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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여행은 미친짓이다.

남미 여행의 마지막 나라인 브라질에 입성했다.
여행을 하기 전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나라별로 크게 몇가지 사항만을 염두에 두었다.
아르헨티나...아침 햇살 만끽하기....허나 허리케인이 닥쳐 내내 비를 맞으며 시내구경을 해야했다.비맞으며 2층버스에서 본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섹시했다. 마치 샤워를 막 마치고 나온 전.지.현...만큼이나.... 

칠레 ....처음엔 칠레를 그냥 넘어갈까 하다 산페드로 아타카마라는 북부 칠레를 들렀다. 건조한 안데스를 실컷 즐겼다.생각보다 그곳에서의 여행은 재미있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고 물에 둥둥뜨는 신기한 경험도 하고 사막에서 맞이하는 황홀한 일몰은 무료 서비스였다.  


볼리비아..신비한 우유니 소금 사막 투어하기 .....신비했다. 실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며 물가도 사람도 모두 착했다. 무당을 만난곳도 그곳이고 나의 20대에 감동을 준 체게바라가 마지막으로 게릴라 활동을 한곳도 그곳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체게바라의 동상은 내게 .....
"리얼리스트가 되라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안고...." 라고 말했다.

페루...마추픽추에서 감동받기
....아침에 올라선 마추픽추의 감동은 피카추 100만볼트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비록 와이나픽추에서 떨어져 죽을뻔하면서 ..'빌어먹을...' 을 연발했지만 함께간 친구들도 거기서 만난 친구들도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아직 사지 멀쩡한채로 숨을 쉬고 있으므로 ...


에콰도르....꾸이 배터지도록 먹기....경찰폭동으로 빨리 지나가는게 상책이란 생각뿐이었다. 마침내 찾은 꾸이 전문점은 ...꾸이 물량부족으로 맛을 보지 못했다. 게다가 꾸이는 점점 인기가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애완동물 보호가들 때문이라나......우리나라 보신탕과 비슷한 처지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왠지 못 먹어 본 꾸이에서는 들깨가루 냄새가 듬뿍 날것 같다.


콜롬비아...맛있는 커피 맛보며 미녀들 구경하기 ....맛있는 커피는 죄다 수출용이며 소문에 존재하는 미녀들은 죄다 미녀 사관학교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친절했고 호기심도 많았다.길을 물어보면 나를 붙잡고 자기 할아버지 안부까지 전하려는 기세다.처음본 친구들에게 이메일만 10개정도를 받았다. 지금도 고민중이다. 메일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막상 보내면...'누구?' 라고 답메일이 오는거 아닐까? 


베네수웰라....차베스 공산정권을 흘겨보기
....글쎄...공산정권의 시스템이 30년전에 망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배가 고팠고 ...그들은 여행자의 돈을 나눠쓰기 위해 덤벼드는게 아니라 빼앗으려고 기를 쓰는 듯했다. 경찰에게 검문검색만 스무번도 넘게 당했으며 콜롬비아에서 넘는 국경에서는 뒷돈까지 빼앗겼다. 난 공.산.당 이 싫다.

브라질.....드디어 어제 아마존에 입성했다. 아마존은 실로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웰라를 거쳐 있다.
난 지금 바다에서 1400키로 정도 떨어진 아마존 한복판에서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중이고 ...이 세상에 오지는 없는 느낌이다. ..

내가 이곳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온 이유는 단 하나다.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그렇게 빠른 스피드로 살아왔는데 ....버스 정도의 속도로 하는 여행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였다. 허나 남미의 버스는 심하게 느렸다. 600키로를 버스로 15시간을 넘긴적도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다.
카라카스에서 남부 브라질 국경까지 24시간 버스를 타는내내 돈이 한푼도 없었고 에이티엠이 죄다 고장이었다.
물 한모금도 제대로 못 마시고 국경을 넘고 다시 브라질 국경에서 은행이 문을 닫아서 난 베네수웰라 국경에서 바꾼 약간의 돈으로 버스를 타고 보아 비스타라는 아마존의 도시로 왔으나 역시 국제 카드는 작동을 하지 않았다.
또 다시 13시간의 버스를 타고 마나우스라는 큰 도시에 와서 드디어 돈이라는걸 만지게 되었을때의 감동이란....'드디어 살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보다 난 돈이 더 급했던 모양이다.

내일이나 모레 ..난 이곳을 떠나 대서양으로 갈 예정이다.
아마존 강을 건너는데는 4일이 걸린다.
내가 배를 타고 가려는 이유는 버스보다 느리기 때문이고 더럽고 악취가 난다는 소문 때문이다.
난 지금 3일째 샤워를 하지 못한 채 이 글을 쓴다.
위생 관념이란 비 이성적이다. 언제는 하루만 샤워를 안해도 죽을것 같더니 이 정도쯤되니 딱히 안해도 상관 없겠다. 싶기도 하다. 베네수웰라에서 부터 예행 연습을 철저히 한셈이다.
모레 오후에 배가 있다고 한다. 우선 해먹을 하나 사서 대롱대롱 배에다 메달고서 거기에 누워서 아마존을 즐겨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서양해안의 도시들을 하나하나 훑어 보며 내려가다 보면 ...멋진 해변도 ....뜨거운 삼바의 열정도 느낄수 있을것이다.

누가 이곳은 정말 푹푹찌는 더위라고 했으나 내가 사는 호주 다윈보다 한결 살만한 곳이다.

난 오지를 여행하고 있지만 생각해 보니 날 기다리고 있는 아내가 더 오지에서 날 기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난 나쁜 남편이다.

매일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잠자리를 찾아 헤매고 몇십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배를 타고  새로운 곳으로 간다.

때로는 모험이고 때로는 오기고 때로는 지겹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으로 때로는 눈이 부시도록 파란하늘을 만끽하곤 한다. 조금이라도 나은 호텔에 머무르려고 이리저리 잰다. 애초에 떠나지 않았다면 잃지 않았을 안락함을 찾기 위해서 ....아내의 맛있는 샐러드도 재미있는 영화도 없지만 난 여행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몇달은 이렇게 안락함을 떠나 왔으면서 조그만한 안락을 위해 호텔을 뒤지고 다닐 것이고 괜찮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전전할것이다. 얼마 없는 지갑을 꽉 쥐고서 말이다.그런면에서  여행은 정말 미친짓이다.
브라질 마나우스.....푹푹찌는 이곳에서 ...해먹에 누워 아마존 강을 가로지르는 배편을 알아보고 빈둥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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