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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이 조카들의 조기 유학기

학창시절 12년간 개근상 받은 내가 조카들 학교 결석 시킨 이유!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에 안나가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줄 알았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그리웠던....삼십년 세월은 ....우리 엄니의 애창곡이고 ...
어쨌든 참 학교 열심히도 다녔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해가 한참 뜨기전에 새벽밥 먹고 학교가니 학교 정문이 닫혀져 있었던 기억이 있을 정도다.
중학교때와 고등학교때는 열심히 공부를 한 기억은 없는데 열심히 학교에 나간 기억은 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그때는 학교라는 울타리와...학생이라는 신분에는 '당연한것' 이었을뿐이다.
그런내가 지금 2명의 조카들의 호주 학교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오이 조카들 ...우리 퍼스갈래?"

" 오예......언제가?"
"글쎄 니네 방학 언제 끝나는데 ..."


그렇게 암묵적으로 퍼스행을 결정지어 버렸다.

일년동안 호주에 있으면서 다윈에서 학교만 다니다 가면 조카들이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생각에 ...
아마 지금은 뭘 모르니까..그러려니 하지만..나이가 좀 들고나서 ..
'에이 ..삼촌은 호주에 볼게 이렇게 많은데 우리 데리고 여행 한번도 안 해주고!" 라는 구박을 들을까봐!
사실 ....나도 가고 싶고...(조심조심)ㅋㅋㅋㅋ
돈! 그놈의 자슥!

와이프랑 방학중에 갈수 있는 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서방님 방학때 비행기값 거의 두배야!"

"흐거덕! 두배면 ....거의 1000불 백만원이라고? 조카들 초등학생이니 반값 할인 뭐 이런건?"
"에이 작다고 자리 차지 안하는건 아니잖아!"


그렇게 할인 항공권을 찾다보니.....방학이 끝나고 일주일뒤에 비행기 좌석이 생겼다.

총 식구 5명이서 이동하는 거라 비행기값도 만만 찮다. 거의 3000불이 나간다. (고양이 나비도 비행기를 타고 고고싱)
어쨌든.......그냥 눈 딱 감고 결제 해 버렸다.
조카들이 퍼스간다니 좋아서 날뛰던게 눈앞에서 아른 거려 삼촌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랬다고 하는 것은 순전한 뻥이다.
휴가가 너무 가고 싶었던 본인의 욕구(?)를 참지 못해서 ...ㅋㅋㅋ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 와이프는 이미 퍼스에 가 있다. 난 일이 조금 늦게까지 예정되어 있었기에 ...어제 마치고 내일 떠나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서방님...이거 보여...?"

"뭐가?"
"잠바 입고 있잖아.."
"ㅋㅋㅋㅋ 거기 추워"
"응 너무 추워.....근데 너무 좋은거 있지....ㅋㅋ"

고양이 '나비'까지 비행기에 실어서 보냈기 때문에 지금은 집이 꽤 적막해져 버렸다.
스카이프 화상통화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나비의 냐옹거림이....'아빠 미소' 가 절로 나오게 만든다.
친조카들...그리고 처가 조카들...

친조카들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형님과 누님들 덕에 큰놈은 벌써 나만해져 버렸다.
지난번에 한국에 가니 ...
"삼촌 오셨어요?"
하고 꾸부정하니 내게 인사를 한다. 중 2가된 지석군은 벌써 코밑이 거뭇거뭇거렸다.

그 밑으로 쭈욱....7명...총 8명의 조카들이 있고 처가에도 4명의 조카가 있다.
어쨌든 이 조카 녀석들의 생일도 챙겨줘야 하고 ....학교 입학 하면 입학 한다고 챙겨줘야하고....또 딴놈 안 해주면 서운해 하고 ....
참 골치 아프다....ㅋㅋㅋ 처음으로 우리집 조카들과 처가 조카들이 만나는 여행이 되는 셈이다.
사실 장모님도 한국에서 여기 있는 조카들을 못봤기 때문에 ....
"아이구 ...엄마없이 그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살까?"
하고 나보다도 많은 걱정을 하셨던 장모님....(아주 기대 만땅으로 하고 계신다)
큰언니 론다는
 "오면 어떻게 가이드 해줄까 계획해 놨어?"
"글쎄요....킹스파크도 가고 프리멘틀가서 맥주...아니 피쉬앤 칩스도 먹고 ...캥거루도 보고 만지고 그러려구요.!"

