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백일 축하한다.

아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100일쯤 되었을때 8키로가 거의 되어버렸다. 
이게 ....'폭풍 성장'(?)
아무튼 백일이 다가왔다. 부활절이기도 했고 군인인 아내에게 중요한 날인 앤잭데이 이기도 했다.
" 한국에서는 백일이 무진장 중요한데...."
"백일이 뭐야 서방님?"
"뭐 전에는 병원도 많이 없고 아이들 영양상태도 별로 좋지 못해서 아이의 면역력이 좋아지는 100일 전후로 해서 건강하지 못한 아이들은 ....그런 슬픈 전설이 있지(엥?)...그래서 백일을 기념한다구"
"음..그래? 어떻게 하는 건데 ..?"

한국처럼 백일을 할수도 없다. 백설기를 구할수도 없고 ...떡집이 에들레이드에 하나 있긴 있는 모양인데...일이 거추장스러워지면 입에 가시가 돋는 청카바다.
신속하고 맛을 보장할수 있는 '왕 컵케익' 으로 승부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두둥~~~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아들은 나의 마음을 제대로 모르는지 옆에서 보채고 아이를 달래며 아내 트레시는 내게 가이드를 시작했다
"서방님 밀가루 꺼내고 믹서 조립해" 
오랜만에(?) 주방에서 푸닥거리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장모님이 한마디 하신다. (장모님의 딸들 집 돌아다니시면서 요즘 여행중이시다.)
"청카바 이렇게 요리 하고 있는거 알면 어머니가 아주 자랑스러워 하시겠네!"
"글쎄요...어떨까요? ㅋㅋㅋ"

장모님께 권위적이었던 과거(?)한국 남자들에 대해 또 다시 간단하게 설명한다.
"물론 전 아니지요.." 라고 핑계를 해보지만 .......대세는 순식간에 기울고 만다.
"게다가 빵이나 케익은 요리 축에도 못낀답니다."
"ㅋㅋㅋ 한국사람들의 요리란?"
"글쎄요..뻘건 궁물이 한 바가지 들어가야 먹음직 스럽겠죠! 그래야 요리라고 할수 있을테구요 밥이랑 먹어도 어울려야 하고 담백하면서 질리지 않는 그 무엇!"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케익을 만들어 오븐에 집어넣었다.
백일이란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많은걸 생각하게끔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총각때의 아니 아빠가 되기전의 백일은 그냥 세달쯤 되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었다면 아빠가 되고나서의 백일은 하루하루가 모험이었다.
태어나 난생 처음으로 아이의 목욕을 시켜보고 아이귀에 물이 들어갈까 혹여나 이 부드러운 피부가 더운물에 데지나 않을까 기저귀를 치우고 우는 아이를 달래고 .......
백일이 되면서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3.4키로로 태어나서 7.5키로가 되었다.
아이가 자란만큼 아빠가 되고 나서 나도 성장한 느낌이다. 그 백일을 기념해 한국처럼 뻑쩍찌근하게는 아니지만 조촐하게 축하하며 아빠의 케익자랑을 해본다.  

 

01

내용이 쓸만했다 싶어 손가락 추천 해주시면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됩니다.
청카바의 블로그가 마음에 들어 구독을 하시면 더욱 더 쉽게 글을 보실수 있습니다.
구독 방법은 우측 상단 혹은 하단의 뷰구독 +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