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카바의 여행기

세계 7대 불가사의 잉카인의 최후의 보루 '마추픽추'(下)

[청카바의 여행기] -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잉카인의 피와땀 '마추픽추' 1편
[청카바의 여행기] - 세계 7대 불가사의 마추픽추 가는길 (2편)
[청카바의 여행기] - 세계 7대 불가사의 잉카인의 최후의 보루 '마추픽추!'(上)

힘들게 기어 올라간 와이나 픽추에서 마추픽추를 한눈에 볼수 있었다.

난 시력이 2.0이다....회사 입사 면접 신체검사때 의사가....
"아니 이게 보여요?" 라고 물었을 정도다...
허나 와이나 픽추에서는 사람도 개미만하고 마추픽추도 담배갑 만하게 보일뿐이다.
"라이언 도대체 여기서 뭐를 본다는 거야?"
"글쎄 ..내 친구가 ..마추픽추가 콘돌(독수리) 모양이라던데..."
"뭐...나한테는 바람 빠져 찌그러진 축구공 모양인데..."

얼마나 벽에 손을 질질 긁어댔는지 내 결혼 반지가 반으로 줄어든 느낌이다. 이미 사정없이 긁힌 기스자국은 어떻고 ...
정상에 올랐다....그저 ..멀리 보일뿐이다..
'이런 광경쯤은 비행기 타고도 볼수 있는 흔한 풍경이라구...'
힘겹게 올라간 정상에서 나와 라이언이 한 일은 바위틈에 쪼그려 앉아 가져온 귤하나를 함께 까먹은 것과.....'빌어먹을 지젤' 에 관해 이야기 한것 뿐이다.
난 위험한 일은 질색이다. 더구나 유부남이지 않은가....(유부남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혼자 여행을 하는 걸 보면 남들이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
"와이나 픽추 올때 보험은 꼭 들어야 겠다.라이언 그치?"
"그러게 ...먼저 미혼인지 유부남인지 물어보고 ...가족 없으면 더 좋고 .."
우리는 하산을 시작했다. 시작부터가 고난이도다....경사도는 70도가 넘을 듯하고 발하나 겨우 들어갈듯한 홈이 패인곳을 따라 바위를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길보다 훨씬 위험했다. 깍아지르는 듯한 계단은 둘째치고 발 하나도 제대로 댈수 없을 정도로 계단은 좁고 협소 했다. 물론 낭떠러지는 여전하다.
바지에 흙이 묻던 말던 반지가 반으로 줄어들든 말든 우리는 거의 기어 내려가다 시피 했다. 중간에 보이는 노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말이다...심지어 그들은 지팡이까지 가지고 있으니 말 다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다만 사라질 뿐이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천길 낭떠러지로 사라진다는 말인가?

내려오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더 가야하냐고 묻기 시작한다.
입구에는 25분이 걸린다고 적혀있지만 사실은 거의 한 시간을 등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10분정도만 더 가면되요..."
"허억 허억...10분전에도 10분 전이었는데...."
"ㅋㅋㅋ 진짜예요...10분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오는 길에 우리는 조금 여유를 찾았다.
"한국같았으면 대번에 이런곳은 입산 금지 조치가 되었을테고 ...케이블 카를 만들었을 거라구..."
"그래 미국도 그랬을 거야..."
"그래 미국이 돈이 많으니 돈을 대 ..그럼 기술 좋은 한국인이 케이블카를 설치할거고 ..."
"그래? 그럼 미국인과 한국인은 공짜로 올라가고 현지인과 미혼에다가 보험든 사람들은 등반을 하고 .."
"ㅋㅋㅋ 복수 하는 거야? 여기 올때 기차 현지인만 태워준거 ?"
라이언은 생각보다 소심했다....우리의 대화는 이런식이었다.
"왜 이런 위험천만한 곳에 외국인을 올려보내는가 말이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다.
라이언은 이것을 '그링고(외국인) 트랩 (덫)' 이라고 불렀다.
"생각해봐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98프로가 외국인이야..아무것도 모르는 거지 ..그저 유명 관광지니까!"
"응....그래 ..게다가 유혹적인 선착순 400명에다가"
"근데 왜 사람들은 이곳을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는거지?"
"아마도 아침에 선착순에 들기 위해 쏟아부은 열정과...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봤다는 것...그리고 막상 내려오니 오를때 느낀 위험함 따위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거지..."
"맞아 동감이야..빌어먹을 지젤한테 내려가서 다시 물어보자구.."