일단은 머리속에 아주 많이 자세하고 상세하게 계획을 세웠는데 막상 말로 뱉으려니...영 무계획 처럼 들린다.
절대 계획없이 조카들 데리고 가는거 아니다! ㅋㅋㅋ
어쨌든 오늘은 조카들이 처조카들 선물 산다고 벅적지근 했다....
뭐를 좋아할지...어떤걸 사줘야 할지.....몰라 우왕좌왕....
결론은 세계 모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헬로우 키티...도라....등등을 사고 돌아오니 기진맥진해져버렸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로.....
사실 난 여행을 참 무계획으로 충동적으로 하는 편이다.
대학교때 아침에 일어나 빌려온 책을 떠들어 보는데 ..공주 마곡사가 나오는 거다.
그래서 그날 밤 마곡사 내려가서 하룻밤 자고 온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은 조금 다르다....남들하고 함께하는 여행을 많이 안 해봐서 누구를 데리고 간다든가 계획을 잡는다든가 하는것에 막연한 환상과 모험(?)이 아니라...거대한(?)두려움이......앞선다.
호주 퍼스는 오아시스 사막 도시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외진 도시이기도 하고. 다른 도시와의 거리가 동서남북 최소 4000키로 이상씩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빛의도시,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 등등.수많은 칭찬의 수식어의 도시이기도 하다
우선 그곳에서 킹스파크 야경도 봐주고 ...
내가 낚시를 하러 자주갔던 스완리버 다리밑에서 보는 야경도 보여 줄거고 ...
드넓은 파란 잔디가 펼쳐진 공원에서 고양이 나비와 큰언니 론다가 키우는 수비랑 땀 뻘뻘 흘리게 놀아주기도 하고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보며 바비큐도 먹을거다.

아마도 조카들과 누나는 ......다윈에는 없는 한국식당 가는거에 큰 기대를 품고 있을거다.
촌에 사는게 죄는 죄다....먹고 싶은 한국 음식도 못 먹고.....ㅋㅋㅋ
그리고 농장을 가기로 했다. ....장인어르신의 집에가서는 양들도 직접 보고 만져 보기도 하고  양털깍기도 보여줄거고....내 몸통의 10배정도는 되는 나무도 보여주고 ...캥거루에게 직접 밥도 주고....에뮤 등에도 한번 타주고...등등....호주에서 최고로 촌스러운 경험들은 다 시켜줄거다.....

"이정도면 계획이 충분하겠지..?"

"에게....겨우 고거야? 서방님....? ㅋㅋㅋㅋ조카들 책 절대 가져오지마?"
"ㅋㅋㅋ 알았어....조카들도 휴가니까...ㅋㅋ"

여기서 조카들은 공부 정말 안한다. 난 요즘 갸들에게 딱 하나만 시킨다. '일기쓰기' 근데 트래시의 눈에는 아직도 '공부벌레' 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한국 사람 공부 안할때는 공부 안한다고...'
자기도 한글책 가져갔으면서......ㅋㅋㅋ
그래 휴가는 휴가다 나한테도 조카들한테도....
처가 조카들은 자기들 방에 우리 조카들이 잔다고 하니 난리가 났을게다.....
"오예 오예" 하면서....

이번 10일간의 학교를 벗어난 색다른 경험으로
우리 조카들의 심안(心眼)이 번쩍하고 뜨였으면......
학교 열심히 안 다녀도 되는구나!를 깨달았으면....하는 바램은 무리일거고.....
여행이란 팬션가서 고기만 굽다 오는것이 아니라는 것만 알았으면....좋겠다.
 
여행을 가려고 준비하는 중에 학교 결석 문제를 걱정하자 와이프인 트래시의 한마디가 큰 위안을 준다.

"서방님 호주에서는 아무도 학교 열심히 안 다녀...!"

"그래? 그럼 그것도 호주의 문화니까....배워야지....ㅋㅋㅋ"

조카들이랑 '로얄 다윈쇼'가서 군인코너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무전기 보고 반가운 마음에 ...엽세여...엽세여..해봅니다..ㅋㅋ
히야...진짜호박이 크네요...다윈쇼에서 일등한 호박들이네요..!
다윈에서 일년에 한번 열리는 다윈쇼는 인형뽑기가 굉장한 인기가 있었다는....ㅋㅋㅋ
농업 전시회를 들어가는 입구에 ...허수아비가..오즈의 마법사가 생각이 나는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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