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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여행기

유럽에서 히피로 살아가기.

히피...집시...그리고 보헤미안 
누군가 한번쯤은 아무것에도 구속되지 않는 삶을 꿈꾸곤 한다. 
나 역시 그런 삶을 꿈꾸곤 했다. 아무리 방랑을 하고 여행을 해도 결코 그렇게 될수 없음을 깨달았다. 현실은 녹녹치 않은 것이다. 
유럽여행을 시작하면서 '보헤미안' 이란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더욱이 체코 프라하를 여행하면서 (보헤미아 지방이다.)

체코 프라하는 언제나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낭만에 취해 와인잔을 기울여보고 싶었다. 역시 현실은 커피숍에서 커피나 축내며 카페인을 채우는 것이었지만 프라하는 멋진 곳이었다. 가슴이 두근대고 볼이 발그레질 만큼 .....

독일 북부의 브라운치웨이그라는 곳에는 친구가 있었다. 오랜만에 흠뻑 취해보고 생각없이 코를 드르렁대며 곯아 떨어졌다. 
여행지에서 이런 안락함은 또 다른 일상이다. 아무도 모르게 이런 편안함을 만끽하는 것이다. 아주 비밀스럽게 ...아내에게는 전화로 그저 두통이 좀 있다는 핑계를 댔다. 

암스테르담...10대 남자들의 로망의 도시가 아닌가!
아름다운 곳에 재미까지 곁들여져 있는 곳이었다. 안네 프랑크의 집에 마지막으로 들렀다.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그녀의 꿈은 저널리스트이자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녀의 꿈은 시작과 동시에 완성이었는지도 모른다. 
잔인한 '나치' 에 의해 산산조각 나버렸지만 그녀의 꿈은 현실에서도 미래에서도 성공했다. 
나오면서 방명록에 뭔가를 적고 싶었다. 

"안네의 아버지인 오토프랑크가 한 말처럼 '과거를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미래를 세울수 없다'라는 말을 독일인은 새겨 들어야할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들르는 수 많은 일본인 또한...."

원래는 파리를 향할 작정이었다. 벨기에를 거쳐서 ....그러다가 그냥 작전을 바꿨다. 남은 일정동안 벨기에 시골마을이나 프랑스 산골을 헤메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오래전에 꿈꾸던 것들이었다. 흐르는 강물앞에 차를 세워놓고 구경하면서 잠이 드는것 아침에는 시끄러운 새소리와 강물 흐르는 소리에 잠이 깨는것등.....그래서 고속도로가 아닌 시골길로 여행을 시작했다. 
도무지 자동차가 지나가기엔 무리인 듯한 비포장을 달리고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오솔길' 을 달리기도 했고 자동차가 신기한듯 소떼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벨기에 남부 아론 지방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다. 이곳 노인들은 아직도 화가처럼 빵모자를 쓰고 여인들은 모피코트에 화려한 스카프를 입고 있다. 영어로 물어보면 기를 쓰고 프랑스어로 답해주고 그나마 스페인어로 물으면 듣는 척이라도 한다. 
빌 브라인슨이 "유럽은 체계화 하기 어려운 곳이다. 당최 가볼 만한 가치가 없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했다. 
여느 시골에도 멋진 성당과 도도한 인상의 유럽인들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꾀죄죄한 청카바를 입고 아내가 게이처럼 보인다는 알록달록한 목도리를 착용한채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곤 한다. 그러다 '봉주르'하고 인사를 하면 눈이 똥그레져서 대답을 하거나 어깨에 메고 있는 핸드백을 가슴께로 가지고 간다. 그럼 난 그 핸드백을 뚫어져라 본다. 그러자 할머니는 지팡이를 꼭 쥐고서 언제라도 휘두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유럽은 몇백년간 고정관념에 쌓여 살아왔던 듯 하다. 지금도 그 현실은 많이 변하지 않은듯 그들은 오만하다. 암스테르담처럼 문을 활짝열고 있는 동네가 있고 (깜짝 놀랐다. 세계 각국의 음식점이 즐비하다. 오히려 네덜란드 음식이 뭔지도 모를 정도다) 독일과 프랑스처럼 오만과 편견을 가득 양볼에 구겨넣은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 유산만은 아시아인의 눈을 사로잡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아마 몇백년전에 만들어진 이 건물들은 몇천년이 지난 후에도 더욱 눈부시게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물론 비 바람에 헤지기도 하겠지만 분위기는 더욱 멋있어 질테지...이곳에는 남미처럼 멋진 건물들에 스프레이 따위를 마구 뿌려대는 뇌가 콩알만한 자식들은 많이 없는 듯하다. 암스테르담을 제외하고는 ....

벨기에 남부를 내려오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면서 거리를 걸은지 1분도 되지 않아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처럼 사시나무 떨듯이 떨기 시작했다. 
이곳 사람들은 이런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는지 비를 흠씬 맞고 다니는 사람이 태반이다. 우산을 쓰면 자신들의 고고한 멋에 금이라도 가는다는 듯이....
그들의 눈에는 내가 히피처럼 집시처럼 보였을 테지...난 며칠 더 히피로 살아갈 테다. 호텔에 묵지 않기 때문에 샤워도 제대로 할수가 없다. 그냥 멋진 풍경이 나타나면 그곳에 차를 세우고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는다. 지도를 유심히 연구하기도 하고 .이일은 당최 질리지가 않는다. 게다가 독일어로 쓰여있는 이 지도는 새삼 유럽 여행중임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은 벨기에 남부 아론의 한 비스트로에서 쓰고 있는데 10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직까지 이곳에서는 비스트로에서 담배를 태울수 있다. 마치 80년대의 영화를 보는것 같다. 아마 앞에 앉은 중년부인이 입은 모피코트 때문인것 같다. 오늘은 이 조그만 도시를 실컷 걷다가 프랑스 북부 어딘가를 조금 헤메다가 멋진 풍경에서 일기를 쓰고 책을 읽다 잠을 자야겠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벨기에 남부 마을을 지나다 차를 세웠더니 그 옆에서 한 아저씨가 장작을 패고 있습니다. 아! 나도 불 쬐고 싶다.
이런 오솔길을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어느새 무아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확실히 유럽은 여름이 예쁠지도 모르지만 가을풍경도 낭만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천국의 계단'이 있는 벨기에의 남부마을 ...도무지 영어 안내판이 없어서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니 어린이 동화책에 나오는 천국의 계단이라고 설명을 해주더군요! 여행하면서 궁금한게 참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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