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카바의 짧은 생각

소중한 친구를 배신한 나의 항변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은 이기적으로 살아야 할때가 있는 모양이다.
남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난 달라' 라고 했었는데
10년지기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친구도 변한다는말 ..믿지 않았다.
그 친구는 나에게 있어 항상 한결같았기 때문이다.기쁠때나 슬플때나.... 
기쁠때는 옆에서 함께 기뻐해 주었고 슬플때도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다독거려 주었다.
와이프는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놓고 싫어했다.
민망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러지 마라고 ....상처받는다고 ..와이프는 모질지 않았지만 그 친구에게는 너무나 모질었다. .
그 친구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 졌다. 덩달아 나도 설자리가 없어졌다.  
내가 그 친구에게 해줄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안하다 ....니가 이해해 주어야 겠다.'라는 엉성한 위로만이 내가 그에게 해줄수 밖에...
그렇게 나의 금연은 시작되었다.
몇번의 좌절...그리고 성공...또 좌절...
호주에 와서 몇번의 금연 시도가 있었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담배를 몇달 끊었었지만 한국에 결혼식을 하러가서 친구들을 만나니 자연스럽게 담배를 물게 되었다.
"역쉬 남자들끼리 이야기를 할때는 담배를 물어야...."
그렇게 피운 담배는 자연스럽게 호주에 와서도 이어졌다.
일을 하면서도 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도 담배는 유일한 나의 친구였다.
'흥...건강에 안좋다고 ..요즘같은 세상에는 정신건강이 더 중요하다구' 라는 어설픈 핑계로 말이다.
사실 난 금연에 관해서는 조금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한국에서도 호주에서도 점점 흡연자들에게 모질어져갔다.
공공건물에서의 금연...금연식당들이 늘어가고
회사를 다닐때도 ..옥상에 올라가서 피우거나 밥을 먹자마자 밖에서 한대 피우는 나의 모습에 구질구질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담배는 쉽사리 놓지 못했다.
'거 금연해서 천년만년 살것도 아니고...'
해외생활에서의 담배....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처음오면서 인천공항에서 조금 늦어 버렸다.
여권이름과 비자 신청할때의 이름에 하이픈(-)이 들어가 버려서 캔버라에 팩스를 보내고 답변을 듣고서야 비행기에 탈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입국 신고를 하고 비행시간에 맞춰 부리나케 뛰어가고 있었는데 ...그와중에도 호주의 비싼 담배값을 걱정하며 담배를 챙긴 나의 모습에서 '철저한 준비성'에 감탄하기도 했었다.
그때 당시의 말보로 라이트의 담배값은 7000원 정도였다.
한국에서는 2500이었으니..거의 서너배의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담배를 놓지 않았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할때도 마찬가지 였다.
잠시 ....아주 잠시 캐나다 담배케이스에 그려진 역겨운 경고사진을 보고 끊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역시 나를 지탱해주는건 담배라는 동반자였다.
그런 반면에 일본 워킹생활은 천국이었다.
심지어 그곳은 맥도날드에도 흡연실이 있었다.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선진국이라는 일본이 담배에 관해선 그리 관대하다는 사실이....
담배값도 한국과 비슷한  4000원정도...
모진 고난(?)과 핍박에도 내가 호주에서 계속 담배를 피우다가 친구와의 절교를 선언한 이유는 ...?
해도 해도 너무하는 담배값
얼마 전까지만해도 호주의 담배값 말보로라이트(25개피)를 기준으로 12불(12000원)정도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한달전에 15000원으로 올라버렸다. 20프로 상승....
한숨이 나왔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내가 담배값 비싸다고 해봐야 뭐가 되는것은 하나도 없었기에...
혹여 내가 담배값이 비싸다고 호주정부를 욕하는 일이라도 있으면...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안피우면 그만이지.."라는 어이없는(?)대답이 돌아올것은 뻔했기 때문이다.
내가 담배를 끊은 이유중에 하나이다....
담배를 끊고나니 좋은것은 몇가지가 있다.
우선 몸에서 재떨이 냄새가 안난다. 그동안 입었던 옷들도 싸그리 세탁을 했다.
주머니가 항상 털털비어있어서 좋다.
더구나 호주 담배들은 크기가 커서 어디다 넣어둬야 할지 참 난감하다.
아직도 금연 패치를 붙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각오한다....
미안하다 친구야.....나 천년만년 살거야!



호주 담배값에 깜짝 놀라신 분들 손가락 추천!(로그인도 필요없음)
청카바의 블로그를 구독하시면 매일 새로운 내용을 보실수 있습니다.
구독 방법은 우측 상단 혹은 하단의 뷰구독 + 버튼 을 누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