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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경찰 폭동이 일어난 '에콰도르'를 지나며 ...

경찰 폭동이 일어났다는 에콰도르에 내가 가야하는 이유는 하나도 없다.

난 위험한 일이라면 끔찍이도 싫어하기도 하고 남미처럼 위험이 곳곳에 있는 곳이라면 더욱 더..

페루에서 콜롬비아로 바로 넘어가려고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들려오는 대답은……’비행기’…..

비행기를 타기는 더더욱 싫다. 내가 좋아하는 버스에서 보는 풍경을 고스란히 반납하라는 소리가 아닌가….

현지인들에게 수시로 에콰도르 폭동에 대해 물었다.

한때 국경이 닫히기도 했지만 이제는 괜찮을 거라는 대답

물론 안가는 사람들에게는 시큰둥한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직접 그곳에 가야만 하는 내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더구나 난 가족이 있는 유부남이 아닌가….

버스표를 사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한국인은 비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어라 검색하고 왔는데…’

저기 나 북한 사람 아니고 한국사람인데요?” 남미국경에서 흔히 듣는 이유를 설명해 본다.

돌아오는 대답은 며칠전에 한국사람 3명이 입국이 거부 되었다는 이유다. 그것도 회사 본사에서 들은 대답이라며 확신한다.

난 강하게 뭔가 착각이 있노라고 주장했고 급기야 직원은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본다.

알고 보니 중국인 이었다.

페루 리마에서 에콰도르 제 2의 도시인 과야낄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직원은 27시간이 걸린다고 했으나 ..내가 탄 장거리 버스는 느긋했다.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 타이어의 파열음이 강하게 울려퍼지더니 한동안 버스에 갖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고 시간은 마냥 흘러만갔다.

그리고 도착한 페루-에콰도르 국경에서는 엔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난 60불을 어디다 쓴거야?’

엔진에다 물을 붓느라 기사는 여념이 없고 마침내 고치는 시늉을 한다.

적도를 지나감에 따라 점점 더워지고 있었는데 다시 올라탄 버스에 에어컨이 안된다. 기사가 칼로 자른 호스는 분명 에어컨 호스였던 모양이다.

에콰도르 국경은 열려 있었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은 웃는 얼굴로 입국 신청서를 내밀었다.

예정 도착 시간에 10시간 늦게 도착했다. 10시가 넘어서 불과 며칠전에 경찰 폭동이 일어난 에콰도르에 도착한 것이다.

에콰도르는 남미 어느 도시보다 깨끗하고 정리된 느낌이다.

도로 포장도 잘되어 있어서 몇대 없는 차들이 시원하게 달리고 있었다.

터미널 근처 호텔에 머물려고 했는데 함께 버스를 탄 콜롬비아 친구가 시내로 가면 싼 호텔이 많다는 말에 시내에서 호텔을 잡았다. 깨끗하고 가격도 싸다. 게다가 친절까지

에콰도르를 오기 전에는 미처 이런 환대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는 모양세다.

근처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니 사람들이 그곳에만 북적인다.

바깥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한 중년의 커를이 자리에 앉았다.

에콰도르 폭동은 이제 문제 없는 건가요?”

응 지금은 괜찮아 ..근데 지난 4일간 경찰이 한명도 시내에 보이지 않았었다구…”

심각했나요?”

그럼 ..에콰도르에서 살면서 경찰이 없는 무방비에서 살기란 불가능하다구..”

그동안 남미 여행을 하면서 남미 경찰은 부패의 극치라고 생각했는데 ….현지인에게는 아닌 모양이다.

이곳에서는 골목길에서 누군가 주머니에 손넣고 오면 도망가는게 상책이야 총이 들어 있을지 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이번 폭동이 끝나면서 뭔가 해결책은요…?”

해결책은 무슨 그저 경찰들의 연봉이 마구 오른거 뿐이지….”

그녀의 의견은 신랄했다. 그네들이 뽑은 그것도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을 말이다.

과야낄을 거쳐 로컬버스를 타고 수도 퀴토에 입성했다. 그곳도 마찬가지로 밤에 도착했는데 밤거리에 사람이 너무 없어 당황스러웠다.

가끔 지나가는 주머니에 손 넣은 친구들을 슬쩍 피해 다니면서 …..터미널 근처 호텔에 짐을 풀었다.

그곳에서도 몇 명의 현지인에게 폭동에 대해서 들을수 있었는데

250불 정도를 받던 경찰들이 지금은 700불 정도 받게 되었으니 폭동 할만 한거지!”

라는 대답이다. 사실 다들 금액을 달리 말해서 정확하게는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다.

허나 퇴직후 연금을 조금 줄여 일단 월급을 올리기로 한 모양이다.

이런 문제들이 있었던 에콰도르의 경찰은 친절했다. 거리곳곳의 경찰들에게 길을 묻곤 했는데 여타의 남미 경찰들보다 훨씬 친절했고 심지어 택시를 잡아 주고 가격을 협상해 주기도 했다.

우선 에콰도르를 여행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길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나가지도 못했지만 더구나 경찰도 밤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에콰도르에서는 딱히 할것이 없어서 바로 콜롬비아로 향한다.

국경에 도착하니 여권을 보던 경찰은

….꼬레아……에콰도르 재미있었니?”

……..아주 깔끔해서 좋아!”

어쨌든 걱정했던 에콰도르에서 콜롬비아로 무사히 넘어와 마약 갱들의 천국이라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오리지날 커피를 맛보면서 인터넷을 한다.

뭔가를 고치기는 하나 버스는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에어콘이 안되어 찜통버스에서 땀에 흠뻑 젖었다.
폭동이 일어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에콰도르는 굉장히 평화로워 보였다. 최소한 여행자의 눈에는 여행자를 오랜만에 보는지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내게 말을 걸기도 했다.

콜롬비아로 넘어오는 에콰도르 북부는 아름다웠다. 산은 파란 잔디로 뒤덮여 있었고 아기자기한 들판은 마치 아름다운 헝겊으로 꿰메어 놓은 퀼트같았다.

PS: 오늘은 아내와 결혼을 한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내가 원하던 촛불켜진 레스토랑에서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눈물이 앞을 가리며 ....이글을 적고 있네요...
부디 많은 분들이 댓글로 ...'축하'를 해주시면 아내가 많이 좋아 할겁니다. 부탁드려요!
아내는 수시로 제 블로그를 영어번역기로 체크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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