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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몸무게 90키로에 박살난 고급자전거 (호주 타즈매니아 자전거 여행기)

퍼스부터 론체스톤까지 30여키로 구간은 히치하이크 구간...
Day 5 2009 12 23일 수요일

코나라========론체스톤=========== 웨스트뷰리 23도 맑고 쾌청한 날씨


느즈막히 7시쯤 눈을 떠서 멍하니 텐트안에서 슬리핑백을 감싸고 앉아 있다 오줌이 마려워 일어났다.
텐트밖은 꽤나 싸늘하게 찬 이슬로 흠뻑젖어 있었다. 일어나 지난밤 내내 잠을 방해한 차도를 향해 스트레칭을 하며 졸린 눈을 비벼 겨우 떴다.

오늘 갈곳은 지도로 계산하니 80키로 정도에 그리 부담스러운 거리도 아닌데다 커다란 오르막도 없었다.
우리 양순이의 몸상태는 어제 밤보다는 조금 더 부었지만 어제 아침과 비교해서는 조금 나아진듯 보였다.

아마도 감자의 효력이 아닐까 싶었다. 약혼자의 지고지순한 정성이 90프로 정도 되겠지만 에헴...
텐트를 접고 가방에다 내스타일 데로 마구 쑤셔넣고서  트래시가 만들어준 밀크쉐이크를 흔들어 마셨다.

몸은 어떠니? 어제보다 나은거 같니?

아마도 조금 나아진것 같은데 아직도 움직이면 아파 그리고 여기저기 부엇다구

perth에 점심때쯤 도착할수 있을것 같은데 …’

오예 오늘 점심은 아주 거대하게 하자구

야호

그리고 페달을 밟았다. 아직 엉덩이가 뻑쩍 지근 했지만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몸도 이제는 거의 자전거 여행에 적응 하고 있었다.

길은 평탄했고 언덕길도 그리 가파르지 않았고 도로는 말그대로 일자로 론체스톤을 향해 뚫려 있었다. 그냥 똑같은 지루한 풍경에 트럭과 차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었다.

커피마시자

오예 오예 난 케익

내 아나콘다가 꿈틀대고 있다.

“아후 드러워

주유소에 들러 커피와 케익을 먹었다. 담배를 끊으면서 니코틴대신 카페인이 가득찬 커피를 선택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자전거 페달을 밟노라면 담배따위는 생각도 나질 않았지만 

화장실에서 아나콘다 한마리 잡고 트레시와 함께 페달을 밟았다.

모든것이 너무 순조로웠다. 내몸은 아나콘다 한마리 푼 직후라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오늘 델로레인에 도착하면 계획한 스케줄대로 하루 약 50-60 키로만 달리고도 여유있게 타지메니아 완주가 가능할터였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아침이었다. 그리고 퍼스를 6키로미터 남겨두고 트레시가 쉬자는 사인을 보낸다.

그리고 내리면서 패달에 잠시 내체중을 실어서 태권도 뒤돌아차기 교본대로 다리를 높이 들어올려 물찬제비(?)처럼 착륙했다.

잠시 자전거가 기우뚱했다.

뒷바퀴가 조금 이상한듯 보였다. 그리고 바로 확인하며 난 경악했다.

자전거 뒷바퀴가 완전히 휘어져 버려서 굴러가지도 않게 생겨버린 것이다.
으아악!겨우 내 몸무게는 90키로그램이란 말이다.

야 담배 어딨냐? 으아아아아앙

무슨일이야 ? 엥 어찌된거야 이렇게 지금까지 탄거야?

지금 내릴때 잠깐 기우뚱했는데 그렇게 된것같아!아침에 아나콘다도 배출했는데?

어휴 골치 덩어리

어쨌든 우리는 조옷됐다.

다행인것은 다음 도시인 퍼스까지  6키로밖에 안남은것이었다. 뒷바퀴를 뒤집어놓고 손으로 펴보았지만 이미 휘어버린 휠을 다시 편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모든 짐을 트래시의 자전거에 실고서 난 뒷바퀴를 들고 앞바퀴로 굴려 이동하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고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퍼스에 자전거 샾이 없으면 30키로 이상 떨어진 론체스톤까지 가야할 상활이었다. 타즈매니아 일주는 이대로 물거품이 되는가 싶었다.

그렇게 거의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면서 1키로 정도를 앞으로 나아가다 트래시가 우선 전화로 퍼스에 자전거 샾이 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상쾌한 아침이 순식간에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에게는 날개조차 없었지만 우리는 거의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는 중이었다.

자전거를 아예 어깨위로 들어올려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순간 트럭 한대가 앞에 멀찌감치 서있다. 무슨 문제냐고 묻길래 뒤틀린 뒷바퀴를 보여주니 인상을 구기면서 한숨을 쉰다.

