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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카바의 짧은 생각

외국인들은 정말 개를 식구처럼 사랑할까?

한국인들은 개를 먹는다며?

외국여행을하면서 만난 외국인들이 적지 않은(?)수가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도대체 우리가 개를 먹는다는걸 소문이라도 내고 다니는 걸까?
"큼큼 먹기 먹지 하지만 한국사람들도 개를 무척 사랑한다구!(속으로는 ㅋㅋㅋ 먹는걸로)"
이내 돌아오는 의심의 눈초리 ....
아무리 뻔뻔한 나도 눈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는 없다. 나의 시선은 바로 비굴하게 신발 끝으로 ....
"하지만 진짜야! 난 개를 정말 사랑하는 한국인 한명쯤은 알고 있다고 ...수소문해보면"
알아보려 했으나 한결같이
"에이 더운여름에 먹어줘야지 ...삼계탕으로는 성에안차"
그러다 만난 "정말 개를 사랑했던 소녀"
내나이 23살즈음 호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행자 숙소에 전화기가 두대가 있었는데 ....난 친구랑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엉엉엉 어떻게해요 ..우리 ㅇㅇ 이........흑흑흑"
수신자 부담을 정말 부담스러워 하는 내 친구에게 부모님 안부까지 물어가며 낄낄대고 있었는데 4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자꾸 흐느끼는 그 소녀(20살즈음 되어보이는 동안의 소녀였다)
"천국에 갔을거예요! 흑흑흑"
그런 분위기가 계속되자 나도 더이상 옆에서 친구랑 낄낄댈수가 없었다.
급기야 지나가던 외국인 친구들도 그 소녀에게
'무슨일이니? 왜그래? 괜찮은거야?" 라고 묻고 있었다.
그러자 소녀는 더욱더 전화기를 부여잡은채로 꺼이꺼이 대는 것이었다.
뭔가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외국인 친구들이 위로를 잘해주는 듯해 난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내인생에서 개라고는 집앞에 묶인 똥개밖에 몰랐던 나!
학교에서 다녀오면 매일같이 짖어대던 누렁이
"이 똥개xx는 주인도 몰라보나!"
그랬다. 설령 꼬리를 흔들어 댔다해도 난 별로 반가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해 여름 그 누렁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하지만 아무도 묻지 않았다.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저녁에 식당에서 우연히 그 소녀를 다시 만났다.
"무슨 안좋은일 있으신가요?"하고 뻘쭘하게 위로차원에서 말을 걸었다.
"저희집 ㅇㅇ 이가 어제 ....흑흑 하늘나라에 ..흑흑"
"아~! 개가 죽었다는 말인가요? 무슨종류....." 왜 물었을까? 개 종류도 모르는 놈이....
"ㅇㅇㅇㅇ에요 15년을 함께 살았는데 ..흑흑.. "
"음...그렇군요 ..못먹는 개네요!"
어디서 그런 빌어먹을 농담이 튀어나온것일까!
이제까지 개라는 개념을 보신거리로밖에 생각치 않은 야만인 같은 발언이었다.
"어! 못먹는개~~! 꺼이 꺼이 ..ㅇㅇ아...!'
"어 ~~! 어~~! 미안해요 미안해요 이놈의 입이 ...취소할게요 ..죄송해요!
어질러진 물이었다. 주워담기엔 실언이 너무 컸다.
뒷걸음질로 도망쳐 주방을 나왔다. ...
나에게 개를 식구로 생각하게 만들어준 계기!
그렇게 삼일 내내 그 소녀에게 사과를 해댔다.
때로는 그냥 가서 말로 죄송하다고 .....그리고 커피를 사줘보기도 하고 어쨌뜬 마음의 상처를 준 내 자신이 미치도록 싫어지기 까지 했다.
"왜 나는 개를 사랑하지 못했던 것일까"하는 자학마저 했다.
그렇게 3일간 시내 여행을 하면서 한번도 보지 못한 그 개에 대한 생각을 했다.
15년간을 남의 가족이 되어 떠난 그 개는 정말 행운아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었고
한번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개와 결부시켜보지 못한 내게 사랑 그리고 누렁이 를 연습장에 적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내용의 편지를 그녀에게 전했다.
"사과는 받을게요 어쨌든 다시 저한테 사과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 내일 다른곳으로 가요~!"
그렇게 소녀는 떠났다.
그리고 나는 한번도 보지못한 그 소녀의 개에게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다시 고양이 ......
그렇게 그 사랑과 누렁이를 함께 결부시킨 사건이 일어난지 7년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날
"서방님 이거 좀 봐봐 ? 귀엽지 ?"
"고양이잖아! 왜 키우게 ? 여기 너무 더워서 안돼! 그나저나 얼마야?"
"1000불 (100만원)"
"허거덕 ~ 나 너한테 말안했는데 나 고양이 알레르기 있어"
"어떤?"
"아~!뭐 그냥...있어 그런거"

그렇게 조용히 몇달 지나는것 같더니 덜컥 한통의 메일이 왔다.
"이거 우리 고양이야! 귀엽지?"
이미 돈까지 지불되어졌다. 그리고 주말마다 고양이 용품을 하나씩 사서 쌓아놓고 있다.
"휴우...어쩔수 없지뭐! 근데 귀엽긴 귀엽네 비싸서 그런가?"
동물을 사랑하는 남자로 태어나자는 각오!

과연 나는 고양이를 사랑할수 있을까?
그 고양이도 언젠가 우리 색시를 꺼이꺼이 울게 만들진 않을까?
어쨌든 다시 생각해보면 그 소녀는 내게 큰 답을 주었다.
물론 그때당시의 소녀에게 난 큰상처를 주었지만 어린 그때의 나는 "사랑" 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그때의 소녀가 우연히 이글을 보게 된다면 좋겠다.
"나 이제 진짜 개 사랑해" 라고 말을 할수 있을것 같으니까!
그 이후로 난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
"삼계탕으로도 여름은 거뜬하다구"

참고로 외국인에게 "개"란 친구이자 영혼을 함께 공유할수 있는 식구라고 생각한다.
농담으로라도 개 주인에게 가서 "한그릇도 안되것네"라는 농담은 자칫 살인을 불러일으킬수도......

시골집에 있는 4년된 누렁이와 백구 아부지는 장인 장모님에게 안잡아 먹기로 약속을 하셨다. ....여름에 확인해 봐야지!

다음달이면 우리집에서 재롱을 맘껏 부릴 "나비"의 뽀송뽀송 담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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