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카바의 여행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잉카인의 피와땀 '마추픽추' 1편

공중도시라고 불리는 마추픽추에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기차를 타고 가자니 왕복 100불이다.
트랙킹을 하자니 4박5일이 걸린다.
호스텔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고민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다시 만난 아르헨티나 친구 ....이 친구는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국경인 코파카바나로 이동하면서 버스에서 만났다.
분명히 코파카바나에서 같은 호스텔로 향하기로 했으면서 서로 다른 삐끼를 따라가서 헤어졌다.
10년만에 만난 형제처럼 서로 부둥켜 안고 반가워하다가 남들의 시선에 얼른 떨어졌다.
여전히 그친구는 영어를 못했고 난 여전히 (당연히)  스페인어를 못했다.
"헤이 ...아미고 여기서 뭐하는 거야 ..마추픽추 갈라고?"
"마추픽추? 마추픽추......나 거기 갈라고 " 라고 하는것 같았다.
"난 지금 기차 타고 갈까 트랙킹을할까 고민중이야..."
"루히ㅏ어ㅐㅗ아ㅗㅓ리알;ㅣㅑ애ㅔ고라이ㅓ리어"
"응? 그래? 그럼 함께 갈까?"
"오해어ㅗ히ㅏ왜ㅑ혀ㅓ아뤄ㅣ아ㅓㅕ랴ㅐㅇ"
"넌 언제 갈건데 ...다시 여기로 돌아와야해서...."
"ㅏ러히ㅏㅓㅕ랴혀아ㅓ하ㅣㅓㄹㅇ"
"하하하하하하하하...."

이런 식의 대화였다. 난 영어로 그친구는 스페인어로 ..서로 알아들을리 없었지만 우린 거침없는 대화를 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한 여인네가 끼어든다.
"너 스페인어 할 줄 알아?"
"아니?"
"너 쟤 동양인 말 알아들었어"
"아니?"
"하하하하하하..."

그렇게 호주인 여자가 통역으로 끼어들었다.
그렇게 대화가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화는 그리 답답하지 않았다.
그 친구는 오늘 에이전시 돌아보며 투어를 알아보는 중이고 로컬버스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쿠스코에서 만난 아르헨 친구와 함께 동행할 예정이라고 ....
통역하던 그녀의 친구가 알려준 '로컬버스 타고 마추픽추 가는길" 은 스펙타클했다.
산타테레사라는 곳까지 8시간 로컬버스로 ....그곳에서 다시 조그만 봉고차로 2시간 정도 가서 다시 1시간 정도 봉고차를 갈아타고 3시간 정도 기차길을 따라가면 마추픽추로 가는 아구아 깔리엔떼라는 도시가 나온다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가기보다는 그 방법으로 가는 방법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이 방법으로 마추픽추에 가겠어...." 하고 아르헨티나 친구에게 말했다.
"아ㅗ해돼ㅑㅓ애햐ㅕㅇ허ㅑㅐ오래ㅑㅇ"
"그래? 같이 가자고?"
"오래ㅑ오랴ㅐㅇ로아ㅣㅗㄹ"
"오케바리...하하하하하..."
난 그때까지 함께 가자는 소리인줄 알았다. 옆 테이블에서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있던 호주 친구가 박장대소를 하며 ....
"아니 ..저 친구는 오늘 투어회사에서 가격 알아보러 다닌데 ...."
"그래? 그럴거야...?"
"아ㅗ리ㅏ어리ㅏㅓ아러아렁"
"하하하하하..."여전히 못 알아먹고 웃어댔다.
난 바로 터미널로 가서 표를 예약했다.
저녁시간에 출발할 예정이었기에 ...여유있게 쿠스코 시내를 구경하기로 한다.
시내는 몇백년전에 지어진 건물들과 지금도 공사중인 곳들이 묘하게 어울리는 풍경이다.
도로들은 아스팔트도 시멘트도 아닌 블럭으로 깔아져서 차들이 지나갈때마다 덜커덩 거리는 소리로 혼잡한 풍경이지만 묘하게 이도시와 노란 대우 티코가 잘어울리는 느낌이다.
역시 남미의 대표 관광지 답게 삐끼도 관광객도 넘쳐난다.
시내에 있는 12각의 돌을 보러갔다. 잉카인들의 석축기술은 대단한 것이었다.
종이 한장도 들어갈수 없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돌들을 끼워 맞춰놓았다. 그곳에서 사진을 한장 찍으려고 ...
"저기요 ....사진..."
"노 그라시아스...(노땡큐)
"아니 그게 아니라 ...사진..."
"노 그라시아스...!!!!"라며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둘다 황당한 얼굴로 쳐다본다.
"아니..사진좀 찍어달라구요 ..."
그제서야 ..백인 친구는 ...
"미안......난 삐끼들인줄 알고 ..."
"ㅎㅎㅎㅎ ...뻘쭘..."

그런곳이었다. 관광객반 삐끼반....호스텔 경비가 알려준 시내 유명 레스토랑....
"싸고 양 많고 맛있는 로컬 레스토랑 좀 알려주세요!"
황당한 질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비 아저씨는 명쾌하게 지도에 점하나를 찍었다.
점을 따라 간 곳은 성업중이었다.
치킨볶음밥을 시켰는데 ....남미에서 내돈 주고 다 못먹은건 처음이다.
밥공기로 치면 6공기는 족히 나올만한 양이었고 치킨은 1마리 이상이 들어 갔는지 치킨만 골라먹다 배불러서 굴욕적이지만 숟가락을 놔야만 했다.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다.
"이 세상에서 돈하고 먹을거 욕심내는 놈이 제일로 멍청한 놈이여...."
그렇게 쿠스코를 떠나 마추픽추로 가는 준비를 마쳤다.
밥만 실컷 먹어놓고는........ㅎㅎㅎ 여행이든 뭐든 배가 든든해야....더 잘보는 법이다.
멀리서 부터 보인 페루인들...새끼야마를 들고 있기에 카메라를 들이 대자 마자 손을 벌리며 ...."돈"을 외친다...당황하여..주머니를 뒤져 보았지만 ...지폐가...순식간에 그녀들에게 들어간 지폐를 다시 가져올수도 없는 노릇이다.
종이 한장 들어갈 틈이 없는 12각의 돌앞에서 ....그들의 석축기술은 어디까지인가..이것은 마추픽추를 보기전에 아주 아주 가벼운 워밍업에 불과했다.
쿠스코에서 택시를 타다보면 자갈밭을 달리는 기분이다. 그들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따위는 사용하지 않는다. 잉카제국의 수도였고 무엇보다 그들은 뭐니뭐니 해도 잉카인들의 후손이 아닌가!

쿠스코에는 저렇게 산위에 집들이 얹혀있다. 지은게 아니라 그냥 누군가 집을 통째로 산위에 얹어놓은것 같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들은 엄청나게 훌륭한 석축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짓는 건물들은 모조리 형편없다. 물론 가격 때문이리라..허나...조금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든다.

다음편을 보시려면 로그인도 필요없는 손가락 추천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청카바의 블로그가 마음에 들어 구독을 하시면 더욱 쉽게 글을 보실수 있습니다.
구독 방법은 우측 상단 혹은 하단의 뷰구독 +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