내려오는 길에 아내 트레시가 너무 보고 싶었다. 죽다 살아난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그래? 나도 내 여자친구 말리가 너무보고 싶어 ..."
"말리는 너무 똑똑한 여자야...이런곳에 안 온걸 보면 ..말이지"
"ㅋㅋㅋ 그래 ..가자마자 꼭 안아줘야지"
"나는?"
"그래 ...기분이다...너도 안아봐...."
"ㅎㅎㅎㅎㅎ "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린 말리를 보자마자 라이언은 허그를 했다.
물론 내차례를 난 기다렸고 허그를 했다.
누군가의 따뜻함이 이렇게 감동스러울 줄이야...여행중에 아내가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줄은 상상도 못했다. 다시 사랑에 빠진 강렬한 느낌이다.

하산은 버스를 타고 했다.
지젤은 그날 오후에 호텔에서 만났는데 ....
"야! 와이나 픽추가 왜 멋있데...?"
"거기서 보면 콘돌 모양도 보이고 ..다 보이잖아..."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하고 있네...콘돌은 무슨 내 사진 봐봐 어디가 콘돌이야...게다가 거기서 보는 풍경보다 마추픽추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 훨씬 멋있드만..."
"뭐 개인의 의견은 다 다르니까!"

나도 그정도를 모르는 놈은 아니다. 세상의 다양한 언어란 다양한 시각을 말한다고 하지 않는가...
허나 그게 안전을 보장하지도 않는 그런 등반이라면 ..노땡큐다.
안전을 논리로 지젤에게 말을 하니 ...지젤도 그 부분은 인정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와이나 픽추는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쿠스코로 가는 길은 지젤과 오야탄보로 기차를 타고 하루 머물고 쿠스코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우리가 근 하루만에 도착한 '아구아 깔리엔떼스"를 단 3시간 만에 쿠스코까지 갈수 있는 것이다.
미국인 커플은 먼저 떠났다. 기차역에 남은 우리는 앞으로의 여행을 함께 하기로 한다.
우리 앞좌석에는 뉴질랜드 아주머니가 앉았는데 ...기차가 출발함에도 밖에서 서성대는 지젤을 보며 ..
"저 친구는 아까부터 뭔가 잃어버렸는지 안절 부절 못하네 ..."
"ㅋㅋㅋ 제 동생인데요 ..와이나픽추에서 정신 반틈 놓고 왔어요"
"ㅋㅋㅋ 그래 서로 닯았네 ...."

그때부터였다. 지젤이 내 동생이 된것이 ...
"형 ....기차가 출발하려나봐.....움직이는데 .."
"야 ..이 바보같은 자식아 ...얼렁 그럼 올라타야지..."
PS: 쿠스코까지 함께 여행한 지젤과 난 페루 리마로 올라왔다. 서로 다른 버스를 타고 ...지젤은 바로 프랑스로 돌아가는 길이고 난 여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사실 11월쯤에 유럽을 들를 예정이다. 얼마전에 지젤에게서 메일이 왔다.(지젤은 독일지사에서 근무를 한다고 한다. ) 
"나의 코리안 브라더 독일에 언제 오는거야 ...공항에 내가 마중 나갈테니....언제 오는지 알려줘...화끈한 프랑스인을 보여줄게.." 라며....다음달 쯤이면 난 지젤과 맥주를 마시며 마추픽추에서의 추억을 이야기 할수 있을것이다.

콘돌 모양이라는 마추픽추의 전경...내 의식이 삐뚤어진 것일까.....아니면 와이나픽추가 너무 위험해서 화가난 것일까...전혀 콘돌모양으로 보이지 않는다. 강아지 모양같기도 하고 ...
무서워서 끝으로 못가고 있다. 저 밑에 보이는 구불구불한 길은 버스가 다니는 길이다. 아침새벽 4시에 일어나 저 산을 올라 입장하고 다시 와이나 픽추까지 ...등산을 마치고 ..난 완전....'방전' 된 느낌었다..
네발로 와이나픽추를 올라서고 있는 라이언....서는 것조차 너무 무서울 정도로 깍아지르는 듯한 계단과 절벽은 간을 콩알만하게 만들었다...
쿠스코에 도착해서 지젤을 찍었다....어쨌든 이제 ...프랑스인 동생이 하나 생겼다.
 -                                  -마추픽추 여행 끝-

내용이 재미있으셨다면 로그인도 필요없는 손가락 추천 생유 베뤼 감솨!
청카바의 블로그가 마음에 들어 구독을 하시면 글을 더욱더 쉽게 보실수 있습니다.
구독 방법은 우측 상단 혹은 하단의 뷰구독 +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