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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세계 7대 불가사의 잉카인의 최후의 보루 '마추픽추!'(上)

[청카바의 여행기] -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잉카인의 피와땀 '마추픽추' 1편
[청카바의 여행기] - 세계 7대 불가사의 마추픽추 가는길 (2편)

진이 빠지도록 걸어서 도착한 마추픽추로 가기위한 관문인 '아구아 깔리엔떼스'라는 동네는 관광객으로 북젹였다.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연신 '아미고(친구)" 를 찾아댄다.
스페인어를 잘하는 지젤이 협상에 나섰다. 그때부터 지젤은 우리에게 '트랜스레이터' (통역)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싼 가격으로 협상을 한 지젤은 기고 만장해졌다. 호스텔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고 뜨거운 물은 잘 나오질 않았으며 침대에 빈대까지 있었다.(이건 다음날 일어나서 내 몸의 두드러기로 알아냈다)
그 오만함을 또 어찌 견뎌야 하는가 ...나와 미국인 친구들이 어설픈 스페인어를 할때마다 언제나 지젤은 왼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어댔다.
이런 조카 크레파스 18색중에 노란색 옆에 짜진 개나리 색 같은 ..놈....

그래도 어쩔수 없다. 우리는 한배를 탄셈이다. 얼렁뚱땅....
배가 고파서 일단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내눈에는 관광객들이 넘쳤지만 비수기 였는지 가격을 물어보고 돌아서자 ..바로 반가격을 부른다.
배도 고프고 걸어갈 힘도 없어서 그곳에서 볶음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지젤 ...프랑스에서는 뭐해?" 미국인 친구가 물었다.
"응..사실 독일에서 일하는데 ...'떼제베' 일해..."

떼제베...떼제베....떼제베....라는 단어가 귓가에 울렸다.
이런...시베리아 허스키 같은.....
"야...뭐 떼제베에서 일 한다고 ...한국에 떼제베 있는거 알아 몰라?"
"그래? ..워낙에 유명한..."
"이런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하고 있는 자식 ...한국이 뭐가 아쉽다고 떼제베를 사...더구나 ..그것도 20년 전에 ..너 말 잘했다. 떼제베는 따로 레일있는 거 알지 ..?"
"그럼 워낙 고속으로 달리는 스페셜 한 녀석이라.."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까먹는 소리 하지마라구...니네들이 병인양요때 훔쳐간 우리나라의 고고한 세계최초 금속 활자 본을 훔쳐간 주제에 ...게다가 떼제베 사면 돌려 주겠다고 약속까지 한 오만 방자한 프랑스 후세인 코털같은 자식들..."
"???"

미국인 커플은 라이언과 말리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건인 즉슨 ..달팽이를 삶아먹는 저 프랑스 인들이 말이지....불라불라.."(병인양요때 훔쳐간 세계최초 활자본 직지심경에 대하여...20년전에 떼제베 사면 돌려주겠다던 치사한 프랑스인들에 관하여..)
"오호....그런일이"

지젤은 심하게 당황했다. 그가 뭐라 반박했어도 난 이녀석을 심하게 갈궜을거다.
지젤은 묵묵히 밥만 먹었다. 시원한 맥주가 없다고 웨이터가 와서 말했으나 뜻뜻미지근한 맥주를 시켜 홀짝여댔다....
'얄미운 자식....프랑스 여배우(브리잣 바르도)가 개고기 뭐라고 할때부터 난 프랑스 인이 싫었어..."
다음날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마추픽추에서 먹을 점심도 만들고 표도 샀다.
난 그리 와이나 픽츄(마추픽추보다 높이 있는 산으로 정상 위에 올라가면 마추픽추를 통째로 감상 할수 있다는 ..)에 가고 싶지 않았다. 쿠스코에서 만난 가이드 친구가...
"위험하기만 하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한해에도 몇명은 떨어져서 죽는다구...."
위험한 일은 하고 싶지 않은 청카바 그게 얼마나 매력적일 지라도 ...
"내일 꼭 400명 안에 들어서 와이나픽추를 가고 말거야" 라며 옆에서 열의를 태우고 있는 지젤군....와이나 픽추는 하루 400명 선착순으로 표를 배부한다.
그렇게 우리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등산을 하기로 시작했다.
버스는 5시반에 첫차가 출발했기에 등산을 서두르지 않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벽 4시에 빈대에 물린 다리를 벅벅 긁어대며 일어나니 지젤은 이미 옷까지 갈아입고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짐을 호텔에 맡기고 그나마 가벼운 차림으로 후레시를 들고 입구로 향했다. 여기저기 후레시가 보이고 버스정류장에도 첫차를 타려고 기나긴 줄이 이미 만들어져 있다.
'와이나 픽추가 그리 좋아?'
호기심이 들기 시작했다.미친듯이 등반을 시작했다. 
어림잡아도 몇백명이 이미 산을 동시에 타기 시작한다. 산은 가파랗고 게다가 고산지대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폐가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게다가 땀은 왜이리 주룩주룩 흘러대는지...
지젤도 힘드는지 ....내게 손을 젓는다...
"먼저 올라가....헉헉..."
"ㅋㅋㅋ 너 먼저가...헉헉..."

