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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청카바

할머니가된 엄니와의 유쾌한 대화... 나에게는 영원한 엄니일것 같았는데 벌써 9명의 손자 손녀가 있는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내 나이는 먹는줄 모르고 엄니가 자꾸 연세를 드시는 것 같아서 가끔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엄니는 내 나이가 징그럽지 않을까? 6남매중의 막내에다가 형이 하나 있다. "아들 혼자믄 외로웅께 한개를 더낳지! 근디 호주로 가불어서 ..." 우리 엄니표...아니 대한민국 엄니표의 "붙들어 사서 걱정" 은 참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면서도 웃음보를 자극한다. 에들레이드로 이사를 오고 나서 엄니께 전화를 했다. 그전날 전화 상태가 안좋았는지 아부지만 스무번 정도를 외치고 포기했다. 다음날은 엄니께서 전화를 받는다. "오메...막둥이냐?" "응! 인자 한국 날씨 많이 풀렸능가?" "오메....일본은 지진이 나서 난리 .. 더보기
이런 저런 청카바의 요즘 이야기... 멜번에서 볼일을 다 보고 다시 에들레이드로 돌아왔다. 돌아왔다는 표현이 조금은 이상하지만... 퍼스에서 에들레이드를 거쳐 멜번을 갔었으니까...다시 돌아온게 맞는것 같지만.... 멜번을 떠나면서 멜번 시내 여행 포스팅을 할까 하다가 낚시를 가버리는 바람에 포기했다. 낚시를 가서 어마어마한 물고기를 잡았다고 하면 ..순전히 뻥이고 ...한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렇게 낚시가 안될줄이야...친구는 낚시 제대로 하려고 면허증까지 샀는데 ...일년에 26불이었다. "환불해달라고해..한마리도 못잡았다고...ㅋㅋㅋㅋ" 놀리면서도 내가 무안하다...눈먼 물고기가 한마리도 없을줄이야... 멜번에서 에들레이드까지는 700키로가 약간 넘는 거리다.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운 도로를 가로질렀다. 호주에서 살기전에 호주생각하면 항.. 더보기
주말에 와인향에 취한 기분도 괜찮더라... 멜번에서의 볼일이 거의 끝나고 친구와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이래저래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그랬던 거야... 친구는 호주에 온지 3년간 빡세게 일을 하고 오랜만에 주어진 휴가에 조금은 들뜨고 조금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했다. 그건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주체할수 없는 시간에 무엇을 할것인가를 연구했다기 보다는 무작정 나온 '와이너리' 에 들떠하지도 않고 그냥 느즈막한 토요일 아침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서 차 엑셀을 밟았다. 우리의 목적지는 어디라고 딱히 정해진 것도 없이 멜번지역에 유명한 와인산지인 야라벨리로 가기로 했다. '가다 보면 어딘가 괜찮은 곳이 있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하염없이 운전을 하고 친구는 선곡을 했다. 오랫만에 듣는 한국가요....친구는 요즘엔 '아이유' 가 대.. 더보기
국적을 부여하는 새로운 방법... 내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주변사람들은 부러운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곤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여행만 해서 어떻게 제대로 된 인생을 살래?"라는 비아냥을 듣는것도 다반사였지만...처음에는 나도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어서 설득을 해보려고 했지만 비난은 비난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역시 인생의 재미는 다양함이 원천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인생의 주인공은 역시 '나' 니까 말이다. 여름이면 난 바다에 혼자 나가서 수영을 하곤했다. 누구에게 배워본적도 없었지만 난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수영을 곧잘했다. 겨울이면 가을걷이가 끝난 논두렁에서 풀뿌리나 씹어대면서 연을 날리곤 했고. 그렇게 난 고등학교때까지 혼자 놀았다. 그런 막내가 부모님의 눈에는 조금 안쓰러웠을까? 수영을 하고 오면 엄니는 항상... "오.. 더보기
무 책임한 여행의 유혹! 내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주변사람들은 부러운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곤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여행만 해서 어떻게 제대로 된 인생을 살래?"라는 비아냥을 듣는것도 다반사였지만...처음에는 나도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어서 설득을 해보려고 했지만 비난은 비난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역시 인생의 재미는 다양함이 원천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인생의 주인공은 역시 '나' 니까 말이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각오를 다지게 마련이다. 어떤 이는 계획을 먼저 세우고 혼자서 상사의 눈치를 살금살금 살피며 속으로 끙끙대기도 하고 또 다른이는 여행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료들의 핀잔과 조롱을 감내해가며 도시락으로 생활을 연명하기도 한다. 내 눈에는 여행에 목말라 하는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쿨.. 더보기
가슴으로 사람을 기억하는 법! 가끔 오늘처럼 나른한 주말 오후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지루한 티비도 끄고 보고싶었던 영화의 엔딩자막이 올라갈때쯤에 말이다. 커피를 한잔 마실까 하다가 ..'아차 아까 마셨지' 라며 횡설수설할때 소파에 누워 군대 병장시절을 상기하곤 한다. 난 그때 만으로 20살이었고 세상물정이라곤 눈꼽만치도 몰랐다. 물론 그때는 내가 제일 똑똑한줄 알았다. 그때 만약......여행을 안했더라면....그때 만약 누구를 만났더라면.... 살아가면서 만약이란 단어를 떠올렸을때는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만약을 후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들이 있으니까! 지금 만약 내가 ......라고 상상이 가능하고 사실 실현이 가능한일도 있으니 말이다. 20대 초.. 더보기
외국인 아내가 보낸 '빵' 터지는 엽서!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분명 쉬운일이 아니다. 재미있을것 같다라는 추측으로 저의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문화의 차이와 개인의 성향차이까지...더구나 난 청정 환경농업군에서 태어나 자라서 근 20년간 그곳에서 자랐고 아내는 인구 3만정도 되는 조그만 호주 서남부에서 자랐다. 둘다 농업을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니 공감대가 형성되겠다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골사람들이 보수적이라는 점에서는 잘 한번 생각해보면 누구든 고개를 끄덕일테다. 나도 가끔은 보수적이고 아내도 가끔은 보수적이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자라온 자존심과 고집이 있는 것이다. 내가 영어를 배워 이곳에서 살고 있으니 아내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조금 편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한국에서 살았다면 그녀가 한국말을.. 더보기
외국인들은 반려동물의 생일을 어떻게 지낼까? 생일축하 합니다. Happy bitthday. 나에게 발렌타인 데이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도 있지만 우리 가족(아내 트래시, 아들 우종, 고양이 나비)에게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바로 우리집 귀염둥이 나비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뭔 고양이한테 생일이야? 맨날 빈둥대는 녀석한테!" 이렇게 말했다가 아내한테 혼쭐났다. 난 지금 멜번에 와있고 가족들은 처갓집에 있다. 이번 3월에 아내가 에들레이드로 전근을 받아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쯤 타즈매니아에서 전화가 왔다. "예약하신 레그돌 고양이가 태어났어요!" 아내는 고양이 입양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들떠 있었다. 고양이가 엄마품에서 젖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길 기다려 그해 5월에 8시간 넘는 비행을 거쳐 드디어 다윈에 도착했었다. 처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