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소원은 ㅇㅇ 입니다. 라고 빌어본적 있는가?
한국을 떠나면서 참 많은 소원을 빌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술한잔 마시며 푸념하면 딱 적당할 것 같은 나의 자질구레한 소원들 새해에는 제발 배에 초콜릿 복근 하나만 박아주세요!라는 정도의 소원들 …일생일대의 목표라고? 그럼 아래 나오는 모든 방법을 실험해 보기 바란다.
치킨 먹고 소원빌기
외국에서 배고프게 살던 시절 마트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사와 저녁을 떼우곤 했다. 프라이드의 아삭함도 양념구이의 매콤 달콤도 없지만 굶주린 영혼(?)에 기름기를 좌르륵 하고 발라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영양 만점 메뉴였다.
두다리를 뜯고 피부미용에 좋다는 두 날개를 처리하고 퍽퍽살을 두빵사이에 끼워넣고 내일 점심까지 만든 다음 나머지 살들을 발라먹으면 뼈만 남는다.
‘아 이게 …삼국지에 나오는 계륵인가?’ 하고 갈비뼈 살을 발라먹어 본다.
‘역시 먹을게 없구나…’
사람이 배가 부르면 여가(?)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닭뼈중에 엉치뼈를 보면 V자 모양의 뼈가 있다. 그게 바로 ‘위시본’ 이라고 불리는 뼈다. 새끼손가락 약속을 하듯이 한쪽씩 새끼손가락을 걸고서 소원을 먼저 빈다. 그리고 잡아당겨 길게 쪼개진 쪽을 갖는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아주 유치 짬뽕 스토리다. 유치하다고? 그러다 소원 이루어 지면 어떡할라구 ….(상대할 사람이 없을땐 혼자 왼손 오른손으로 잡아당겨 ’된다 안된다’도 해볼만 하다. 인생이 원래 고독한거 아닌가! 아니면 함께 닭 먹을 애인하나 생기게 해달라고 빌어보든가!)
민들레 홀씨되어….
크리스 마스 날 이제 학교 입학을 목전에 둔 7살난 조카와 함께 호수변을 걷고 있었다. 난 항상 산책을 할때 식구들 보다 앞서가는 편이다. 내 성격이 급한건지 아니면 호주 처가 식구들 성격이 느긋한것인지…..
앞서가는 나의 손을 잡아끄는 조카가 내게 꽃을 한송이 내민다.
민들레다.
호주 그것도 서호주는 세계 야생화의 80프로가 있을 정도로 봄이면 들판 전체가 야생화로 흐드러진다. 그중에 나처럼 성격급한 민들레 녀석들은 벌써 씨앗을 날릴 준비가 되어있다. 조카는 민들레 씨앗을 내 얼굴에 내밀며
“이거 불면서 소원을 빌어봐!”
“???”
“후….우…욱..”
“무슨 소원 빌었어?’
“비밀인데….배에 초콜릿 복근 좀 박아달라고…”
조카녀석은 다른 민들레 씨앗을 가져와 몇번째인지 모를 소원을 빈다. …
참 소원 빌기 참 쉽다. …이렇게 지천으로 널려있으니….그나저나 조카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나처럼 초콜릿 복근은 아닐테고 …먹는 초콜릿이었을라나….
별똥별의 추억….
별똥별이 떨어질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는 말 들어본적 있을 거다.
한국사람 뿐만 아니라 거의 세계 공통인 모양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야외에서 맥주를 마시다 우연히 본 별똥별을 보며 이구동성으로 ‘소원 빌었냐?’ 라고 묻는거 보면 ….
그럼 난 씩 하고 웃으면서 그들에게 ‘별똥별 소원의 진실’에 대해서 짐짓 진지한 얼굴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말이 있지….그래 어쩜 사실일지도 몰라…아니 아마 사실일거라고 생각해! 근데 …이제까지 빌어본 소원이 이루어 졌니? 아니 뭘 빌었나 생각이나 나니?”
“어라…그러고 보니 뭘 빌었나 생각도 안 나네…’
“그건 간절하지 않기 때문이야….별똥별 소원의 진실은 바로 그 간절함이지…뭐 간단한 방법이 있긴하지 …소원이 이루어지는…..”
“뭔데…”
“바로 별똥별이 사라지기 전에 같은 소원을 세번 빌어야 한다는 거야…”
“정말? 그래서 ….여태 소원이 안 이루어진 건가?”
맥주를 다 마시고 일어났는데도 몇몇은 별똥별을 기다린다면 자리를 못뜨고 있다. 글쎄 모르겠다. 그들의 소원이 안 이루어진 이유가 그 때문인지 아닌지는.
나중에는 달보고 정한수 떠놓고 소원 비는 법을 알려줘 봐야겠다.
어쨌든 간절함이 들어가면 소원이든 희망이든 꿈이든 안될게 없지 않을까!
왜 생각하는 데로 …바라는데로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은가!
수리수리 마수리…..아브라카 다브라…..까삐까삐름름….
혹시 모르니 유치하더라도 죄다 한번 실험해 보길 바란다. 손가락 추천 하면서 눈을 감고 삼초동안 바라는 소원이 이루어 지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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