거의 1시간쯤 되었을때 ..겨우 ..겨우..정상이 보였다...드...디...어...마추픽추 입구에 들어선 것이다. 첫 버스는 다행히 도착하지 않았고 ...와이나픽추로 향하는 도장을 티켓에 받을수 있었다. 난 아직도 의문이다. 아침 산행은 고되었지만 즐거웠고 상쾌했다...허나..왜 ...? 그 와이나 픽추 정상을 그리들 열망했는지..군대 있을때 그리 싫어했던 공포의 선착순이 생각났을 정도다.  
드디어 개찰....마추픽추가 눈에 보였다.
공중도시는 공중도시구나...어찌...왜? 라는 질문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침 안개에 휩싸인 공중도시 마추픽추는 신비스러운 광경이었다. 더구나 사람이 한명도 없는 풍경이란.. 미국인 교수에게 발견된지 100년이나 되었지만 ..마치 내가 발견한 것 마냥 신비로운 광경이었으며 가슴이 벅차 올랐다. 
진시황제의 무덤이라는 병마용을 갔을때는 이런 벅차오름은 후세인 코털만큼도 가지지 못했다. 
'티비로 너무 많이 봤어.....' 사진으로 수없이 보고 티비에서도 수없이 봐왔는데도 마추픽추는 감동 그 이상이었다. 
지젤은 바로 7시부터 와이나픽추 등정이어서 먼저 갔고 나와 미국인 커플은 10시부터 인지라 조금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왜?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아무리 스페인 군대에 쫓겼기로서니 ..이런 곳까지....게다가 저 수백만개의 돌들은 똑같은 크기가 단 하나도 없는것 아닌가?
그런 돌들이 몇백년이 지난 지금도 저렇게 훌륭한 모습으로 숨겨져 있었다니.....
감탄의 연속이다....감동이다...마추픽추..내가 관광지에 와서 이렇게 가슴떨리는 전율을 느껴본게 처음이다. 
타지마할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부터 감동에 도가니에 빠져보는거야 ......
하지만 우리는 먼저 먼가를 먹어야만 했다. 아침부터 치열한 경쟁을 하느라 배가 심하게 고팠던 것이다. 

지금까지 몇번이나 지진이 났을터인데...비바람이 그렇게 세찼을텐데도 ...이 높은 곳에서 어찌...먹고....
의문이 끊이질 않았다. 이것은 경외심이었다. 잉카인들에 대한....
9시가 지나자 여기저기 잔디밭에 널부러져 잠들어 있는 친구들이 보인다...
"풋....피곤하기도 하지..새벽 4시부터  그 가파른 길들을 그렇게 올라들 왔으니...."
가이드를 끼고 설명을 듣는 친구들도 보이고 ...일본어로 설명하는 페루가이드들도 보인다...
아차..페루 전 대통령이 .'후지모리..일본인 2세였지...' 라는 생각이 미쳤다. 
어느정도 구름이 걷히자 마추픽추는 햇살에 부서져 따뜻한 돌담의 모습을 드러냈다. 
자연석과 너무 잘어울리게 돌로 쌓은 담들....하나같이 개성있게 ...허나 전혀 튀지 않게 ...서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나도 잔디밭에 누워 가이드북을 읽고 베게삼아 한숨 누웠다. 아직 와이나 픽추는 올라갈까 말까 생각중이었다. 
산을 보니 사람들이 개미만하게 보인다....그 개미같은 사람들이 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말리 저기 올라갈거야? 난 사실 ...갈까 말까 생각중이긴 한데..."
"글쎄..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그래? 나도 그런데 ....헤이 브라이언 내 카메라 줄테니까 사진좀 찍어와...ㅋㅋㅋ"
"ㅎㅎㅎ 글쎄...우선 올라가 보긴 하려구..."

