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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날 설레게 만드는 너의 정체가 뭐야?

원래 이번주에는 저번주에 게으름을 피웠던 것까지 만회를 하는 기분으로 부지런히 블로깅을 할 작정이었다. 
미리 제목부터 정해놓고 글을 적기로 마음을 먹고 월요일...
이제 딱 앞머리 세줄을 썼는데 ....
"응애....응애...." 거린다. 
다독거려주고 기저귀 갈아주니...금새 "헤..." 하고 방실 거린다.
짜식 ...하며 아빠 미소를 지은채로 돌아섰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으니 어느새 오후가 훌쩍 가버렸다.
'그래 ...내일 또 쓰지 뭐..'

몇달간은 백수로 지내야할 운명이다.
지난해 여행에 대한 대가로 아내의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운명이기도 하고 새로 이사온 애들레이드는 법에 완전히 달라서 뭘 시작하려니 조건부터 맞춰야한다. 그래서 천천히 하나하나 서류를 맞춰가는 중이다.
화요일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진게 없다.
그래 ...어제 쓰다만 '남십자성이 빛나던 어느날 밤에...'글을 마무리 짓는 거야...
"응애...응애..."거린다.
우와......녀석 엄청난 똥을 싸버렸다.
그 똥 기저귀 갈고 목욕시키니...오후가 또 훌쩍 가버렸다.
"그래....내일 마무리 하지 뭐..."

아들녀석은 3개월이 되니까 밤에 꽤 길게 잠을 잔다. 덕분에 나도 푹 자기도 하고 ...
그리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이것 저것 이사온 짐들을 정리한다. 아직도 차고 쪽은 손도 못댔다.
그리고 다시 오후에는 블로깅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응애.....응애..." 거린다.
다독거려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우유먹이고 ....."헤......에" 거린다.
나도 함께 "헤........에' 거리다. 오후가 훌쩍 가버렸다.

목요일이 되어 버려서야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일년이 조금 넘었는데 ...이렇게 소원해 져 버릴줄 누가 알았단 말인가...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 처럼 있는데 ...사실 ..글쓰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그 산더미 같은 실타래가 술술 풀릴것 같은 기대는 섣부른 판단이었다.
집에 인터넷 설치를 하려고 모뎀을 찾아서 설치 했다. 
젠장 인도인과 장장 1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 (호주의 모든 서비스 업무는 이제 인도인이 처리한다. 어느샌가 이 인도인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호주식 영어를 구사한다. 그때마다 조금 웃기긴 하지만 왠지 친숙함도 든다. 인도인의 천연덕 스러움이 떠오른다고나 할까....인도인들은 어딜 가나 모든걸 인도식으로 바꾸는데 정말 도가 튼 사람들인점을 감안하니 더더욱)
전화를 끊고 나니 귀가 아주 뜨거울 정도다. 와중에 아이는 몇번 "응애....응애..." 거렸다. 
결국 인터넷 해결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수화기를 놓아야만 했다. 
그 인도인 텔레마케터랑 전화 통화하려고 30분을 기다렸는데.....(이날은 아내 부대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 먹었다.) 

금요일이 되자 모든걸 포기했다. 오늘 부랴부랴 쓴다고 블로그가 밀린 일기처럼 완성 되어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바쁜 와중에도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인사말도 남기고 발도장도 찍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핑계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사실 오늘은 쓸 시간이 꽤 있었는데 ...아들 녀석도 나를 배려한 덕분인지 잠도 잘 자줬는데 ...
결국 인도인과 3번의 통화 그리고 모뎀을 새로 바꾸고서야 인터넷을 연결했다.
내가 세번 통화하고 아내가 한번 처형이 한번
"아.....인터넷 개통 정말 어렵구나..."(하지만 개통한 보람도 없이 인터넷은 여전히 굼벵이다.)아내 트레시는 아들 녀석과 다윈에서 놀러온 친구를 만나러 나가고 난 블로깅을 하고 있다. 


돌아보니 일주일이 길기도 했다. 아내랑 티비를 보면서
"내일 토요일이네...아침에 아들 기저귀 갈아주겠네.."
"ㅋㅋㅋㅋ 신난다. "
"응 요즘에 아침에 기저귀 갈아주면 10분간 헤에...거리면서 방긋방긋 웃어댄다구"
"ㅋㅋㅋㅋ서방님이 그동안 신났었구나..."

그래 사실 블로그를 손놓고 있으면서 머리속은 블로그에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래 ...이렇게 아들하고 소소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래 ..전혀 나쁘지 않다. 아들이 옹알이를 시작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고 ...혼자 한국말 하면서 키득거리는 것 보다 아들과 대화하는척 하며 키득거리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아들의 장난감을 실험하면서 장난감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얼마전에 서류처리할 일들이 있어서 아들을 차에 싣고서 몇개 기관에 들러야 했었는데 ...왠지 내가 좀 더 당당해진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갑빠가 커진것도 아니고 키높이 운동화를 신어서 키가 큰것도 아닌데.......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 옆에 아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 ...난 혼자가 아니야....든든한 동행이 있는 셈이잖아...
얼마나 좋을까...이 녀석이 걸음마를 시작하고 나랑 축구도 하고 가끔은 내 친구가 되어주고 ...때로는 여행에 동행이 되어 준다는 것은 ...
 
아.......!!!! 기대 된다. 마치 멋진 친구 하나를 사귄 느낌이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녀석에게 후레쉬를 터뜨리니 ..깜놀....ㅋㅋㅋㅋ 

자기 전에 우유먹을려고 준비하는 녀석을 찰칵......

기저귀 갈아주고 우유먹고 잠 한숨 자고 똥싸고...목욕 하고 나니 저렇게 방긋방긋 웃는군요!
(참 비싸네요....ㅋㅋㅋ)


아빠 엄마 미소 지으신 분 손가락 추천 해주시면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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