간에 깨지면 어떻게 되냐?ㅋㅋㅋㅋ"
그래서 3월 20일날로 결혼식 날을 잡은 것이다. 결혼날짜는 나랑 트래시가 잡았다. 앞뒤 안재고 달력보고 트래시 휴가 잡기 편한날짜로 ...
어쨌든 ...한국에서 벛꽃이 제일 빨리 핀다는 제주도 그래서 벛꽃이 피어있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
빌어먹을 늦 꽃샘추위가 벛꽃의 주둥이를 꽁꽁 묶어두고 있었다. 몇송이 보이긴 하는데 ....
참 사람의 마음이란 ...흐드러지게 내리는 함박눈을 보면서 3월말에 이런 함박눈을 본다는건 정말 행운이야라고 생각하다가 벛꽃을 생각하니 젠장 3월말에 왠 눈인가 하는 비난으로 바뀌였다.
"서방님 벛꽃 볼수 있는거야?"
"글쎄 ....날씨가 좋으면 조금 볼수 있지 않을까?"

도착한 섭지코지 퓌닉스 파크
숙소에 도착해서 열쇠를 받고 간단하게 장을 봤다.
오랜만에 우동이 땡겨서 우동도 좀 사고 .....깻잎도 좀 사고 .....
퓌닉스 파크의 시설은 기가 막혔는데 ....왜그리 휑하던지 ...트래시가 깜짝 놀란다.
"사람이 왜이렇게 없어 서방님"
'응? 내가 전세낸다고 다 빼라 그랬어ㅋㅋㅋ"

우선 짐을 내려놓고서 본관건물 구경을 갔다. 이미 해가 져버려서 산책은 나중에 하고 우선 트래시가 신기해하는 노래방에 먼저 가기로 했다.
전에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트래시랑 '가라오케'를 하는 펍에 함께 간적이 있다.
트래시는 노래를 못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창하며 신나하는 모습이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여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할까? 라고 하는것은 나만의 생각이고 ...객관적으로 정말 '가관'혹은 '땡깡'으로 불릴정도였던 것이다. 그 펍에는 구경하는 사람만 몇십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행히 피닉스 파크의 노래방은 내가 전세(?)를 내버린덕에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다.
그리고 ....노래들을 찾고 눌렀다.
나의 트로트 매들리부터......우리 광석이형 서른즈음에 ....조용필의 단발머리까지...불러주고 나니 트래시의 차례가 되었다.
참 알수 없다.
저렇게 노래를 못하는데 무슨 연유로 저렇게 당당히 부를수 있는 것일까하고 말이다.
"트래시 너 노래 못하는거 알아?"
"아니 몰랐는데 ...잘하는거 아냐?"
"ㅋㅋㅋㅋ 에이 왜그래 ?"
"재밌잖아!"

ㅋㅋㅋㅋ 그래 노래 재미있게 부르면 되지 ...가수 될것도 아닌데 ....난 트래시의 그런면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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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씨....벛꽃 보러가는데...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참 꽃샘추위란...옆에서 트래시는...
"와 서방님 눈오는거봐~ ㅋㅋㅋ 완전 신나!"
완전 열창하고 있는 '유부남 열창가요'
도대체 하도 움직여대서 노래방에서 찍힌 제대로된 사진이 없음을 양해바람!
본관로비에 진열된 테디베어와 함께 로맨틱한 한때....ㅋㅋㅋ 쓰고 있는 비니를 호텔에다 놔두고 왔는데 전화가 왔다. 어떻게 가져다 드릴까 하고 말이다. 누나네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는데 ...집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해 있다. ...
"언제봐도 한국의 서비스는 울트라 캡숑짱이야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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