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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워킹홀리데이

워킹홀리데이 갈까 말까? 하루에 100번씩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


먹고 대학생이라는 말을 듣고 아이스크림을 빨며 만화방에서 빈 강의 시간을 보내던 시절....
금요일이었다. 집으로 가는길.....발거음이 가벼운 이유는 그날 오후에 읽었던 만화책이 아직 완결판이 아니라서...'기다림의 미학' 을 즐길수도 있었고.....함께 자취하고 있는 친구들과 술한잔 거하게 할수 있는 주말이었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하니 친구들 셋은 평소 복장(?) 츄리닝이 아닌 멀쑥한 청바지에 웃통을 벗고 흰티를 다림질 하고 있었다.

"뭐더냐?"
"ㅋㅋㅋ 데이트라고 니가 알랑가 모르것다"
"단체로?"
"응! 우.연.히"


낙동강 오리알....개밥의 도토리....

그순간 ...내가 오리알이었고 ..도토리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우연이었는지 몰라도 그날 저녁은....서로 다른 채널에서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의 영화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었다.
최민식.....그리고 설경구....제목은..파이란과...박하사탕이었다.
서로의 채널을 돌려보며 동시에 보고 있었다.
파이란은 전에 본적이 있는 것도 같고....예고편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시커먼 놈들 4명이 살고 있어서 평소엔 방이 그렇게 좁았는데 ...그날 혼자 텅빈 방안에서..오백원짜리 숏다리를 씹으며 ..외.로.움...을 느꼈다. 아니 고독함을 느꼈다는 편이 맞을것 같다.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라지만....
어쨌든 다들 데이트가 잘된것인지 잘 안된것인지 ..떡이 되어서 들어와 새벽에 난장판을 피웠던 친구놈들은 고주망태가 되어 아침을 맞았다.
커튼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햇살에 벌떡 일어나..어제 본 박하사탕의 철길에서 만세를 부르는  설경구처럼....
"나 호주갈래" 하고 외쳤다.
2003년 아름다운 초봄이었다.
모험가득한 '성인 신고식'
내가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나름대로 정의해보면...
'선택...그리고 책임...' 이다.
워킹홀리데이의 모집요강에 보면 ..만 18세 이상인자..이다.
성인이다....우리나라에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성인이라는 인식은 그저 술 담배를 합법적으로 할수있다는 인식으로 다가오지만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야 하는 워킹홀리데이 메이커에게는 심각하게 피부에 와닿는다.
자취방에 한달에 한번씩 찾아와서 청소와 빨래를 해주시는 부모님도 없다는 소리고
사지도 않는 전공서적값은 보내주는 부모님도 안계시다는 소리다.
워킹홀리데이....부모님이 등 떠밀어서 선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이 선택한것...심지어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온것이기에 자신이 책임을 지는것이 당연한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백패커스(여행자 숙소)에 머무는 일이 많다.
그곳에서는 자기가 먹은 식기도 ...요리도 스스로가 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염치없는 친구들은 있기 마련인데 ..그 친구들을 위해 주방 한가운데에는 이런 말이 써있다.

'There is no your mom do it yourself'

말그대로 ...니 엄마가 없으니 니가 해라..이다.

이제 솜털을 벗고 절벽위에서 스스로 날개짓을 해야할 시기다.
워홀을 다녀오면 ....

워홀을 다녀오면 영어가 '불라불라' 나올까?
여행을 하고 왔으니...'성인군자' 가 되어올까?
여행을 하면서 ..'진정한 자아' 를 찾았을까?
정답은....'글쎄' 다...
사실 어학연수 1년을 빡시게 하고 왔다한들 영어가 '불라불라'될까?...
생각해보면 중학생 조카와 한국말로 대화를 해도 잘 못알아 먹는게 사실인데...잠시 타문화에서 그 언어를 배웠다고 ..다 터득할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새로운 문화에 재미를 느끼고 '더불어 사는 세상' 임을 느꼈다면 ...영어공부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삼성 엘지 현대...에 취업을 하려면 높은 영어점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취업해서 부장님에게 '허리업...허리업'소리 들어가면서 일할 것도 아닌데 ....어쨌든 영어...일어...언어는 즐기면 ...정말 재미있는 공부다.
여행은 여행일 뿐이다. 군대 처럼말이다.
'저놈은 군대 다녀와야 정신 차릴 놈이야'
군대를 다녀와도 ...'저놈' 소리 듣고 있는 사람은 단연 나뿐만은 아닐것이다.
우리 엄니는 참 걱정이 많으셨다. 정리정돈을 지지리도 안하는 나를 군대에 보내며....
"오메 ..고참님들이 요로고 정리정돈 안하는 너를 가만히 안둘것인디...."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었다. 정리하는 사람도 있고 안하는 사람도 있고.....
여행도 마찬가지다...워홀도 마찬가지고...
사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는 기회는 한국보다는 훨씬많다.
친구가 자격증 시험 준비하면 나도 해야할것 같고 ..취업도 ..뭣도 ..다들 누가 하니 나도 하는것이다. 하지만 워홀은 조금다르다.
자신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스스로 장소를 물색하고 떠나다 보니 ...몇십시간이 걸리는 버스 이동시간에 하는 생각은 한국에서 일년동안 해도 모자랄만큼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친구하나 없이 간 아름다운 비치에서는 혼자 막연히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이생각 저생각을 이어가게 만든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현재 경제상황과 조국통일...그리고 세계 평화까지도 당장에 내가 뭔가를 해야만 할 것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해왔던 실수도 ...앞으로 해야할 일들도 하고싶은 일들도 생각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런 각오와 결심의 강도 차이일 뿐이다.

알고 있잖은가...공부와 ...다이어트는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시작이 반이라잖아!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두근대는 설레임과....두려움..은 예비 워홀메이커들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무기다.
심지어 설레임 마저도 두려움이 될정도로 미지의 환상보다 미지의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4개국 워홀(캐나다 호주 일본 뉴질랜드)을 한 나도 그나라 입국심사장에 들어서면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한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두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한국으로 돌아갈 차비도 없는데 ...뭘..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지.'
시작이 반이고....똑같은 사람이 사는 곳인데..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풍경에 새로운 친구들 덕분에  미지의 두려움이 미지의 즐거움으로 변해 있기 마련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이런 저런 사정의 친구들이 메일을 보내온다.
막무가내로 "일본 워킹홀리데이 에세이를 대신 작성해주면 사례를 해주겠어요" 라는 매수형부터 "여자라서...나이가 많아서...미래가 보장이 안되어서..영어가 안되서" 라는 고민형까지...
성의를 가지고 대답을 해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지만...이상하게도 대답은 한결같다.
'워킹홀리데이는 자기 하기나름이라는 것...그거슨 진리...!'
다윈에서 퍼스가는 비행기 안에서..찍은 석양사진...비행기에서 찍는 사진은 이상하리 만치 흥분되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아마도 보는 시점이 평소와 다른 높디 높아서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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