퍼스에 자전거 샾이 있을까 ?있으면 그곳에서 고치고 싶은데

퍼스는 자전거 샾이 없을거야 아주 작은 도시라구

오 노노노노 타즈메니아 자전거 일주 해야 하는데?

그럼 론체스톤에는 자전거 샾이 많이 있나요?

우선 내가 알기론 서너군데 있으니까 고칠수는 있을거예요

론체스톤 가는건가요?

자 자전거 실어요 뒤에다

우리를 도와준 그의 이름은 스캇이었고 조그만 동네의 초등학교의 정원사였다. 그날 론체스톤에 볼일이 있어 올라가는 중에 자전거를 들고 가는 나를 보도 손도 흔들지도 않은 우리를 위해 자발적으로 호의를 베푼것이었다.
론체스톤까지는 30여키로를 그렇게 그의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자전거로 올랐으면 턱이 숨까지 차고도 못올랐을 언덕을 금세 넘어 저전거 숍에 도착했다.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사례금을 지불하니 한사코 손사례를 쳐서 내 명함을 주며 다윈에 혹시 올기회가 있으면 꼭 연락을 달라고 했다.

자전거를 등에 메고서 자전거 숍에 들어갔다

고치러 온거니

뒤쪽으로 가봐

이거 고치는데 얼마 걸려

한시간이면 돼 간단하니까?

? 이거 빵구난게 아니라 뒷바퀴가…”

으엑 어떻게 된거야?

글쎄 난 90키로밖에 안될뿐이고 아침을 얼마 먹지도 않았다구

하하하하

잠시 뒤에서 바퀴사이즈를 체크하더니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못고친댄다 아마 며칠기다려야지 사이즈를 찾을수 있다는 대답이었다.

절망했다. 그가 가르쳐준 자전거 샾으로 이동하면서 이미 마음을 비웠다. 여행은 이렇게 끝나나 싶었으니까 !

그가 알려준 다음 자전거 샾에서는 내자전거를 확인하더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휠이 이렇게 휘나 하고 오히려 내게 묻는다.

90키로밖에 되지 않아

라는 궁색한 변명을 할뿐이고 트레시는 웃고 있을뿐이고

다행히 그샾에는 똑같은 사이즈의 휠이 있어서 1시간도 채 되지않아 휠을 교체하고 여행의 불씨는 꺼지기는 커녕 다시 원래 대로 돌아왔다. 주변 타겟마켓에서 트레시는 긴팔 하나를 사고 점심을 먹고 물을 카멜백에 채웠다.

점심을 먹으면서 다시 여행계획을 세웠다. 점심이 훨씬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델로레인가지 60키로밖에 되지 않으니 가보는 만큼 한번 가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론체스톤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벗어나야만 했다.

고속도로는 재미없고 심지어 생생 달리는 트럭때문에 조금은 위험하기까지 했지만 시간을 절약하는데는 최고의 지름길이었다.

이미 몇시간을 버린 우리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오늘만 고생하면 내일 부터는 스케줄데로움직이면 별 무리 없이 일주가 가능할 것이고 조금 여유까지 생기기 때문이었다.

더웠다. 그리고 트럭이 생생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일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었다. 신경을 잔뜩 곤두세워야 되는 일이었으므로

델로레인이 16키로 남겨둔 웨스트 뷰리에서 우리는 하루를 묶기로 했다.

캐라반 파크도 있었고 16키로정도야 한시간 반이면 도착할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전거가 고장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웨스트뷰어리에는 꽤 큰 카페가 있었다. 그곳에서 캠핑을 하고 샤워를 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계획을 세웠다. 이제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계획대로 따라만 가면 되는 여행이 될듯했다.
우리는 일찌감치 잠에 들었다.
아주 긴 하루 였으므로
dfdfdfdfdfdfdf

이때까지만 해도 아나콘다 풀어주고 커피한잔 마시며 지도를 살피는 모습에서 여유가 묻어나오는데 ....
상황 뒤집히는 데는 불과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전거 휠이 완전히 휘어버려서 아예 굴러가지도 않는다. 아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다. 머리털을 다뽑아버리고 싶었다. 담배는 왜끊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게 고급자전거라면 난 못믿겠다. 난 겨우 90키로일뿐인데 말이다.

손가락을 들지도 않았는데 세워진 차 타즈매니아의 풍성한 인심이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를 백번쯤은 마음속으로 세겨 넣었다.
론체스톤에 도착해 우리의 구세주 스캇과 함께 사진한장을 찍었다.

론체스톤에서는 자전거를 메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다시 여행에 시동을 걸기 위해서
나와 트래시는 절망의 순간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타즈매니아의 따뜻한 인심과 아름다운 날씨 그리고 이모든것이 거쳐과는 과정임을 알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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