시간이 되자 우리도 줄을 섰다. ...생각보다 와이나 픽추는 가팔라 보인다...아니 정말 가팔랐다. 경사도가....글쎄 ..거의 유격 수준처럼 보인다. 
가방을 말리에게 맡기고서 귤하나를 주머니에 챙기고 라이언은 물 한통을 챙겼다. 
싸인(입구에서 싸인을 하고 내려오면 다시 싸인을 한다.)을 하려고 입구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내려오는 지젤을 만났다. 
"어때? 힘들어?"
"오...뷰티풀이야..."
그때 지젤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때 우리는 눈치 챘어야 했다. 
와이나 픽츄의 경사는 심하도록 기울어져 있었고 안전장치라고는 몇개의 쇠가닥으로 드문드문 만들어진 손잡이가 다였다. 
옆으로 조금만 떨어져도 천길 낭떨어지다. ..떨어지며 붙잡을 나무 하나도 없는.....
고소공포증마저 있는 나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내내 바위벽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올라갔다. 
라이언도 무섭긴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바위에서 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볼수 없을 정도였으니...
고생스럽게 올라가서 ...미친듯이 욕을 해댔다.....
"야 이렇게 위험한데 안전장치가 거의 전무 하다니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 라구..."
"믿을수 없어 ...이런게 .지젤이 말한 뷰.티.풀 이라니..내려가면 당장 그 다람쥐가 먹다 버린 도토리 처럼 생긴 프랑스 자식을.."


아침에 안개에 휩싸인 마추픽추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감동스럽더군요...티비나 사진으로 그렇게 봤으면서도 ...
이제서야 ..우리는 궁금해졌습니다...도대체...왜? 무엇때문에..그들이 이곳에다 이런것들을 지어놨는지.....열심히 공부중인 말리양....옆에 앉은 저에게 설명을 합니다....
마추픽추 입구입니다. 그들의 석축기술은 대단한 것이어서 ..저 처럼 빛난 외모도 참 허술해 보이는 군요...ㅋㅋㅋ 돌날라 올라...
지진을 버티지 못한 모양입니다. 조금씩 무너지고 있어서 못들어가게 줄을 쳐놨는데 ..그곳에 토끼가 살고 있더군요!저 토끼는 알고 있을라나...마추픽추의 비밀을 ....
라마도 보입니다. 야마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데 ..옆에 있는 말리가 설명을 합니다. 고대 야마는 지금의 것보다 훨씬 덩치가 커서 무거운 돌도 쉽게 나를 수 있었을 거라고 .....참고로 라마고기는 참 맛있습니다.
혼자 여기저기 쏘다니다 보니 말리와 라이언이 퍼져있더군요...여기저기 새벽부터 힘쓴 여행자들이 널부러진 모습을 아주 쉽게 볼수 있습니다.
와이나 픽추 올라가는 길...벽쪽으로 심하게 붙은 이유는 오른쪽은 상상도 안될 만큼의 천길 낭떠러지 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팬스 하나 없고 ...더욱이 가끔 어떤 계단은 흔들리기도 한다죠!이런 달팽이나 먹는 병아리 똥구멍에 붙은 비듬같은 프랑스 녀석 지젤......참고로 그 친구가 한국에 와서 골뱅이를 본다면 저에게 뭐라고 할까요?ㅋㅋㅋ

안개가 걷힌 마추픽추의 전경입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높은 산이 와이나 픽추인데 ..그곳 정상에도 마추픽추처럼 집이 있습니다. 그들은 뭐 때문에 그곳에 그런 집을 지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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